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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동 펀드판매 확산]활성화 시기상조 중론…시장 안착 '산넘어 산'③OEM이슈·투자자 부담…공감대 형성 필요

윤종학 기자공개 2024-04-23 08:21:27

[편집자주]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성과연동 판매보수가 보편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펀드 판매보수의 수익률 연동이 가능하다는 법령해석이 재확인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국의 눈치를 보던 판매사들 일부가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서면서 운용업계에서도 확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벨은 성과연동 판매보수를 둘러싼 이해관계와 향후 전망을 자세히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사들이 성과연동 판매보수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시스템 구축 등 기본적인 내용부터 OEM펀드 이슈 등 법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시장 안착에 앞서 해소해야할 부분이 많다. 특히 이제까지 펀드의 성과보수는 운용사에게만 지급되던 보수로 여겨졌던 만큼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상호 조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성과연동판매보수 도입을 위한 첫 단추로 전산시스템 개발을 꼽는다. 도입을 준비 중인 판매사들은 수요조사를 마친 뒤 현재 전산시스템 개발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사모펀드의 보수는 운용보수, 판매보수, 성과보수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성과연동 판매보수라는 새로운 보수체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펀드 회계처리 등에 필요한 전산시스템이 추가돼야 하는 셈이다. 과거 연금저축 등 세제혜택 상품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활용했던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수준의 시스템 개발로 난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구축은 번거롭긴 해도 개발이 어렵지는 않다"며 "증권사별로 성과연동 판매보수 도입에 따른 수익성과 개발에 드는 비용 등을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사실상 도입 결정만 내려지면 시스템구축은 어렵지 않은 만큼 도입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판매사측에서만 접근해서는 근본적 해결이 쉽지 않아 운용사와 판매사간 상호 조율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와 판매사 양측의 조율이 필요한 이유는 이제껏 성과보수의 지급이 운용사에게만 이뤄져왔기 때문이다. 앞서 성과보수는 펀드 운용성과에 대해 운용주체인 운용사가 추가적으로 보수를 수취해왔다. 통상 목표수익률을 초과한 수익의 10~20% 사이로 책정된다. 성과연동판매보수는 겉으로 보면 새로운 보수체계가 생긴 것이지만 실상은 성과보수를 운용사와 판매사에 쪼개 지급하는 방식이다.

즉 그 동안 운용사가 가져가던 성과보수 일부를 판매사에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당장 성과연동 판매보수가 생겼다고 투자자에게 성과보수를 더 받을 수도 없는 만큼 운용사측에서는 반발이 클 수 밖에 없다.

또한 판매사가 성과연동판매보수를 과도하게 책정하게 될 경우 투자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운용업계에서는 성과보수의 전반적인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10~15% 정도의 성과보수를 받고 있던 중소형 운용사들도 성과연동 판매보수 도입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 성과보수를 20%까지 높일 공산이 크다.

혹은 펀드 설정시 목표수익률을 낮추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목표수익률 15%를 초과한 성과에서 15%를 성과보수로 책정했다면 목표수익률을 10%로 낮춰 성과보수를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맞추려는 시도가 나올 수 있다. 두 가정 모두 투자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성과연동 판매보수가 어느 수준으로 책정될지 확실치 않지만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운용사 입장에서도 생존을 위한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다"며 "투자자의 부담이 가중된다면 오히려 사모펀드 시장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과연동 판매보수가 법적으로 도입 가능하다는 해석과 별도로 OEM펀드 이슈에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OEM펀드는 금융사 등 펀드 판매사가 운용사에 요청해 만든 펀드로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판매사가 운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인데 성과연동 판매보수의 해석 여부에 따라 OEM펀드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운용사 중에는 성과보수가 공유되는 부분보다 OEM펀드 이슈로 얽히는게 부담스러워 성과연동 판매보수 도입 펀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곳도 다수였다.

이는 성과연동 판매보수와 OEM펀드 이슈가 이해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성과연동판매 보수를 수취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펀드 운용성과에 판매사가 기여한 부분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판매사가 펀드운용에 관여하는 것은 OEM펀드의 요건이다. 판매사가 운용이 아닌 판매만으로 운용성과에 기여해 성과를 연동받았다는 확실한 전제가 깔려야만 OEM펀드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한 운용사 대표는 "일반펀드 대비 판매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성과연동 판매보수 펀드의 경우 자칫 잘못하면 OEM펀드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다"며 "계약 단계에서부터 운용사와 판매사가 세밀하게 역할 구분을 나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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