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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人 제약바이오]낮아지는 '시밀러' 문턱, 선제적 준비 에이프로젠에 '기회'김미숙 사업개발 상무 "오송공장 5700억 베팅 수요 대비, 시밀러 개발 순서 조정"

임정요 기자공개 2024-06-25 09:30:35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의 성장전략은 결국 '사람(人)'이 핵심이다.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영업, 마케팅, 재무, 투자(M&A)까지 다양한 현장에 위치한 키맨의 역할이 막중하다. 기업마다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해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도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더벨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4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만 입증하면 개발과정을 대폭 축소하는 규제 완화가 각국 관계 당국의 고민 하에 추진되고 있다. 기존보다 싼 값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신규 도전자들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공장을 보유한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기회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CDMO 기업 에이프로젠도 규제 기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원가절감에 특화된 자사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규제변화에 맞춰 자체 바이오시밀러 R&D 우선순위도 조정 중이다. 더벨은 에이프로젠에서 사업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미숙 상무(사진)를 만나 전략을 들어봤다.

◇글로벌 규제기관, 바이오시밀러 규제완화 움직임…CDMO 기대감

"앞으로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이 불필요하거나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더벨을 만난 김 상무의 자신감 포인트는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추진하는 제약사 수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에이프로젠은 이에 발맞춰 CDMO 파트너로서 역량을 보일 기회가 왔다.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작년 말부터 '컨셉페이퍼' 발행 및 워크샵 개최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을 축소시키는 방향을 논의 중이다. 2026년에는 가이드라인 개정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규제완화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낳는다.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에 1000억원대의 개발비가 소요되는게 일반적이다. 이를 축소해 진행하는 것만으로 막대한 개발비를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이달 업데이트된 FDA 가이드라인 초안은 바이오시밀러에 긍정적인 시선이라 규제완화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해당 내용은 2019년 '상호교환성' 허용 후 안전성 및 유효성 이슈가 없었다고 적시했다. 오리지널의약품 처방에 바이오시밀러 '대체조제'를 가능케 한 결정이 옳았다는 얘기다. 상호교환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도 간소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상무는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대다수의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 영역에 뛰어들 확률이 높다"며 "다만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짓는데만 수천억원이 필요하고 유지관리도 어렵기 때문에 CDMO에 위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에이프로젠은 오송에 위치한 공장에서 연간 최대 3000킬로그램의 항체의약품 생산능력이 있다. 공장 건축비용에는 5700억원을 들였다. 세부적으로 건설비 5200억원, 미국 cGMP 컨설팅 비용 500억원을 투자했다. 선제적 투자로 마련한 공장에 규제완화가 단비 같은 소식이다.

특히 원가절감에 특화된 기술력을 자랑한다. 하나의 세포에서 많은 단백질이 생산되는 '고효율 세포주'와 배지를 끊임없이 새롭게 주입해 하나의 배양기(리액터)에서 생산량을 증폭시키는 '연속배양(퍼퓨전)' 기술이다.

김 상무는 "물질에 따라 (동사의) 퍼퓨전 기술을 통해 2000리터 배양기 하나로 1만5000리터 배양기 6개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허셉틴 시밀러보다 휴미라 시밀러 우선개발 '전략변화'

규제 흐름에 발맞춰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략도 재수립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아직 상업화한 시밀러 품목이 없다. 허셉틴 시밀러 'AP063'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임상 3상이 불필요하게 될 경우를 고려해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

허셉틴 시밀러는 글로벌 임상 3상을 추진 중이다. 다국가 임상을 위해 순차적으로 나라별 임상승인(IND)을 신청하고 있는 단계였다. 투약은 시작하지 않았다. 규제가 바뀔 경우 1000억원이 넘는 3상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

김 상무는 "투약을 시작했더라면 임상윤리상 중도에 그만둘 수 없고 끝까지 완료해야한다"며 "EMA 규제가 완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자금을 허셉틴 시밀러 3상에 투자하기보다 휴미라 시밀러 1상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프로젠이 개발중인 휴미라 시밀러 'AP096'은 임상 1·3상 시료생산을 앞두고 있다. 2027년 품목허가를 받는게 목표다. 타 경쟁사 대비 속도는 늦을 수 있지만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에이프로젠은 이 외 리툭산 시밀러 'AP056', 아바스틴 시밀러 'AP01', 키트루다 시밀러 'AP03', 듀피젠트 시밀러 'APB16'를 개발 중이나 자금의 효율적 분배를 고려해 휴미라 시밀러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상무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생명과학 학사, 분자생물학 석사, 생화학 박사를 졸업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국립암센터, 미국 NIH에서 연구한 이력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 등에서 총 12년을 재직하고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에이프로젠에는 2022년 합류해 3년째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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