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5월 12일 08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동안 연락이 닿지 않던 운용사 대표가 해외 로드쇼를 다니느라 연락이 어려웠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까지 돌아보기 위해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보냈다는 얘기를 듣고 있자니 최근 들어 유독 운용사들의 해외 로드쇼가 잦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해 들어 해외 로드쇼를 다녀왔다고 직접 들은 부동산운용사 및 주식운용사만 5곳에 그들이 현지에서 봤다는 국내 운용사까지 합치면 10곳은 훌쩍 넘는다.로드쇼는 일종의 투자설명회다. 운용사들은 해외 각국을 순회하며 현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투자상품을 소개하고 투자자금을 유치한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 로드쇼가 잦아진다는 것은 인바운드 투자(해외기관의 국내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여전히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줄을 풀지 않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양상이다. 연일 발표되는 부정적 지표들을 보고 있자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아둔 것도 이해는 된다.
최근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연체율은 10%를 돌파했고 부동산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이를 담은 부동산펀드, 리츠 등은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초 2차전지 테마로 반짝 반등하던 주식시장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폭락했다.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은 퍼지고 있지만 IPO시장에 대어는 찾아볼 수 없고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해외투자자들이 최근 한국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면에는 국내 자산들을 저렴하게 담으려는 의도가 있다. 연일 나타나는 부정적 시그널은 자산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이는 여전히 자산 저평가 구간에 있음을 뜻한다.
해외 로드쇼를 다녀온 한 운용사 본부장은 저평가된 양질의 자산은 외인들이 싹 쓸어간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리다 보니 투자 니즈가 있는 해외투자자를 찾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투자결정에는 여러차례 글로벌 경기의 부침을 겪으며 쌓인 경험이 한몫한다. 경기 침체 시점을 잘 활용하면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운용사들의 해외 로드쇼가 잦아지고 있는 현상은 투자 적기를 알리는 신호탄이 아닐까. 항상 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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