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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로젠 떠난 이승호 전 대표, 고려아연에 새 둥지 김재섭 회장 복귀 이후 회사 떠나…직책은 투자전략본부장

조은아 기자공개 2023-11-17 07:25:5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이승호 전 에이프로젠 및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직책은 투자전략본부장이다. 투자전략본부는 기존에는 없던 조직으로 이 부사장 영입과 함께 신설됐다. 신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고려아연에서 투자 및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고려아연 등에 따르면 이승호 부사장이 10월 에이프로젠을 떠나 현재 고려아연에서 근무 중이다. 이 부사장은 직전까지 에이프로젠과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를 지냈다. 에이프로젠에선 10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에선 8월 사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1973년생으로 연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스탠포드대 대학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모간스탠리에서 10여년 근무하며 굵직한 M&A를 성사시켰다. 2015년 노무라금융투자로 자리를 옮겼고 2020년 초부터 2021년 7월 말까지 한국 IB부문 대표를 맡아왔다. 이후 같은해 8월 에이프로젠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에이프로젠 대표로 선임된 배경에는 김재섭 에이프로젠 회장이 있다. 김재섭 회장은 2006년 에이프로젠을 인수해 바이오 기업 가운데선 첫 유니콘 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그는 2021년 이 부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주면서 에이프로젠의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 부사장은 2015년 모건스탠리 시절부터 김재섭 회장과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사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김 회장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 회사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에이프로젠 사내이사로 복귀했다. 당시 김 회장은 "작년 신규 부임한 이승호 대표가 경영을 전담하게 된 이후 연구개발에만 집중해 왔다"며 "지금도 그 취지에는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이사회에서는 R&D 안건을 다룰 때만 의견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7월 대표이사까지 오르면서 이 부사장과의 역할 분담 필요성이 제기됐고 결국 역할이 애매해진 이 부사장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된다.

마침 고려아연과도 뜻이 맞아떨어졌다. 고려아연은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자원 순환, 이차전지 소재를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 중이다. 2021년 아크에너지를 설립하고 지난해 호주 최대 신재생에너지 개발업체 에퓨론을 인수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자폐기물 관련 기업 이그니오도 인수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핵심으로 불린다. 자회사 켐코는 LG화학과 내년까지 연산 2만톤 규모의 전구체(양극재 중간원료) 공장을 짓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 생산능력을 늘리기 위해 자회사 케이잼에 7365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현재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 외에도 신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의 개별 기준 현금성자산은 상반기 1조 355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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