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인베스트 “PE투자 다시 시작한다" 이영수 대표 인터뷰…"프로젝트 PEF 결성 추진"
이 기사는 2011년 01월 27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L인베스트먼트(이하 SL)가 약 3년만에 PE(private equity) 투자를 재개한다. 벤처캐피탈의 PE투자가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더 이상 이를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PE 투자 강화를 위해 SL은 지난해부터 인력 충원에 나서 조만간 조직 재정비를 마칠 예정이다. 사모투자회사(PEF)도 2개를 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중 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PEF가 눈에 띈다. 가능성 있는 1개 기업을 인수한 뒤,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해 몸집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투자 및 투자금 회수(엑시트) 기간만 최소 5년 이상이 걸린다. 국내에서는 이제껏 한번도 시도되지 않은 프로젝트다. 벤처캐피탈 최초의 PE투자를 시작한 SL이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투자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M&A투자를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184억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을 통해 투자여력이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엑시트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SLi5호조합이 오는 9월 만기가 도래한다. 이미 1차로 100억원을 분배했다. 내부기준수익률(IRR)이 12%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로선 청산기간 없이 엑시트 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펀드레이징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우선 2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 조합을 결성할 예정이다. 또한 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PEF를 설립하고 추가로 프로젝트 투자를 하는 300억원 규모 PEF를 결성할 계획이다. 프로젝트 PEF의 경우 유한책임사원(LP) 한 곳만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재 1480억원 규모인 총 운용자산(AUM)을 2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프로젝트 PEF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바이아웃(buy out) 및 기업 인수합병(M&A)이 주목적이다. 이미 몇몇 기업을 후보에 올려놓고 투자 대상을 좁히고 있다. 일단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제조사를 인수할 것이다. 인수 규모는 300억원 안팎을 고려하고 있다. 이후 이 업체와 관련된 여러 업체를 M&A해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투자 및 엑시트 기간은 5~7년으로 길게 잡고 있다. 단기 수익에 집착하지 않고 큰 그림을 그리겠다는 것이다. 롤 모델은 STX그룹이다. STX그룹은 STX중공업을 바탕으로 비슷한 업종인 STX팬오션, STX엔진, STX조선 등을 인수하며 그룹사로 성장했다.”
-만약 허브기업 인수에 성공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당 기업을 키워나갈 것입니까?
“기존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SL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파견하는 형식을 취할 것이다.”
-PE(private equity)사업 활성화를 위해 어떤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까?
“사실 M&A조합을 최초로 결성하는 등 PE사업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다.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동기부여가 안 돼 PE사업을 잠시 소홀히 한 것뿐이다. 이미 지난해 PE본부에 2명의 경력직원을 영입했다. 조만간 본부장급 인력 1명도 추가로 영입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안민주 이사를 포함해 PE본부 인력이 총 4명으로 늘어난다.”
-SL에서 대표를 역임한지 11년이나 됐습니다. 그동안 SL에서 이룬 성과나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SL은 벤처캐피탈 최초라는 타이틀이 세 가지나 있다. 2004년에 최초로 해외로부터 펀딩(funding)을 받아 M&A조합을 결성했고 2001년에는 싱가포르에 해외 사무소를 개설했다. ‘가시 밭 길’ 같은 개척자 역할을 우리가 해낸 셈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같은 시도가 당시에 너무 이른 것이 아니었나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M&A조합의 경우 첫 시도이다 보니 감독당국과의 정책 조율에서 미흡한 면이 더러 있었다. 특히 기륭전자 인수 당시에 고생이 심했다. PE투자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이나 지침이 없다보니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규정에 대한 적용도 주먹구구식이었다. 요새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중국과 동남아, 중동 등지로부터 펀드레이징(fund raising) 및 현지 투자기업을 물색하기 위해 설립한 싱가포르 사무소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난 2004년에 결성한 SLi5조합이 싱가포르 콤니드로부터 650만달러를 출자 받는데 성공했지만 현지 기업 투자는 성사시키지 못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중국 등 현지 경기가 좋지 않아 투자기회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작 나중에 해외사무소를 설립해 현지 투자를 단행한 벤처캐피탈들이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중국 경기가 2006년부터 좋아진 덕분이다. 이런 점을 되새겨보면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도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SL이 어떤 회사가 되기를 원합니까?
“SL은 ‘롱런(long-run)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지난 2000년 설립 이해 단 한번도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청산 조합의 수익률이 항상 내부기준수익률(IRR) 10% 이상을 기록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성적이라고 자평할 만하다. 경기 사이클을 타지 않고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가 되려고 한다. 단, 금융회사인 만큼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만 한다. 장기적으로는 PE(프라이빗 에쿼티) 투자를 지향하고자 한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105개나 됩니다.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사실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 105개 중에 투자를 활발히 하는 곳은 30~40여개에 그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벤처캐피탈 숫자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각각의 벤처캐피탈마다 고유의 역할이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처럼 대규모 투자를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초기기업 투자에 주력하는 곳, IT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곳,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곳 등 다양하다. 해당 업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특성화시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SL의 경우 주로 확장단계의 IT 하드웨어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학력
1972~1976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76~1978 서울대학원 경영학과 수료
1986~1988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졸업(MBA)
1995.8 연세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경력
1976~1981 한국산업은행 기업지도부, 차관금융부, 외자보증부
1981~2000.2 한국종합기술금융(KTB) 설립멤버로 입사
-심사부/기획부장, 인천지점장, KTB 컨설팅 이사, 감사실장(이사)
-기계/금속, 전자/통신 부문 투융자 (Venture capital) 심사업무
-사업계획, 대정부(과기부,재경부,국회 등) 예산기획 업무
-M&A, 전략컨설팅업무(KTB 컨설팅 설립)
-중국 북경소재 한중합자회사 설립업무 등 수행
2000.2~현재 SL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수상
1977년 재무부장관 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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