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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말레이시아]숨고른 LG화학, 평가대 오를 NB라텍스④한풀 꺾인 NBL 시황, 생산확대 속도조절…내년 1분기 말레이 본격 생산

김동현 기자공개 2023-12-04 07:27:37

[편집자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는 화학 소재 공장은 사업 특성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값싼 전기료, 인건비를 찾아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과거 중국이 그 중심지 역할을 했지만 최근에는 국가 차원의 산업단지 육성에 나선 말레이시아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더벨이 화학·소재 사업자들의 말레이시아 진출 스토리와 성과 및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은 사업 재편에 유독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전지·친환경 소재 및 바이오라는 신성장 육성 방향성은 명확했지만 기존 석유화학 사업 중 비주력 한계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옥석 가르기에 시간을 쏟았다.

과거 코로나19 시절 몸값이 올랐던 NB라텍스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의료용 장갑 소재로 사용되는 NB라텍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현지 신규 공장 구축 작업에 돌입했지만 시간이 흘러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올해 상반기 공장 구축 완료를 목표로 했던 이 프로젝트의 완료 시점은 연말로 미뤄졌고 이제 내년 1분기 가동을 준비 중이다. NB라텍스 시황이 한풀 꺾인 가운데 말레이시아 신규 증설 프로젝트가 시험대에 오른다.

LG화학과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의 합작사 'LG PETRONAS CHEMICALS Malaysia Sdn.Bhd' 위치(사진=LG화학)


◇NB라텍스 초호황기, 천연고무 생산국에 거점 마련

NB라텍스는 부타디엔을 주원료로 하는 합성고무 소재 중 하나로 니트릴 장갑의 소재로 활용된다. 코로나19 시기에 의료·보건용 장갑인 니트릴 장갑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NB라텍스의 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주요 NB라텍스 생산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섰다.

LG화학 역시 이때 투자 결정을 내린 사업자로 한국과 중국, 그리고 말레이시아를 3각축으로 하는 생산거점 마련에 돌입했다. LG화학의 2021년 NB라텍스 생산능력은 국내 여수공장 17만톤, 중국 닝보공장 10만톤 등으로 여기에 말레이시아 거점을 추가하는 투자였다.

이를 위해 2020년 8월 말레이시아 화학기업인 페트로나스 케미칼 그룹(Petronas Chemicals Group·PCG)과 합작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3월 합작법인(LG PETRONAS CHEMICALS Malaysia Sdn.Bhd)을 출범시켰다. 2023년 상반기 연산 24만톤 규모의 생산시설 구축을 목표로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

말레이시아는 천연고무 생산국으로 전세계 장갑 생산업체의 70%가 밀집한 곳이다. 수요처인 장갑 생산업체가 몰려있는 만큼 LG화학도 말레이시아를 새로운 거점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었고 생산 부지·인프라 확보를 위해 PCG와의 합작사 설립도 LG화학이 먼저 제안했다.

합작사를 종속기업(보유지분 51%)으로 둔 LG화학은 지급보증을 통해 해당 법인의 신규 거점 마련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신설법인 특성상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LG화학이 지급보증을 해 차입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올해 3분기 말 기준 지급보증 금액은 658억원 규모다. 보증 기한은 공사완료 시점까지로 당초 올해 4월을 그 시점으로 잡고 있었으나 이 기한을 올해 12월로 한차례 미룬 상태다.



◇고점서 내려온 시황, 점유율 확대는 긍정적

말레이시아 신규 거점 구축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생산은 내년 1분기 정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코로나19 재확산, NB라텍스 업황 둔화 등 대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공장 구축이 일부 지연된 만큼 내부에서도 빠르게 생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NB라텍스 시황은 과거 코로나19 위기 때 최고점을 찍고 지금은 평년 수준으로 돌아온 상황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치기 직전인 2020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NB라텍스 가격은 톤당 800달러대를 오가고 있었다.

그러나 시기가 갈수록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으며 NB라텍스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2020년 말 톤당 1000달러를 뚫은 NB라텍스 가격은 불과 6개월도 안 된 2021년 2분기에 톤당 2000달러선을 넘을 정도로 초호황기를 보냈다. NB라텍스를 생산하던 석유화학업체들이 일제히 증설에 돌입한 이유다. 그러나 엔데믹 전환과 함께 NB라텍스 가격이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며 현재는 예년 수준인 톤당 700~800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호황기 시절은 지나갔지만 LG화학은 말레이시아 현지 수요를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말레이시아에 NB라텍스 최종 수요처인 장갑업체들이 몰려있는데다 그동안 점유율 추세를 봤을 때 지표가 나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LG화학의 내부 추정치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한자릿수대에 머물던 LG화학 NB라텍스 글로벌 점유율은 2021년 처음으로 두자릿수대(14%)로 올라왔다. 이후 시황이 꺾인 2021년에도 비슷한 점유율(15%)을 유지했고 올 들어선 오히려 21%로 점유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생산라인 구축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전체 NB라텍스 생산능력도 39만톤에서 63만톤으로 올라가는 만큼 향후 점유율 추가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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