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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IPO 회계 점검]불확실한 수익성에 '재무제표' 의심당하기 시작했다IPO 시장에서 '디스카운트' 발생…사업주체 '본인vs대리인' 애매한 경계에 회계처리 문제도

남준우 기자공개 2022-11-17 07:11:33

[편집자주]

밀리의 서재, 쏘카 등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내던 것과는 상반된다.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곳 대부분 좋지 못한 실적이나 기대 이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플랫폼이라는 허울 속에 사업의 본질을 숨겨 재무제표에서 '착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벨은 플랫폼 기업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각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 시장에서 '플랫폼 디스카운트'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상장 전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조 단위 밸류에이션이 책정되는 등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며, 악화된 주식 시장 속에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판(板)만 깔아주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주체가 '본인'이 아닌 '대리인'인 만큼 회계처리 기준도 다르다. 회계업계에서는 일부 기업이 플랫폼이라는 껍질로 사업의 본질을 가려, 자금흐름이나 장부가액 등 일부 지표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밀리의서재 상장 철회...쏘카, 기대 못미친 몸값으로 상장

최근 2년간 IPO 시장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는 단연 '플랫폼'이다. 카카오의 성공,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등으로 플랫폼 기업은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IPO 과정에서 조 단위 밸류에이션을 평가받는 경우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국내에서도 플랫폼 기업이 많은 이들의 기대를 안고 IPO에 도전했다. 하지만 상장 전 기대감과 비교했을 때 결과물은 사뭇 다르다. 특히 올들어 금리 급등이나 글로벌 유동성 위기 등 악재가 여럿 겹치면서 주식 시장이 악화되자 '거품론'도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올해 플랫폼 기업 IPO 대표격인 밀리의서재, 쏘카 등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밀리의서재는 '월평균 B2C 구독자 23만 명 돌파', '해지율 18% 미만' 등의 장점을 내세우며 3년 뒤 매출 예상치를 올해의 두 배로 예상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가 밴드 최하단 이하에 주문 의사를 넣으며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결국 IPO 철회를 결정하며 지분 35%를 보유한 FI의 골머리를 앓게 했다. 쏘카 역시 저조한 수요예측 성적표로 최대 약 40% 할인된 몸값으로 IPO를 진행했다.

IB업계에서는 '네트워크 효과'만 노리다 정작 가장 중요한 수익 모델은 제시하지 못한 점을 패착 원인으로 거론했다. 무엇으로 어떻게 돈을 벌까라는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하면서 투자자를 납득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다.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은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담긴다. 회계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재무제표를 들여다 보면 대부분 뻔한 전략을 사용한다고 분석했다. 먼저 홍보나 서비스 이용료 인하 등을 위한 판관비를 대폭 늘린다. 이후 사용자가 늘어나길 기다린다는 식이다.

◇재무제표상 사업 본질 제대로 반영 못하는 경우도 발생

출처 : 한국회계기준원

더 많은 사용자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되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가격 협상 우선권을 쥐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플랫폼 기업이 초창기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부족한 자본을 메우기 위해 FI를 끌어들이는 이유다. 이후 IPO 과정에서 유통 가능 물량이 늘어나는 원인이기도 하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수익모델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플랫폼 사업자는 재화·서비스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비즈니스가 가능한 유형 혹은 무형의 공간을 제공한 대가로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수취한다. 다시 말하면 상품 판매에 대한 매출이 아닌 수수료 매출만 발생한다는 의미다.

일반기업회계기준상 사업의 주체가 '본인'이 아닌 '대리인' 자격이기 때문에 회계처리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다만 기존 사업을 하는 영위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해나가는 경우에는 경계가 애매해진다. 사업의 주체가 본인이면서 대리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회계상 자금흐름이나 장부가액 등이 실제와는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물론 법적으로 분식회계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회계업계의 설명이다. 다만 사업의 본질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재무제표가 투자자에게 혼돈을 일으킬 수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 특성상 초반에 판관비를 많이 들여 고객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의류나 미디어커머스 기업이 펼치는 전략과 거의 흡사하다"며 "대리인 자격으로 재무제표를 기입하면서 혼선이 생겨 자금흐름과 같은 일부 지표에 착시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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