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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밸류업 리포트]'열처리 장비사' 원준, 올해 전망 '맑음'①수주잔고 2800억대, 고객사 포스코퓨처엠 생산설비 확충 수혜

서하나 기자공개 2024-04-25 09:18:30

[편집자주]

'인터배터리 2024' 현장에는 12만명의 참석자가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올해 '비기'를 엿볼 수 있었다. K-배터리의 높아진 위상은 2차전지 기업의 반등을 예고하는 전주곡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2차전지 전환 국면에서 K-배터리 밸류체인에 속한 주요 코스닥 제조사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생산하기 위해선 반드시 열처리 공정이 필요하다. 2008년 설립된 코스닥 상장사 원준은 바로 이 열처리 장비를 만들어 글로벌 주요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하고 있다.

원준은 지난해 다소 주춤한 실적을 냈지만 내부 분위기는 고무적이다. 가장 큰 고객사인 포스코퓨처엠의 대규모 생산설비(CAPA) 확충으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 매출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추진 중인 공정기술(EPC) 사업을 꾸준히 키워 추가 성장을 이루겠단 포부다.

◇수주잔고 2800억 대부분 연내 매출화 예상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원준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2800억원에 가까운 수주 잔고를 쌓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2100억원이었는데 올해 초 500억원, 160억원 규모의 수주를 2건 더 올렸다.

원준이 올린 수주잔고 대부분은 연내 매출로 인식될 예정인데 이 경우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준은 지난해 기대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직전연도 143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373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46억원, 56억원 등으로 직전연도의 109억원, 152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원준은 가장 큰 고객사인 포스코퓨처엠이 포항과 북미지역 등에 13만톤(t) 규모에 이르는 양극재 생산설비를 구축하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 차원의 2차전지 투자전략에 맞춰 대규모 2차전지 소재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초 삼성SDI와 향후 10년간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LG에너지솔루션과 7년간 30조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원준의 핵심 사업인 열처리 장비는 2차전지 제조를 위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양극재 제조의 경우 원료 준비→원료 혼합→열처리(소성)→분쇄, 해쇄→코팅 열처리→분급→탈철→포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열처리(소성) 공정은 열과 가스를 가해 대상 물성과 조직을 목적에 맞게 변화시키는 공정인데 이 과정에서 양극재의 품질과 생산량이 결정된다. 양극재는 리튬의 공급원이자 2차전지 소재 중에서도 가장 재료비 비중이 높아 정밀한 공정이 요구된다.

원준 관계자는 "앞으로 2차전지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서 양극재나 음극재의 타입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열처리 기술은 중요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전해질을 고체로 만드는 전고체 전지 기술이 개발된다고 해도 해당 소재에 열처리 공정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다각화 'EPC' 새 기대주…"M&A 검토"

원준은 2008년 설립돼 2009년 리튬 2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테스트용 가스분위기 소성로인 (RHK, (Roller Hearth Kiln)을 개발했고 2010년 국내 최초로 MLCC(Multi-
2008년 포스코 협력 업체로 소재 소성로 초기 사업을 구축했다. 2014년 포스코와 LG화학 양극재 소성로 공급자로 선정됐다. 2016년 에코프로비엠에 양극재 RHK 소성로를, 2018년 포스코케미칼 중국법인 양극재 소성로를 공급했다. 2020년 독일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기업을 인수하면서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도 손을 뻗었다. 2021년 SK머티리얼즈그룹과 턴키 수주 계약을 맺었고 그 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원준은 열처리 장비 제조로 시작한 기업이지만 2차전지 소재 공정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몇년 전 공정기술(EPC) 사업으로 신규 진출했다. EPC 사업은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소재사가 배터리 핵심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생산 공정을 턴키(Turn-Key, 일괄공급) 형태로 깔아주는 일종의 엔지니어링 사업이다.

EPC 사업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원준은 수주잔고 약 2800억원 중 약 20~30%에 해당하는 수백억원 규모를 EPC 사업에서 거뒀다.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EPC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5%(117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이보다 높은 비중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마땅한 매물을 찾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필두로 EPC 유관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부 인원도 꾸준히 확충하면서 1년 전 약 20명이던 EPC 사업부 규모를 최근 최대 30명까지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배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직전연도와 지난해 모두 1주당 200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앞으로도 이익이 나면 적극적으로 배당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원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등 2차전지 섹터 자체가 소외된 상황이지만 산업 자체는 여전히 성장중"이라며 "2차전지 장비 제조 국내 1위 기업의 경우 2조원 넘는 수주 잔고를 쌓은 것으로 알고 있고 업계 전반적으로 올해 실적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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