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우리은행 '100억 횡령' 현장 검사 포인트는 비교 대상 2022년 '700억 횡령' 사태…방지책 작동 여부 집중 점검
최필우 기자공개 2024-06-14 12:45:27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3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100억원 규모 횡령 사태 관련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법 시행령 개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직후인 만큼 검사 내용과 추후 징계 수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금감원은 2년 전 마찬가지로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 규모 횡령 사태를 감안하고 검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횡령 사건에 대한 제재와 법원 판결이 마무리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사후 대책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게 이번 현장 검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횡령 발생 후 적발 기간 '10년→6개월'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 사건 관련 검사를 진행 중이다. 올초 한 영업점에서 100억원 규모의 횡령이 발생했고 우리은행이 이를 적발해 금감원에 신고하면서 검사가 본격화됐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6/14/20240614172918032.png)
이번 사건은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태가 드러난 지 2년 만에 재발돼 금융권 안팎에 파장이 일고 있다. 2022년 우리은행 본점에서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이듬해에는 경남은행에서 3000억원 규모 횡령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권의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은 앞선 횡령 사건 이후 내부통제 체계를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가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였다. 그룹 준법감시인을 필두로 개선안을 마련하고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를 여는 등 재발 방지를 자신했다. 하지만 2년 만에 허점을 드러내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1년 전 발표한 재발 방지 대책이 제대로 작동했는가를 면밀하게 살핀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본점에 검사본부를 신설하고 영업 본부에 지점장급 내부통제 전담 인력을 배치했다. 횡령이 발생한 영업 본부에 배치된 내부통제지점장의 감사 행태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개선된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해 금융사고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게 우리은행의 입장이다. 2022년 드러난 횡령 사태는 2012년 10월 최초 발생했다. 당시 횡령 규모는 174억원이었다. 2015년 9월 148억원 규모의 2차 횡령, 2018년 6월 293억원 규모의 3차 횡령이 발생했다. 마지막 횡령 이후 4년 간 준법감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2022년 4월이 돼서야 적발됐다. 이번엔 올해 초 발생한 횡령을 반년 만에 발견했다.
◇'중징계' 반년도 안돼 재발, 제재 영향은
검사 이후 제재 수위에도 금융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내부통제 강화 수단인 책무구조도 제도 도입이 포함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은행의 경우 다음달 개정안이 시행되고 반년 뒤인 내년 초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된다. 이번 횡령 사건과 관련해 책무구조도를 바탕으로 한 제재는 내려지지 않는다.
다만 2022년 횡령 사건과 관련된 제재가 내려진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금융 당국은 지난 1월 우리은행 본점 직원의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과 관련해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관련 직원들에게는 '정직' 처분이 내려졌다. 중징계가 결정된 지 얼마되지 않아 같은 유형의 금융사고가 반복된 것이다.
올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영업 조직에도 악재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시중은행 순이익 1위 달성을 선언했으나 지난 1분기에는 4위에 그쳤다. 2~3분기 조 행장을 필두로 기업금융 영업에 힘을 싣는다는 구상이었으나 임직원 사기가 꺾이게 됐다. 조 행장도 당분간 횡령 사태 대응과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개화하는 가족신탁]연금도 상속도 어렵다…손발묶인 주택신탁
- 신용위험 억제한 수협은행, 자본적정성 우상향
- [디지털 보험사 적자탈출 미션]신한ez손보, 흑자보다 장기보험 고객 확보 먼저
- [한화생명 글로벌전략 점검]첫 해외법인 누적 흑자…베트남에서 보인 가능성
- [2금융권 연체 리스크]한투저축, 부동산 대출이 이끈 연체율 '심화'
- [함영주 회장의 현장경영]무분별한 경쟁 지양, 영업의 본질에 집중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신한금융, 그룹 모델 전략 변화…배우 김수현 낙점의 의미
- [이사회 분석]SBI저축, 금감원 출신 '취업제한'…상임감사 선임 난항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자산관리 마케팅 새 지평 연 이영애의 'KB골드앤와이즈'
- [거래소 심사조직 집중해부]달라진 심사기조 '양보단 질', 부실기업 퇴출 방점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자산관리 마케팅 새 지평 연 이영애의 'KB골드앤와이즈'
- 황병우 DGB회장, iM뱅크 '시중은행장'으로 대외 행사 데뷔전
- 조병규 우리은행장, '100억 횡령 사태' 후 잠행 끝…첫 심경 토로
- [모델로 본 금융사 브랜드 전략]KB국민은행, 에스파 내세워 '혁신주도' 이미지 굳혔다
- 빈대인 BNK회장, 신사업 돌파구 '글로벌'에서 찾았다
- 이복현 금감원장, '이사 충실의무' 논란에 '배임죄 폐지' 강수
- 금감원, 우리은행 '100억 횡령' 현장 검사 포인트는
- 조병규 우리은행장, 신사업추진위 첫 결실 '알뜰폰 사업'
- [Policy Radar]금융사 책무구조도, CEO 역할 명확해지고 직원도 포함
- [이복현 금감원장 2년 리뷰]'싱가포르·런던·뉴욕' 글로벌 IR 행보…'밸류업' 남은 과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