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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천수답 물대기' 이제 그만 2008년부터 2000억 지원..사업개선 희망 없어 사실상 포기

이승우 기자공개 2011-02-11 11:42:36

이 기사는 2011년 02월 11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이 '신성장 엔진'으로 여기던 진흥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일단 접었다.

1000억원에 가까운 돈으로 사들인 이후 지속적인 자금 지원에 두 손을 든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08년~2010년 3차례에 걸쳐 매입가보다 더 많은 2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벌이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수주가 거의 없다는 점이 모회사 효성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판단된다.

효성, 뒷배 역할 결국 포기

지난해 금융권이 주체가 돼 워크아웃 건설사들을 가려낼 때 진흥기업도 명단에 오르락내리락했다. 일부 채권단에서는 모회사 효성이 없다면 진흥기업의 워크아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할 정도였다.

효성도 갈팡질팡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 사업에 대한 전망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채권단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지원을 하지 않으면 워크아웃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그룹의 자회사에 대한 명확한 지원의지가 채권단 등급 산정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효성은 '일단 살려보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1300여억원의 주주배정·일반공모 증자에 참여,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줬다.

하지만 그 이전 증자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2008년 3월 증자 때는 지분율 하락을 우려하며 2000여억원을 들여 청약에 나설 정도였다. 경쟁률이 높아 80억원 정도를 배정받는 데 그쳤다. 2009년 증자에서도 효성은 적극적이었다. 그 해 4월 85억원을 지원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효성이 애지중지하던 진흥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는 건설업 업황이 최악이던 지난해 급격히 줄어들었고 올해 결국 중단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진흥기업 워크아웃 신청은 결국 모회사 효성의 판단"이라며 "자금 지원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기 전에 손을 일단 놓은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 수익성 낮고, 신규 수주 없고

효성이 진흥기업 지원을 중단한 것은 결국 사업성 개선에 대한 희망을 크게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벌이고 있는 사업의 수익성은 낮고 신규 수주 물량이 거의 없어 개선 여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2009년 준공된 680억원 규모의 광주금호2차아파트 관련 공사 미수금은 590억원이었고 600억원 규모의 진주 금산아파트 미수금은 360억원 수준 등이었다. 이를 포함해 민간 건축 사업 미수금은 3291억원에 달했다. 전체 공사미수금은 4246억원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공공공사는 원가율이 97%에 달해 수익성 저조에 시달렸다.

예정사업(지난해 11월말 현재)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연되고 있다. 이중 용인 신길동 사업은 PF 차입금만 2600억원에 달하지만 이 지역 아파트 시장이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또 서울 사당동을 제외하고 대부분 용인과 남양주·구리 등 수도권과 진주· 부산 등의 지방에 몰려 있다는 점도 포트폴리오 구성상 취약 요인이다.

한신정평가는 "2010년 11월말 기준 PF지급보증 잔액은 7948억원으로 대부분 론(Loan)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90% 정도가 예정사업"이라며 "사업시기 지연에 따른 시행사 대여 등 선투입 자금이 확대되고 있어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과 유동성을 개선할 만한 사업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신규 수주는 거의 전무하다.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과 2009년에도 1000억원대의 수주를 했지만 지난해 수주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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