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브라질 펀드 인기 '옛말' 경기둔화 여파 유가하락, 설정액·수익률 감소 추세 지속
이 기사는 2011년 08월 24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빠른 경제성장 속도로 큰 인기를 끌어 모았던 러시아·브라질 주식펀드가 맥을 못추고 있다. 경기둔화 여파로 유가가 하락하는 등 원자재 가격이 감소한 탓이 컸다.
24일 KBP펀드평가에 따르면 러시아펀드는 연초대비 8444억원 가량 빠졌다. 4월 이후 부터는 순자산도 감소하기 시작해 수익률 악화로 이어졌다. 브라질펀드 역시 설정액 감소세는 다소 완만하지만 연초대비 1842억원 정도 꾸준히 유출됐다. 7월 이후부터는 순자산도 크게 빠지기 시작했다.
펀드 인기는 국제유가(WTI)가 크게 하락한 탓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두 국가 모두 유가민감도가 높아 증시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2007년 당시 설정된 원자재 펀드들은 원자재관련 지수를 추종하기보다는 원자재 기업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제유가는 작년 8월 배럴당 71.63달러에서 지난 4월 113.93달러까지 크게 올랐다. 하지만 5월부터는 다시 빠지기 시작해 이번 달에는 배럴당 79.30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리비아 내전 종식이 임박하면서 원유공급량이 늘어나게 되면 유가는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가하락이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키면서 경기상승에는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두 나라에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차장은 "금, 은과 같은 경우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구리, 철, 유가와 같은 경기민감 원자재는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렸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은 그동안 풍부한 자원과 함께 높은 경제성장률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러브펀드로 알려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올해 연초 순자산이 증가한 모습을 보일 때는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등 대내악재가 해결되고 있다는 기대감도 생겼다.
하지만 유가 하락으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러브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요가 유가를 끌어 올리면서 두 나라 주가 역시 크게 올라갔지만 현재는 그런 모멘텀이 약해졌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이머징 마켓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축정책 등으로 예전처럼 두 자릿수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해당 펀드 운용매니저는 "선진국 경기불황 여파로 이제 두 국가는 내수경기를 진작시켜서 주가를 올려야 할 처지가 됐다"면서도 "두 나라가 예전처럼 대외 취약성에 그대로 노출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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