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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대구에서 토지신탁으로 승부수 개발이익 제로 수준...부채축소 기대

길진홍 기자공개 2010-10-13 10:04:04

이 기사는 2010년 10월 13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그룹이 대구에서 개발형 토지신탁으로 주택을 공급한다. 시장침체로 시공사 지급보증을 통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안되자 개발신탁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 저분양가 전략으로 개발이익이 급감,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밀어내기 분양…팔아도 남는 게 없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피에프브이원은 오는 14일 대구 유천동 옛 대한방직 부지에 아파트 1669가구와 주상복합 212가구 등 공동주택 1881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대구지역에서 100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가 선보인 건 올해 처음이다.

시행은 한국토지신탁이 맡는다. 애경이 본PF를 통한 리파이낸싱이 안되자 한토신에 보유 토지를 위탁했다.

한토신은 인허가부터 시공사 선정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관리한다. 분양률 저조로 공사대금이 유입되지 않을 경우 직접 차입을 일으켜 대납한다.

애경은 사업 종류 후 한토신으로부터 개발이익을 정산 받는다. 토지신탁으로 대형 개발사업 위험을 줄이고 이익을 일부 보장받은 것이다. 한토신은 그 대가로 90억원 규모의 신탁보수를 지급받는다.

하지만 사업 규모에 비해 개발이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과 한토신은 주변 시장 침체를 의식해 분양가를 3.3㎡당 평균 715만원에 책정했다. 인근에 5년 전 공급된 새 아파트 분양가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애경이 밝힌 분양가총액은 4546억원으로 공사비, 신탁보수, 세금 등의 관련 비용을 제외한 수익은 1450억원에 달한다. 부지 매입과 금융비용 감당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1450억원. 분양을 100% 완료해도 수익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애경 관계자는 “사업 수지는 겉으로 드러난 참고 수치일 뿐 결코 손해를 보는 사업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부채 축소 등 재무부담 완화 기대

애경이 대규모 아파트 분양에 나선 건 개발이익을 거두기보다는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 부담을 완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애경이 대구 분양사업을 위해 설립한 애경피에프브이원의 차입금은 2195억원(2009년 말)으로 ARD홀딩스, 애경유화, 애경산업, 에이케이켐텍 등의 그룹 계열사가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또 채형석 부회장이 95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서고 있다.

img1.gif대부분 1년 만기의 단기 차입이다. 애경은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차입금 만기를 장기로 돌리려고 했으나 은행으로부터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채권은행은 2013년까지 차입금을 분할 상환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서는 사업을 접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경영진의 사업 추진 의지가 확고했다”며 “해마다 계열사에서 번갈아가며 연대보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입금 만기를 연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대구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애경은 2000억원 이상의 채무를 줄이게 된다. 이미 우리은행 등 채권은행에 일부 차입금을 상환했다.

금융권 신용공여액 축소로 주채무계열 재무구조 개선약정(MOU) 대상에서 제외될 확률도 더욱 높아졌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1조4800억원에 이르던 애경의 채무는 6월말 현재 1조1000원대로 낮아진 상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애경이 내년부터 MOU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주채무계열 편입기준 신용공여액이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은 맥락에서 부채축소를 위한 자구 노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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