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화학사는 지금]TKG휴켐스, 변함없는 실질적 무차입 기조②쌓인 현금으로 CAPEX 대응·차입 상환까지…재무체력 올해 더 좋아질 듯
정명섭 기자공개 2024-05-13 10:47:24
[편집자주]
근래 '위기'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따라붙는 업종을 꼽으라면 단연 석유화학이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경제 성장 부진, 중국발 공급 과잉, 원가 부담 상승 등으로 대기업마저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번 위기를 단순 사이클에 따른 불황이 아닌 산업의 대격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환경에 놓인 중견화학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 더벨은 중견화학사의 경영 현황과 사업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KG휴켐스는 2004년부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질산 시장 지위를 앞세워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버는 족족 쌓인 현금은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장한 시기에 재무비율을 지키는 근간이 됐다. 작년에 2000억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설비 투자를 마무리해 재무건전성은 향후 더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대규모 투자에도 실질적 무차입 기조 유지
휴켐스는 남해화학에서 인적분할한 2002년과 이듬해인 2003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매년 차입 규모를 넘어서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해 왔다는 의미다.
이 기조는 TKG태광(옛 태광실업) 계열에 편입된 2006년 이후에도 이어졌다. 대규모 시설투자가 불가피하고 일정 수준의 설비 가동률을 유지해야 하는 장치산업 특성상 이례적이다.
휴켐스의 현금성자산은 매년 2000억~3000억원대에서 관리되고 있다. 근간에는 양호한 현금창출력이 있다. 2016년 이후 휴켐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00억원 밑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다.
덕분에 휴켐스는 예년 대비 높은 CAPEX가 수반되는 증설 시기에 되레 빚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 휴켐스는 2022~2023년에 질산 6공장 증설 투자와 모노니트로벤젠(MNB) 2공장 증설 투자로 2년간 2000억원을 투입했는데 쌓아놓은 현금으로 자금 소요에 대응했다. 총차입금은 2021년 말 765억원에서 2022년 말 385억원, 2023년 말 252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앞서 NT계열(DNT·MNB 등) NA계열(질산·초안 등) 제품 설비 증설 이슈가 있었던 2012~2013년에도 상황은 유사했다. 2012년에 평년 CAPEX 대비 4~5배가량 높은 1000억원이 투자돼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했지만 2000억원대의 현금성자산과 수익성을 발판으로 이듬해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섰다.
휴켐스의 작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2701억원, 순차입금은 -2449억원(총차입금 252억원)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0.8%, 차입금의존도는 2.3%다. 부채비율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나 차입금의존도는 창사 이래 가장 낮다. 차입 규모는 지속해서 줄고 자산총계는 늘어난 결과다. 휴켐스의 작년 말 자산총계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기업의 원리금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총차입금/EBITDA는 0.2배로 이 또한 역대 가장 우수한 수준이었다.
◇설비 증설 작년에 마무리, 재무부담 요인 없어
휴켐스의 재무체력은 올해 더 탄탄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과 2025년 예상 CAPEX는 이전 대비 크게 줄어든 610억원, 300억원이다. 별도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도 없다. 대규모 지출이 당분간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올해 EBITDA 증가 요인도 여럿이다. 1분기 중 질산 6공장 준공으로 질산 생산능력이 연산 40만톤 추가(총 150만톤)됐다. 지난 1월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70~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장들의 가동률은 95%(2023년 기준)다.
MNB 2공장의 경우 지난달 시운전을 시작했고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산 3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이다. 변수는 전방산업의 회복이다. MNB는 연질 폴리우레탄의 중간원료다. 연질 폴리우레탄은 자동차 시트, 가구, 신발 등에 사용되는 범용 제품이라 경기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휴켐스가 생산한 MNB는 금호미쓰이화학에 공급된다. 올 1분기 MNB 생산량은 약 12만1000톤으로 작년 분기당 생산량(8만3000~11만2000톤)보다는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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