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3월 16일 0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델파이 M&A는 걸림돌이 많은 딜이다. 그 중심에는 미국델파이가 있다.
한국델파이 공동 주주인 미국델파이는 국내 주주 보유 지분에 대한 매각 거부권을 갖고 있다. 국내 주주들이 좋은 가격에 지분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얻더라도 미국델파이가 거부 권리를 행사하면 달리 손 쓸 방도가 없는 셈이다.
국내 주주 측은 거부권 행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M&A 개시 전 미국델파이 측에 공동 매각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한국델파이를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요충지라고 판단, 당장 매각하기보다는 새로운 파트너를 찾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국 조건부 동의 아래 매각 절차를 개시했지만 미국델파이는 통제 불가능한 변수로 남아있게 됐다. 이해타산에 따라 언제든 거부권 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최근 한국델파이 매각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되자 미국델파이 리스크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일부 인수 후보들이 미국델파이 측과 사업부 분할 매각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델파이 문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현재는 단순 논의 단계지만 미국델파이의 결정에 따라 거래 판도 자체가 뒤바뀔 수 있다. 매각 대상 등 거래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미 2008년 첫 번째 매각 시도 때도 미국델파이는 국내 주주협의회 측에 분할 매각을 제안한 적이 있다. 당시 주주협의회는 매물 가치 하락을 이유로 분할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미국델파이가 협상 창구를 닫으면서 매각 절차도 중단됐다.
이번에 다시 미국델파이 측이 분할 매각안을 제안하더라도 국내 주주들은 거부 입장을 표명하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매각안을 받아들이더라도 △노동 조합의 극력한 반대와 △투자금 회수 계획 차질 등 다시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거래 주도권을 미국 측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델파이 측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해 인수후보들과 다양한 매각안을 놓고 개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칫 국내 주주들은 인수경쟁 조성 등 궂은 일만 하고 거래 뒷전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악의 경우, 2년 전 1차 매각 실패가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정공법으로 맞섰던 첫 번째 협상은 실패로 끝났다. 이후 매각 타이밍을 잡는데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물론 발목을 잡았던 미국델파이 변수도 그대로다. 다시 한 번 똑같은 시험대에 오른 주주협의회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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