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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는 지금]아픈 손가락 위스키 사업 주류될까①조지 클루니 모델 '랜슬럿'·'킹덤' 쓴맛, '윈저 인수 검토' 반전 카드 될까

이우찬 기자공개 2023-09-14 10:14:25

[편집자주]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하이트진로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소주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다. 맥주 '켈리' 사업에 공들이고 최근 위스키 사업 강화를 위해 윈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맥주시장 점유율 확대와 위스키 사업 강화는 종합주류기업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하이트진로의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경영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2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트진로가 위스키 브랜드 '윈저' 인수합병(M&A)을 검토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내년 창사 100주년을 앞두고 종합주류기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과거 위스키 사업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 추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최종 인수까지는 지켜봐야하겠지만 윈저가 성장하는 위스키 시장에서 주류로 도약할 수 있는 카드가 될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디아지오아틀란틱 B.V.(Diageo Atlantic B.V.)가 보유한 윈저글로벌 지분 전량 인수를 검토한다. 매각가는 2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시장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초부터 윈저 인수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클루니 모델 기용 '랜슬럿', 재미 못본 위스키 사업

종합주류기업으로 정체성을 굳건히 하기 위한 하이트진로와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는 디아지오 쪽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윈저 사업부를 매각하기 위해 인적분할을 거쳤고 윈저 사업부만 남은 '윈저글로벌' 매각을 추진해왔다.

하이트진로가 윈저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아픈 손가락이었던 위스키 사업에서 인수합병 카드로 한꺼번에 도약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과거 자체 브랜드 육성과는 다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의 최대 고민은 '넥스트 진로'에 있다. 막강한 소주사업 이외에 맥주와 와인, 위스키를 총체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의 의지로도 풀이된다.

박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응변창신(應變創新)'으로 새로운 100년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해 나간다는 의미다. 맥주 사업에 막대한 공을 들이고 있고 와인사업도 키운다. 성장세인 위스키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 종합주류기업으로의 위상을 높일 수 있겠다는 계산이 깔렸을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

현재 위스키 포트폴리오에 있는 '더클래스'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편은 아니다. 과거 위스키 사업에 손을 댔으나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딤플'을 수입해 판매한 뒤 2002년 '랜슬럿'을 선보였으나 자취를 감췄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를 광고 모델로 기용할 만큼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시장의 평가는 냉랭했다. 2007년 출시된 '킹덤'도 흔적을 찾기 어렵다.

위스키 사업 퀀텀점프 노리나, 기회요인은

하이트진로는 별도기준 사업부문별 실적을 사업보고서에 공개한다. 연간 매출 1조원을 넘는 소주와 함께 맥주, 기타로 나누어 공시한다. 기타부문에 위스키와 와인이 있다. 위스키의 최근 3년(2020~2022) 매출은 각각 17억원, 9억원, 19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2014년 200억원을 웃돌았으나 지속적인 외형 확대를 이루지 못했다.

윈저를 인수하게 되면 위스키 사업의 체급은 확 올라갈 전망이다. 윈저글로벌의 매출과 순이익은 작년 회계년도(2021년 7월~2022년 6월) 기준 각각 767억원, 158억원이다. 전년 각각 833억원, 3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고 순이익은 절반가량 줄었는데 노조 파업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윈저를 인수하면 와인사업 매출을 앞지르게 된다.

위스키 시장 성장세는 하이트진로가 평가하는 기회 요인으로 분석된다. 위스키는 혼술 트렌드를 타고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장 속도는 가파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8443톤(t)으로 전년 동기대비 78.2% 증가했다. 2000년 이후 분기별 수입량을 비교하면 지난해 4분기(8625t)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하이트진로도 빠르게 커지는 시장에 대응하고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카드로 윈저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의 강점 중 하나는 영업망이 손꼽힌다. 소주를 필두로 가정용 채널과 유흥 양쪽에서 탄탄한 영업망을 갖췄다. 위스키 시장을 주름잡는 골든블루와의 경쟁에서 인지노 높은 위스키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면 영업망을 활용해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에서 위스키로 자리잡은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다"며 "압도적인 소주시장 지배력과 주류 영업망을 활용해 윈저로 위스키 시장에서 경쟁사인 골든블루 등과 붙어볼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창사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가 종합주류기업으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지로 윈저는 매력적인 매물이다"고 평가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아직 앉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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