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펀딩전략...해외자본 vs 토종자본 1차펀딩 →외형확장 →2차펀딩 →외형 확장→3차펀딩?
[편집자주]
이 기사는 2011년 06월 15일 11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셜커머스 업계 '빅 3'는 지속적인 펀딩을 통한 '외형 확장'에 초점을 맞춰 왔다. 여기에는 펀드레이징을 통해 충분한 실탄을 마련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상위권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
빅3의 펀딩 스타일은 각양각색이다. 티켓몬스터는 해외투자자와 먼저 협상테이블에 선뒤 국내 벤처캐피탈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취했다. 쿠팡은 설립부터 줄곧 해외자금으로만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위메프는 국내 대주주의 자금력에 전적으로 의존할 뿐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있다.
◇ 티몬, 인사이트벤처와 딜 성공...국내 파트너 스톤브릿지 확정
2010년 5월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신현성 대표는 이후 대규모 펀딩을 받을 계획을 세웠다. 신 대표는 이를 위해 국내 벤처캐피탈 몇 곳과 접촉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라는 생소한 분야에 투자하려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투자 의사를 밝힌 업체조차 터무니 없는 조건을 제시했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많은 지분을 요구했다.
신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그가 성장하고 벤처의 꿈을 세운 미국시장에 러브콜을 보냈다.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이하 인사이트벤처)라는 대형 벤처캐피탈이 티켓몬스터에 관심을 보였다. 인사이트벤처는 1차로 17억원을 투자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신 대표는 국내 벤처캐피탈을 주요 주주로 끌어들여야 마케팅, 기업공개(IPO) 등의 이슈에 보다 유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에서 대규모 자금을 받은 상황이라 국내 투자자를 물색하는 것은 예전보다는 훨씬 쉬웠다.
티켓몬스터는 스톤브릿지캐피탈(이하 스톤브릿지)을 파트너로 결정했다. 스톤브릿지와 인사이트벤처는 티켓몬스터의 성장세를 감안 투자 금액을 늘리기로 합의했다. 인사이트벤처와 스톤브릿지는 각각 24억원과 8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외부펀딩을 통해 사세를 확정하던 티켓몬스터는 이후 깊은 고민에 빠진다. 경쟁사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매개가 필요했다. 신현성 대표는 이것이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티켓몬스터는 사업부의 약점을 보안하고 능력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데일리픽 인수를 결정했다.
인사이트벤처와 스톤브릿지는 M&A 자금마련을 위해 총 92억원 규모의 2차 펀딩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수혈된 자금의 절반은 데일리픽 인수 자금에 활용됐다.
1차 펀딩후 15.2%와 5.3%였던 인사이트와 스톤브릿지의 지분율은 2차 펀딩 후 각각23.6%와 8.1%로 높아졌다.
티켓몬스터는 현재 300억~500억원 규모의 3차 펀딩을 추진하고 있다. 신주 10%를 발행하는 형태다. 기존 투자자였던 인사이트벤처와 스톤브릿지는 더 이상 출자하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LP가 투자자로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 쿠팡, 중·장기 해외자금 유치...위메프, 토종 대주주에 의존
김범석 쿠팡 대표는 해외자금을 끌어들여 국내에서 소셜커머스 사업을 펼칠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덕에 현지 투자자들과 두터운 인맥을 확보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0년 5월 매버릭캐피탈(이하 매버릭)로부터 자금을 유치, 미국에 포워드벤처스LLC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지만 주요주주가 해외자본이었기 때문에 미국의 법규, 세금 등을 따르는 현지 법인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쿠팡은 포워드벤처스의 국내 지사 형태로 만들어졌다.
매버릭은 11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헤지펀드다. 숨겨진 알짜 기업들을 발굴해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알토스벤처스(이하 알토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벤처캐피탈이다. 두 회사는 중·장기 투자를 통한 대형 엑시트가 주목적이다. 쿠팡 입장에선 단기간 주주사들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압박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쿠팡은 설립 이후 매버릭과 알토스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20억원과 50억원을 투자받았다. 꾸준히 발생하는 운영자금을 충당할 목적이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에서 빅3의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대규모 투자유치의 필요성을 느꼈다. 쿠팡은 특히 고객응대(CS) 부문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다. 쿠팡은 2011년 2월 매버릭과 알토스로부터 총 200억원의 추가 펀딩을 받는데 성공했다.
위메프는 외부자금을 유치하지 않는 회사다. 대규모 자금력을 보유한 대주주 허민 네오플 전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허민 전 대표는 네오플을 3000억원에 매각한 이후 미국에 머물며 복귀작으로 소셜커머스를 준비했다. 상위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만큼 대규모 자본력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승부의 열쇠라고 판단했다.
허 전 대표는 현재까지 위메프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창립 자본금 50억원을 납입한 데 이어 2010년 3월 100억원 규모의 증자에도 참여했다. 사실상 위메프의 자본금 전액이다.
이런 대주주 덕분에 위메프는 단기간에 기업가치 극대화나 엑시트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최근 허 전 대표는 경영진들에게 최대 500억원까지 추가 출자를 단행할 여력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기존주주로는 성장에 한계...새로운 파트너 등장 가능성
빅 3는 설립 이후 기존주주들의 추가 출자를 통해서만 회사의 볼륨을 키워왔다. 소셜커머스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회사들의 밸류에이션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른 투자자를 위해 '룸'을 열어준다는 자체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2011년 들어 소셜커머스가 더 이상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기 어려워지면서 외부투자자를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2차, 3차 투자에 참여하면서 투자금 규모가 예전보다 커진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더 이상 100억원 이하의 자금을 출자한 뒤 수십배의 이익을 남기는 일이 어려워진 것이다.
빅 3의 기존주주들은 전략적 목적이 있는 국내외 대형 LP를 끌어들여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킬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폐쇄된 지분구조를 열어 새로운 파트너를 투입하는 일이 이제는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게 된 셈이다.
티켓몬스터가 3차 투자금을 해외 대형LP를 통해 조달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인사이트벤처, 스톤브릿지 입장에선 자신들의 지분율이 떨어진다는 부담이 있지만 부담을 상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티켓몬스터가 새로운 파트너를 구할 경우 쿠팡과 위메프도 이런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쿠팡은 티켓몬스터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다. 티켓몬스터가 해외기관들로부터 수백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경우 쿠팡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쿠팡은 매버릭과 알토스 등 해외자본을 통해서만 자금을 유치해 온 탓에 국내 자본시장에서 기반이 약한 편이다.
위메프의 최대 강점은 대주주의 풍부한 현금여력이다. 유동자산이 500억원을 상회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때때로 단점으로 작용한다. 리스크를 공유할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 내부의 비효율성을 모니터링하기도 쉽지 않다.
쿠팡·위메프 주주들 입장에선 수백억원의 현금을 추가적으로 쏟아 붓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지금까지는 50억~200억원 규모의 출자가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최소 400억원 이상의 현금이 투입돼야만 상위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티켓몬스터에 이어 쿠팡과 위메프도 조만간 국내·외에서 파트너를 물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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