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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헤지, 한수원은 하고 한전은 못한 이유 한수원은 낮은 환율로 헤지, 한전은 입금 이후 환율 올라

이윤정 기자공개 2010-12-13 07:12:58

이 기사는 2010년 12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회사인 한국전력과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비슷한 시기에 해외채권을 발행해 외화자금을 중장기 차입했다. 그런데 해외채에 대한 환헤지 포지션은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2010년을 마감하게 됐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매우 느긋한 입장이다. 환차익 효과를 누릴만큼 누리고 환율변동 위험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전력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채 해를 넘길 전망이다. 헤지를 하기에 아직 환율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판단이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환율이 오르는 최근 추세에 마음이 편할 수 없다.

◇ 한수원, 전액 환헤지...환헤지 환차익 효과 최대로 누렸다

한수원은 지난 9월 10일 5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고 조달 자금은 9월 17일 입금됐다.

해외채권을 발행해 중장기로 외화를 차입하면 만기 때까지의 환율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발행사는 대부분 환헤지를 한다. 미리 달러/원 환율을 결정해 상환해야 할 자금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고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환헤지 과정에서 발행사는 원화로 환산되는 상환자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달했을 때의 환율 보다 낮은 수준에서 환율을 고정하길 희망한다. 환헤지 환율이 낮을 수록 상환 자금이 절감된다.

한수원 관계자는 "올해 달러/원 환율 1160원대에서 해외채권을 발행해 외화자금을 조달했다"며 "5억 달러 전액에 대해 환헤지를 완료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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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에 나눠 환헤지가 이뤄진 가운데 한수원은 올해 하반기 달러/원 환율 최저점 근처인 1105원에서 최종 환헤지를 마무리했다.

달러/원 환율이 장기적으로 점진적 하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북한 리스크, 여전히 불안한 글로벌 금융시장 그리고 여기에 급격한 환율 하락을 불편해 하는 정부 변수를 고려한다면 1100원 초반 대에서 환율을 고정한 것은 한수원이 기회를 잘 잡았다는 평가다.

◇ 한전 전액 미헤지...달러/원 환율 1120원 아래로 내려와야 유리

한전은 한수원이 발행하고 2주 반 후인 9월 28일 7억 달러의 글로벌본드를 발행했다. 관련 자금은 10월 2일 한전 측에 전달됐다.

채권을 발행할 당시만 해도 달러/원 환율은 1140원 후반 대였다. 하지만 실제로 자금이 들러온 시점에는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며 1120원대로 내려왔다. 한전이 환헤지 환차익을 누리려면 1120원대보다 낮은 환율로 고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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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해외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7억 달러가 모두 미헤지 상태다. 현재 환율 수준을 고려했을 때 연내 환헤지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 역시 "1140원대인 달러/원 환율이 올해 말까지 1120원대 수준으로 내려오기 힘들 것 같다"라고 말해 올해는 환헤지를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한전은 달러/원 환율의 점진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유리한 수준으로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 정부 역시 한전 환헤지 독려하지 않을 듯

하지만 개별 발행사의 해외채권 환헤지에 외환당국의 입김이 작용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의지대로만 진행되지 않는다.

해외채권의 만기 대비 환헤지는 선물환 매매나 스왑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데 그 과정에서 달러 현물시장에서 달러 매수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달러/원 환율 급락 시 외환 당국은 환율 하락 방어에 해외채권 발행사를 동원하게 된다.

발행사는 정부에 최대한 협조하면서도 발행사가 전략적으로 결정한 환헤지 환율 수준과 정부가 정책적으로 발행사에 기대하는 환헤지 환율이 다를 경우 이를 두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전도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 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면서 환헤지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한전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환율 보다 높더라도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최근 달러/원 환율이 국내외 사정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이자 환헤지에 대한 정부와 한전의 논의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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