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KPX그룹서 독립 그린케미칼, 지배구조는 '닮은꼴'②정점에 오너 2세 양준영 사장 개인회사...지배력 확대·승계 지렛대 역할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21 11:28:31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린케미칼은 2018년 KPX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해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오너 2세 양준화 대표이사 사장이 지분과 경영권을 승계받아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지분구조를 보면 그린케미칼과 KPX 계열은 더이상 관계가 없다. 다만 오너 일가 개인회사가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는 점은 동일하다. 개인회사를 지배력 강화와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해온 그룹의 유산이 남아있는 셈이다.
그린케미칼의 최대주주는 지분 25.47%를 보유한 건덕상사다. 이어 양 사장이 19.72%, 관악상사가 11.61% 순으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는 모두 양 사장의 개인회사다. 양 사장은 건덕상사와 관악상사의 지분을 각각 76.95%, 100% 보유하고 있다. 양 사장 개인의 그린케미칼 지분과 개인회사 2곳의 그린케미칼 지분을 합산하면 56.8%에 달한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5/17/20240517143011812_n.png)
개인회사를 통한 지분 확보는 오너 일가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활용하는 카드 중 하나다. 그린케미칼의 모회사였던 KPX그룹의 지배구조도 이와 유사하다. 오너가 개인회사(CK엔터프라이즈)→지주회사(KPX홀딩스)→사업회사(KPX케미칼)로 이어지는 식이다.
KP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4.47%를 보유한 CK엔터프라이즈다. CK엔터프라이즈는 양준영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양 회장은 양 사장의 형이자 창업주인 양규모 KPX홀딩스 이사회 의장의 장남이다.
2011년만 해도 CK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KPX홀딩스 지분은 0.92%에 불과했다. 그룹 경영권이 양 의장에서 양 사장으로 승계된 2010년 중반 이후부터 지분율이 크게 늘었다. 수익 기반이 없었던 CK엔터프라이즈는 그룹 화학계열사 KPX케미칼의 대표 제품인 폴리프로필렌글리콜(PPG) 수출 영업권을 무상으로 양도받아 내부거래로 이익을 거뒀고 이는 KPX홀딩스 지분을 사들이는 데 활용됐다.
건덕상사와 관악상사는 부동산임대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건덕상사의 연매출은 3억~6억원, 영업이익은 1억원 미만이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매년 10억~24억원을 오간다. 그린케미칼로부터 수령하는 배당금이 안정적인 수익의 원천이다.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14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덕분에 회사에 쌓인 미처분이익잉여금은 작년에 400억원을 넘어섰다.
건덕상사는 충남 대산석유화학단지 인근, 경기 용인 기흥구와 고양 덕양구 일대에 토지를 보유(총 공시지가 약 24억원)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임대수익도 거두고 있긴 하지만 연 1억원 미만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관악상사도 공시지가 34억원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통한 수익은 연 2억원 수준이다. 2022년과 2023년에 그린케미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각각 6억4000만원이었다. 연매출 대비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관악상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 규모는 212억원이다.
그린케미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상법상 상장법인은 사외이사를 이사 총수의 4분의 1 이상 선임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대표이사인 양 사장 외에 신인균 케미칼부문 부사장과 강희권 AM(아크릴레이트모노머)부문 전무가 등기임원이다. 사외이사는 제약사 솔루션케미칼의 조현제 대표이사로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됐다.
지난해 금융위원회 산하 한국ESG기준원이 책정한 그린케미칼의 지배구조 등급은 'B'다. B는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대표이사인 양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ESG기준원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위해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선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도 책임투자의 일환으로 강조하는 사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한미 오너가 분쟁]임주현 "임종윤과 다른 길, 해외투자 유치는 곧 매각"
- [i-point]미래산업,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L-벨트 이전
- [한미 오너가 분쟁]소액주주 만난 임주현, 핵심은 'R&D' "한미정신 지킨다"
- '나형균호' 오하임앤컴퍼니, 사업 다각화 고삐
- [i-point]휴림로봇,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률 196.5% 기록
- [i-point]부스터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자사몰 매출 전략 강화
- '탄소제로 대비' 대우건설, 환경 에너지 정조준
-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 시큐아이, 빅3급 실적에도 '보안 거리 먼' 임원들 우려
- [i-point]엑스페릭스-퓨리오사AI, UAE 방문 '협력 강화'
- 성장 돌파구 모색 KT스카이라이프, AI·아마스포츠 공략
정명섭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불황 넘는 금호석유화학]'수익성 악화' 견뎌내는 재무체력
- [불황 넘는 금호석유화학]주가 끌어올린 자기주식 소각 '투트랙'
- [가이던스 달성률 분석]LG엔솔, 전기차 '캐즘' 여파에 연매출 목표치 '하향'
- [Earning & Consensus]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 여파 지속
- [IR Briefing]OCI, 아쉬운 중국법인 성과…하반기 '반도체 사이클' 기대
- [SK이노-E&S 합병 '승부수']그룹 'AI 확장' 속 통합법인 역할은
- [thebell note]K-배터리 '3대 리스크'
- [Earning & Consensus]고부가 비중 늘린 국도화학, 영업익 '회복 국면'
- [SK이노-E&S 합병 '승부수']전망과 다른 합병비율, 산정방법 살펴보니
- SK E&S "KKR 3조 RCPS 상환 변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