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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받는 신학철 체제]구광모 '믿을맨' 입증, 더 단단해진 리더십①핵심 부사장급 유임...LG화학 사업재편 이끌 적임자 '각인'

정명섭 기자공개 2023-12-04 13:33:55

[편집자주]

LG그룹이 2024년 정기인사를 마쳤다. 구광모 회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요 경영진을 유임하면서도 필요 시 과감하게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변화의 폭이 적었던 계열사 중 한 곳은 LG화학이다.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지만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과 핵심 임원들은 자리를 지켰다. 이를 두고 구 회장이 '신학철표 사업재편'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선은 2024년으로 향한다. 더벨은 LG화학 인사에 담긴 의미와 경영진 앞에 놓인 과제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6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LG그룹 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은 녹록지 않은 대내외적 환경으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와 중국발 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여파로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했다. 3분기 이후에는 믿었던 이차전지 소재 사업마저 메탈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대표이사인 신학철 부회장(사진)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대대적인 리더십 쇄신 가능성이 대두됐다.

결과는 신 부회장과 핵심 임원의 유임이었다. 다른 화학 계열사이자 그룹에서 가장 '잘 나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이 물러난 것과 대조적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신 부회장을 LG화학의 변신을 이끌 적임자로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 2인의 부회장으로서 그의 리더십도 더 공고해졌다. 신 부회장이 추진해 온 체질개선 작업은 내년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거취 두고 여러 설 나왔던 신학철 부회장, 핵심 임원들과 유임

신 부회장은 올해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의 용퇴설·이직설이 무성할 때 함께 거론됐다. 권 전 부회장이 잔여 임기(2024년 3월까지)를 마치고 물러나면 신 부회장이 빈자리를 채울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꽤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신 부회장이 LG화학보다 성장성이 높은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고 싶어한다거나 신 부회장이 이동하면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부사장) 또는 남철 첨단소재사업본부장(부사장)이 후임으로 올 것이란 설이 대표적이다. 과거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할 당시 신 부회장이 초대 대표이사 후보로 거론된 점 또한 그의 이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재계 관계자는 "신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에 가고 싶어한다는 소문은 작년에도 돌았던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신 부회장의 거취 변화와 관련한 소문이 줄어들면서 유임으로 가닥이 잡히는듯 했다. 실제로 2024년 정기인사에서 신 부회장과 차동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사장)이 유임했다.

△남철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 △이향목 양극재사업부장 △허성우 석유화학 글로벌사업추진총괄 등 핵심 부사장들도 자리를 지켰다. 김성민 최고인사책임자(CHO)가 물러나고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이종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부사장단 변화의 전부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인사에서 권 전 부회장이 용퇴한 것과 비교되면서 더 주목받았다. LG그룹의 이번 인사 기조는 '젊은 임원의 전면 배치를 통한 미래 대비'였다. 그럼에도 신 부회장은 1957년생(66세) 동갑내기 권 전 부회장이 물러날 때도 자리를 지켰다.

이를 두고 재계는 그가 여전히 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부회장은 권봉석 (주)LG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그룹 내 부회장 2인으로 남아 입지가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권봉석 부회장과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부회장에 선임한 인물들이다. 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당시 이미 부회장이었던 6인(박진수·조성진·차석용·한상범·하현회·권영수)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석유화학 사업재편·바이오 사업 확대, 내년에도 탄력

2024년에 LG화학을 이끌 경영진의 진용이 올해와 차이가 없다는 건 그간 추진해오던 경영방침을 틀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LG화학은 구광모 회장의 신성장동력인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에서 B와 C를 맡고 있는 회사다. 바이오는 구 회장이 "LG를 대표하는 거목으로 키워달라"고 할 정도로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 분야다.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내년에 바이오 투자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나서려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신 부회장은 수익성이 악화한 석유화학 부문에서 가동 중지, 사업 철수, 지분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비주력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다.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매각 추진, IT 소재용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 매각(약 1조원) 등이 대표적이다.

LG화학 전체 매출 비중에서 40%가 넘던 석유화학 사업 비중은 올 들어 30%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차전지와 첨단소재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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