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신용등급, 또 도마위 모회사 지원가능성, 등급상향까지.."평가시각 바뀌어야" 지적도
이 기사는 2011년 02월 11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흥기업이 채권단에 사적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신용등급 평가방식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업의 자체적인 신용도 보다 그룹과 모회사의 지원 가능성이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업의 재무·사업안정성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의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흥기업은 유효한 회사채 등급은 없지만 기업어음(CP)과 기업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은 자체적인 신용도 파악이나 자금조달을 제외한 특수한 목적에 사용된다. 대개 회사채 신용등급과 동일한 경우가 많다.
11일 현재 진흥기업의 기업어음과 기업 신용등급은 모두 투자적격등급인 A3와 BBB0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7월 진흥기업의 기업어음과 기업 신용등급을 A3, BBB0로 신규 평가했다. 소멸 전 등급이 각각 A3-, BBB-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노치(notch)씩 오른 셈이다.
한신정평가 역시 한기평과 동일한 등급을 진흥기업에 부여하고 있다. 다만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한기평에 앞서 2009년 하반기 등급을 상향했다. 기업어음의 경우 두 신용평가사 모두 정기평가가 이뤄진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다.
신용평가사들은 효성그룹 계열사로서 대외 신인도와 직·간접적인 지원을 평가논리로 내세웠다. 실제 수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인수 등을 통해 지원이 이뤄졌다.
심재만 삼성증권 이사는 "효성의 지원 가능성에도 시장에서는 끊임없이 효성의 사업·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해왔던 실정"이라며 "남광토건, 진흥기업의 사례가 이어지면서 아무리 탄탄한 모기업을 가진 업체라도 자체적인 신용도 평가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주택사업에서 성과가 나지 않고 운전자본부담은 커지면서 진흥기업의 사업 안정성은 크게 흔들린 상태였다.
시행사에 대한 단기대여금 지급으로 선투자 부담은 컸다. 이 때문에 지속적인 유상증자에도 지난해 3분기 말 총차입금이 30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 규모가 7391억원에 달했다. PF 우발채무 만기도 올해 집중돼 있다. 단기성 차입금 비중은 85.9%에 이르러 상환압력에 시달렸다.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신용도에 크게 반영하는 현재의 건전성 평가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한솔건설에서 나타났듯이 더 이상 그룹 방패막이 계열사의 재무상황을 완전히 보장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진흥기업의 사적 워크아웃이 확정되면 현재 기업어음과 기업 신용등급은 각각 C와 CCC로 조정될 예정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종료돼 재무약정의 형태로 기업개선작업이 이뤄져도 종전 워크아웃과 동일한 형태로 간주할 것"이라며 "과거 자율협약에 따른 경영정상화방안을 진행했던 팬택계열도 이 같은 방식으로 등급 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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