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1월 11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투자자 선정 경쟁이 해외 사모펀드(PEF)간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 도전장을 냈던 국내 증권사 2곳은 사실상 배제되는 분위기다.
하나금융이 인수초반부터 밝혀온 해외에서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해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계획은 현재로선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될 유력한 후보로 MBK파트너스와 어피니티가 꼽히고 있다.
동양종금증권과 리딩투자증권은 투자 수익률 문제 등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제시한 투자 수익이 기대했던 것보다 낮아 현재로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MBK는 현재 국민연금과 국내 금융회사 한 곳 등을 유동성공급자(LP)로 확보했다. 하나금융이 발행하는 주식 전부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MBK는 토종 PEF를 지향하고 있지만 설립 당시부터 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등 국내 PEF로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 내부에서 조차 유력한 후보로 MBK를 꼽는 분위기"라며 "어피니티 등 다른 후보들에게 MBK를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태핑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MBK 역시 안심하긴 이르다. 하나금융은 장기투자자이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낮은 쪽을 택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연금의 경우 원금 보장 및 일정 투자 수익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투자 가이드라인이 있다.
하나금융이 국민연금 등이 원하는 수준을 맞춰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BK PEF에 참여하는 LP간의 수익률 배분을 조율하면 되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투자 수익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 PEF들이 요구한 배당수익률은 4~6% 수준으로 금융위기전 하나금융의 배당수익률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다른 관계자는 "MBK가 외환은행 인수금융 조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LP들이 최종 투자안을 확인한 이후 투자 결정을 하기로 했다"며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다른 PEF가 인수 금융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일부 PEF들은 이미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마련해놓고 이번 딜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장에서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 하나금융의 희망하는 조달 구조를 전폭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MBK와 경쟁할 만한 후보로는 어피니티가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가 하나금융 인수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코쉐어, 칼라일은 참여 의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전했다. 코쉐어의 경우 교보생명 지분 투자 등으로 추가 투자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하나금융이 단일 후보가 아닌 두 곳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M&A시장 관계자는 "후보들로부터 투자제안서를 받아 단일한 투자안을 마련해 하나금융이 제시하고 이를 수용하는 쪽에 유상증자 참여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주요주주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하나금융이 PEF 한 곳이 아닌 두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빠르면 이번주 중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최종 투자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숏리스트에 오른 6곳. MBK파트너스 외에 칼라일, 어피니티, 코세어캐피탈 등 해외 PEF 4곳과 리딩투자증권(IWL파트너스 컨소)과 동양종금증권 등 총 6곳이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투자할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이며 의무전환상환우선주 등에 투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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