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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뜨뜻미지근' ESG채권, 2차 전지 발행사만 '후끈'LG엔솔·SK온, 시장 데뷔 후 녹색채권 줄곧 발행

김슬기 기자공개 2024-04-24 07:53:00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투자은행(IB) 사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2021년 ESG채권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했으나 이후 금리인상으로 인해 채권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ESG채권 수요도 급감했다. 그나마 2차전지 관련 기업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행을 제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그나마 ESG채권 발행 규모를 지지하고 있다는 평이다. 다만 IB업계에서는 2차 전지 등 직접적인 사업 연관이 없을 경우에는 ESG채권 발행을 권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평이다.

◇ ESG채권 중 녹색채권 발행 절대적…2차전지 기업 '두각'

22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SG채권은 4조49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녹색채권의 발행규모는 2조9067억원(21건), 사회적채권은 1조5905억원(22건)이며 비중은 각각 64.63%, 35.37%다. 지속가능채권 발행은 아직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출처=더벨플러스
지난해 같은 기간(2조6793억원)에 비해서는 발행 속도는 빠르다. 이는 녹색채권 발행 덕이 컸다. 지난해에도 녹색채권을 발행했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올해에는 발행 속도를 앞당긴 측면이 컸다. 이들 기업은 모두 지난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고 모두 녹색채권 형태로 발행을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AA0)은 지난해 6월 2·3·5년물 등 총 5000억원 모집에 총 4조7200억원의 수요가 확인됐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1조원까지 증액발행했다. 올해 2월에는 2·3·5·7년물 총 8000억원 모집에 총 5조6100억원이 들어왔다. 인기에 힘입어 1조6000억원 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SK온(A+)은 지난해 10월 공모채 시장에 데뷔했고 총 2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3월 SK온은 2년물(700억원)과 3년물(800억원) 등 총 1500억원 모집에 6430억원의 수요를 확인하면서 3000억원까지 증액발행에 성공했다. 올해 양사 모두 대규모 조달을 진행하면서 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끌어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실 업계에서는 ESG채권 시장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고 보고 있지만 지난해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나 포스코퓨처엠과 같은 2차 전지 기업들이 녹색채권을 발행하면서 명맥이 이어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포스코퓨처엠은 세 차례 공모채 발행을 진행했고 모두 녹색채권으로 9500억원을 조달했다.

◇ IB들, 2차전지 관련 기업에만 영업…환경부 지원사업도 '영향'

그나마 2차전지 기업들이 녹색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ESG채권 발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IB들 역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ESG채권 발행을 제안할 뿐 여타 업종의 발행사까지 제안하기는 쉽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ESG채권이라고 해서 메리트가 크거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강도가 세지진 않는 것 같다"며 "굳이 발행사에 제안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2차 전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은 산업 자체의 발행여력이 있고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이 ESG채권에 일정 부분 투자해야 하는만큼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온 등은 기관 수요를 타깃으로 발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일반 발행사의 경우 ESG채권 니즈가 별로 없지만 2차 전지 업종의 경우 업종 자체가 친환경에 포커싱이 되어 있기 때문에 발행으로 얻는 대외적인 신인도 제고가 ESG 인증비용을 지불하는 것 이상으로 나온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SG채권의 경우 발행과정이 까다롭고 사용목적이 제한되어 있어 선호도가 높지 않은만큼 지원사업 영향도 크다. 실제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 시범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차전지 업종 외에도 금융기관이나 발전공기업 등은 이자비용 보전을 위해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도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환경부는 대기업·공공기관(A0 이상), 중소·중견기업(BBB등급 이상) 기업들이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할 경우 각각 0.2%, 0.4%의 금리를 지원한다. 참여기업별로 최대 3억원까지 지원가능하다. 지난 3월 15일까지 신청했던만큼 참여기업 선정은 이미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예산은 77억원 가량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녹색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지 않아도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례로 최근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은 일괄신고채로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전기차량 대상 금융서비스 및 리스 역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만큼 관련 채권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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