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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지금]켈리 맥주사업 드라이브, '돈의 힘' 지속될까③마케팅 확대 켈리·테라 '투트랙' 일부 성과, 하반기 소비자 재구매 성패 관건

이우찬 기자공개 2023-09-21 07:23:48

[편집자주]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소주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다. 맥주 '켈리' 사업에 공들이고 최근 위스키 사업 강화를 위해 윈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와 위스키 사업 강화는 종합주류기업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하이트진로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13: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국내 주류시장에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고한 소주 점유율과 함께 테라 리붐업(Re-Boom up)을 통해 맥주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이 올초 신년사에서 밝힌 키워드 중 하나가 맥주시장이다.

지난 4월 초 신제품 켈리 맥주를 출시한 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며 초반 화력을 쏟아붓는데 주력했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하반기까지 기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출시 99일째 누적 1억병을 돌파했고 하반기에는 2억병을 돌파하겠다는 포부다. 자사 제품 테라보다 출시 후 판매 속도는 더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4분기 이후 내년 초까지 켈리의 판매량 증가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따라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도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제품 출시 후 공격적인 영업과 판촉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가운데 소비자의 재구매 확산에 공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소주 성공 맛본 '투트랙 전략' 맥주에 이식

하이트진로는 소주에서 투트랙 전략으로 재미를 봤다. 참이슬로 소주시장 점유율 50%가량을 기록했던 하이트진로는 2019년 진로이즈백을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했다. 진로이즈백 효과로 소주시장에서 점유율은 60%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주에서 경험한 성공 전략을 맥주사업에서 구사하며 맥주시장 점유율 상승을 꾀한다.

투트랙 전략의 시작은 2019년 출시된 맥주 테라다. 이어 4년 만인 올해 켈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박 회장이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맥주 경쟁력 강화를 천명했고 전사적으로 켈리 영업에 몰두한 상황이다. 카니발리제이션(자사 브랜드 잠식)을 일부 감수하고 맥주시장 전체 지배력을 확장하는데 역점을 두는 전략이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에서 하이트진로의 절박감이 묻어났다. 올 상반기 판관비는 498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1% 늘었다. 테라가 출시된 2019년 동기와 비교하면 1000억원 이상 더 썼다. 광고비와 판촉비만 따로 떼면 올해 반기 각각 1366억원, 28억원을 사용했다. 작년 동기대비 각각 63.0%, 133.3% 증가했다.

가정·유흥채널에서 구축한 탄탄한 영업망을 앞세워 마케팅과 판촉을 벌였다. 가정·유흥채널 냉장고에 켈리 집어넣기에 몰두했다.

투트랙 전략은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편의점 A사 MD 관계자는 "켈리는 4월 출시 이후 500ml 캔 기준 테라 2위, 켈리 5위를 차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평했다. B 대형마트에 따르면 8월 기준 켈리·테라 합산 점유율이 카스보다 많다고 한다. 여름철 적극적인 판촉으로 켈리 판매가 증가하며 켈리·테라 점유율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 상승 속 2등 브랜드 테라는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가 공개한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카스는 가정시장 점유율 41.4%로 1위를 기록했다. 1분기보다 2위 브랜드와 격차를 더 벌렸다는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다. 다만 하이트진로는 닐슨코리아 조사에는 자사가 유리한 필라이트의 발포주 영역이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돈의 힘' 효과 언제까지, 소비자 재구매 확산이 중장기 지배력 확대 관건

올 상반기 하이트진로의 맥주사업 매출은 3949억원으로 작년 동기(3866억원)와 비교하면 83억원 증가했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비해 맥주사업 전체 성장이 조금 더디다는 시장의 평가도 있다.

이는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에도 일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주가는 지난 8월 52주 최저가인 1만 8920원을 기록했다. 전날(13일) 종가 기준 1만 9770원이다. 주가가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실적 저하를 우려한다. 원가 부담을 감수하고 맥주 마케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IBK, 현대차, 신한증권은 목표 주가를 낮췄다.

마케팅에 이은 소비자 경험 확대로 켈리 재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맥주사업 성패가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라와 켈리를 합산해 하이트진로의 맥주시장 점유율이 2%가량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격적인 마케팅이라는 돈의 힘으로 끌어낸 성과인데 결국 소비자의 재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이자 카스 브랜드를 보유한 오비맥주의 반격도 고민거리다. 오비맥주는 켈리 출시 이후 고도의 마케팅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LG트윈스 외국인 투수 '켈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가 한맥 광고 모델로 켈리를 발탁한 건 경쟁사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라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볼 수 있는 한맥 브랜드의 상대로 켈리를 붙인 것"이라고 평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내부 자료에 따르면 7월 기준 켈리 점유율이 가정과 유흥채널을 합산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며 "공격적인 켈리 메케팅 기조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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