KT업고 명예회복 노리는 이종호 대표 신한카드 사장 낙마 후 절치부심..이석채 회장에 비씨카드 인수 직접 제안
이 기사는 2010년 08월 30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비씨카드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 사람을 빼놓고 논공행상(論功行賞)을 얘기할 수 있을까.
주인공은 이종호 KT캐피탈 대표(62. 사진)다. 그는 이번 인수합병(M&A)의 숨겨진 딜 메이커(Deal Maker)로 평가받고 있다.
KT 자회사인 KT캐피탈은 비씨카드의 인수 주체로, 비씨카드 인수를 위해 내부에 구성된 TF팀의 한축을 KT와 함께 맡고 있다. 이석채 KT회장을 대신해 TF팀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인물이 이 대표다.
청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76년 한국은행 입행 이후 여신기획과장, 감독기획국 부국장 등을 거쳤다. 지난 98년 금융감독원 설립 멤버로 참여한 이후에 비은행 감독국과 은행감독국 국장 등을 모두 역임했지만 대외 지명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관(官)’에서 ‘민(民)’으로 내려온 그가 처음으로 부임한 곳은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 감사였다. 이대로 주저앉는 듯 싶었던 이 대표는 2년여 만에 LG카드 부사장(기획관리부문장 겸 CFO)으로 기회를 잡게 된다.
카드사태 이후 LG카드의 구원투수로 영입된 박해춘 사장이 금감원과 관계 회복을 위해 이 대표에게 'SOS'를 친 것. 금감원 초기부터 금감위원장과 실무 국장으로 손발을 맞춰온 이헌재씨가 당시 부총리였다는 점도 이 부사장의 입지를 넓혀줬다는 평가다.
이후 박 사장이 갑작스레 우리은행장으로 떠나면서 대표이사 직까지 물려받게 됐다. 하지만 이 대표는 신한카드와의 통합 카드사 사장 선임에서 떨어지며 5개월여 만에 고문 자리로 물러나게 된다.
그가 신한지주 출신이 아닌데다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할 때 낙마는 예견됐던 상황이었다. 점유율 1위 LG카드를 신한지주 내에서 핵심 사업으로 키우려 했던 그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8년 비씨카드 사장 선임에도 도전했지만 이 역시 국민은행 감사 출신인 장형덕 씨에 밀렸다.
절치부심하던 그를 다시 불러준 것은 KT였다. 자회사 KT캐피탈의 사장으로 지난해 그를 영입한 것. 금융감독 당국 출신이라는 점과 증권 및 카드사를 두루 거쳤다는 점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평소 통신-금융간 컨버전스에 관심을 가져왔던 이 대표는 KT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다름 아닌 비씨카드 인수였다.
그는 비씨카드를 통해 카드 프로세싱 업무뿐만 아니라 모바일 카드의 사업 가능성에 주목했다. KT 역시 유선망 사업의 수익성 감소로 신성장 동력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내년 말 임기가 끝나는 이석채 회장으로서도 승부수가 필요했다. 이 회장이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적어도 카드업에 있어 KT그룹 내에서 그보다 많이 아는 인물은 없기 때문이다.
KT캐피탈 관계자는 “비씨카드 인수를 통한 프로세싱 사업 및 각종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해 이 대표가 실질적인 아웃라인을 그리고 있다”며 “회계법인을 제외하고는 이번 딜에 별도 인수 자문사도 선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T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비씨카드 지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최종 승인이 필요하다. KT측은 25년 넘게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에서 쌓아온 이 대표의 경험과 인맥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KT의 비씨카드 인수가 이 대표의 오랜 숙원 사업 해결을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단순히 회사 차원의 시너지만을 보며 인수전을 이끌고 있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KT측이 딜 성사 이후 비씨카드 사장으로 이 대표를 내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채 1년도 버티지 못하고 LG카드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이 대표 입장에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가 KT라는 든든한 모기업을 통해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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