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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말레이시아]아시아 교두보 LC타이탄, '라인프로젝트' 완수 특명③2010년 타이탄케미칼 인수로 현지 거점 마련…5조 투자 인도네시아 진출 한축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01 07:26:29

[편집자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는 화학 소재 공장은 사업 특성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값싼 전기료, 인건비를 찾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과거 중국이 그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국가 차원의 산업단지 육성에 나선 말레이시아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벨이 화학·소재 사업자들의 말레이시아 진출 스토리와 성과 및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롯데엠시시, LC타이탄(Lotte Chemical Titan Holding) 등 5개사로 구성된다. 이중 해외에 사업장을 두고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곳이 말레이시아 소재의 LC타이탄이다.

LC타이탄은 말레이시아 화학기업 타이탄케미칼이 전신으로 과거 롯데케미칼이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이라는 비전을 세운 이후 처음으로 인수한 해외 기업이다. LC타이탄을 교두보 삼아 아시아 확장 전략을 수립했다.

롯데케미칼에 피인수된 지 15년이 된 지금도 이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롯데그룹 화학군이 이차전지·친환경 소재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고 있지만 본업에서의 경쟁력 또한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 시장에서만큼은 기존 범용화학 제품의 생산능력 확장을 추진 중이다. LC타이탄은 이러한 확장 전략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증설 프로젝트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글로벌 비전 실현 첫발, LC타이탄 출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은 2000년대 불어온 석유화학 기업 인수합병(M&A) 열풍 속에 국내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현대석유화학(2003년), 케이피케미칼(2004년)을 연이어 인수해 석유화학 3사(호남석유화학·롯데대산유화·케이피케미칼) 체제를 구축했고 이후 중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합작사업을 성사시키며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하기 시작했다.

합병 이후 재정비를 마친 이후 2009년에는 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는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 역시 M&A를 통한 현지 진출이었다. 현지 기업을 인수해 시장에 직접 진출함으로 빠르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방향으로 이때 말레이시아 화학기업 타이탄케미칼이 그 대상으로 떠올랐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사업장을 둔 타이탄케미칼은 현지 폴리올레핀(PO)·폴리에틸렌(PE) 시장점유율이 30~40%에 달할 정도로 동남아시아에선 입지가 확고한 곳이었다. 기존 주주인 차오그룹(지분율 70%)과 말레이시아 정부 국가펀드(30%)에 롯데케미칼이 먼저 접근했을 정도로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그결과 2010년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고 롯데케미칼은 지분 100%를 인수하는데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투입했다.

글로벌 비전 실현의 첫걸음이었다는 의미에 걸맞게 LC타이탄은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뒤 단숨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4년까지 당기순손실 상태였던 이 회사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 호황기와 맞물려 2015년 순이익을 내기 시작했고 2조원대 수준이던 자산 규모 역시 빠르게 증가해 올해 3분기 기준 6조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 자회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자산을 자랑한다.

다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경기침체 흐름을 피하지 못했고 LC타이타은 다시 순손실 상태로 전환한 상황이다. 지난해 LC타이탄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2159억원이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이미 154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7년 말레이시아 증권시장에 상장한 LC타이탄의 공정가치도 이 시기 1조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롯데케미칼은 LC타이탄 상장 이후 이 회사의 공정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잡아놓고 있었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처음으로 LC타이탄 공정가치는 1조원 아래(7029억원)로 내려갔고 올해 3분기 말에는 공정가치가 5747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LC타이탄의 말레이시아(사진 왼쪽) 및 인도네시아 사업장 위치(사진=LC타이탄)

◇해외 사업 출자자, 인도네시아 프로젝트에도 참여

다만 롯데그룹 내 LC타이탄의 가치는 수치로만 그 성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롯데케미칼의 해외 사업 진출 때마다 LC타이탄은 해당 신규 프로젝트의 출자자로 참여해 모회사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12년 롯데케미칼이 합성고무 사업에 처음 진출할 때 세운 롯데우베에 지분 10%를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롯데케미칼USA(2016년),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2020년) 등 주요 신규 해외법인 설립에 출자자로 빠지지 않고 등장한 회사가 LC타이탄이다. 업황에 따라 본업은 휘청이기도 했지만 모회사의 해외 사업 확장에 있어서는 글로벌 교두보 역할을 제대로 수행 중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석유화학 단지 조성 사업인 '라인(LOTTE Indonesia New Ethylene·LINE) 프로젝트'에도 LC타이탄이 사업 전략의 한축을 담당해 참여하고 있다. 라인프로젝트는 연간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과 52만톤의 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 투자비만 5조원에 육박한다.

해당 사업의 주체는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이지만 LC타이탄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향후 원료 공급이나 영업망 구축 등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라인프로젝트의 기계적 준공 시점은 2025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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