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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은 지금]사업형 '지주사' 전환 삼표산업, 계열사 지원 여력 확보①지난해 모회사 ㈜삼표 역합병, 그룹 정점으로…현금자산 1000억 이상, 신규 투자 개시

김동현 기자공개 2024-07-08 16:20:42

[편집자주]

연탄·골재운송사업에서 시작해 콘크리트, 레미콘, 시멘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삼표그룹이 오너 3세 시대를 준비하며 변화하고 있다. 건설 기초소재 전반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재계 순위 84위(2024년 공정위 지정 기준)로 성장했지만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성과로 평가하긴 어렵다. 이에 삼표그룹은 로봇주차, 부동산개발 등으로 신사업 범위를 확장 중이다. 더벨이 삼표그룹의 기존 건설소재와 신사업 계열사를 분석하며 그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7월 삼표그룹은 레미콘 사업회사 삼표산업이 지주사 ㈜삼표를 역합병하며 계열사 지분구조에 변화를 시도했다. 2013년 ㈜삼표의 레미콘 사업부문이 삼표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물적분할하며 설립된 지 10년 만이다. 당시 사업회사의 지주사 역합병의 배경을 놓고 오너 3세인 정대현 부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개편이라는 해석이 붙었다.

그룹 정점에 선 삼표산업의 정 부회장 측(개인 지분 및 개인회사 에스피네이처 지분) 지분율은 23.45%로, 합병 전 ㈜삼표 지분율(30.77%)보다 오히려 낮다. 그러나 합병으로 1000만주가 넘는 자사주(44.73%)가 발생했고, 다른 기업과의 자사주 교환 등의 방식으로 향후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지배력 측면에서뿐 아니라 삼표그룹이 구조 재편의 이유로 내세웠던 '시너지 창출' 효과도 어느 정도 윤곽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삼표가 그룹 지주사로서 투자 사업을 담당해야 했지만, 제한된 자금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다. 양사 합병으로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 삼표산업은 자체적인 사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계열사 투자·지원 여력을 확보했다.

◇지주사 올라선 삼표산업, 현금성자산 10배 증가

2013년 삼표산업을 물적분할하며 지주사로 전환한 ㈜삼표는 자회사인 삼표피앤씨(철도 건설), 삼표산업(레미콘), 엔알씨(골재), 삼표시멘트(시멘트) 등으로부터 올라오는 배당을 통해 현금을 창출했다. 삼표정보시스템, 대원 등을 흡수합병하며 계열 물량을 기반으로 한 자체 사업도 보유했다.



연간 3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내던 회사이지만 별도로 보유하던 현금성자산은 많지 않았다. 동양시멘트(현 삼표시멘트) 인수를 위해 설립했던 특수목적법인(SPC)인 삼표에스씨까지 2017년에 흡수합병하며 지주사 중심의 사업회사 구조를 완성했지만 ㈜삼표의 별도 기준 보유 현금자산은 줄곧 100억원 아래에 머물렀다.

㈜삼표의 현금성자산이 100억원을 넘겼던 해는 2019년(279억원)과 2022년(112억원) 등 단 두차례뿐이다. 2015년 5000억원 규모의 장·단기 차입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해 동양시멘트 주식 취득에 46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쓰는 등 건설 기초소재 사업의 수직계열화에 주력했다.

삼표그룹이 2020년대 들어 기존 건설 소재 사업에서 벗어나 신사업 투자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했지만 보유 현금자산이 부족한 ㈜삼표가 나서는 데는 제한이 있었다. 삼표산업과 합병은 기존 자회사 배당수익과 레미콘 사업 기반의 현금 창출, 차입 여력 확보 등 재무적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는 방안이 됐다.

실제 2022년 112억원뿐이었던 ㈜삼표의 현금성자산은 지주사 삼표산업으로 재출범하며 지난해 1320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삼표산업은 연말에 진행한 3자 배정 유상증자(우선주 388만주, 1500억원), 자회사 배당수익(169억원), 자체 제품매출 3249억원 등을 통해 현금을 창출했다.

종속기업이 지배기업을 합병한 사업결합으로 지배기업이었던 ㈜삼표를 합병법인으로 해 역합병 회계처리를 적용. 이에 따라 비교표시 되는 전기 재무제표(2022년까지)는 ㈜삼표의 개별 재무제표(출처=삼표산업 감사보고서)


◇신규 편입 2곳, 신사업 주체될까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 동안 삼표그룹 계열사는 총 17곳 순감했다. 정도원 회장의 장인인 고(故) 이상순 일산실업 명예회장 일가의 일산실업 등 계열사 20곳이 별도의 경영권을 인정받아 친족 분리됐다. 삼표산업에 흡수합병되며 소멸한 ㈜삼표까지 포함하면 21곳이 그룹에서 제외됐다.

새롭게 그룹에 편입된 계열사는 총 4곳이다. 올해 상반기 설립된 유형개발과 에스피레미콘은 각각 정대현 부회장과 에스피네이처가 지분 100%씩을 보유한, 사실상 정 부회장의 개인회사다. 나머지 2곳(㈜삼표, 에프티에스)은 삼표산업이 신규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9월 편입된 ㈜삼표는 소멸한 지주사 ㈜삼표와 달리 콘크리트·레미콘 등 기존 삼표산업의 사업을 영위한다. 반면 올해 1월 출범한 에프티에스는 산업용 기계·장비 등 중대형 장비·기술·인프라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 이후 6개월도 되지 않은 지난 5월, 삼표산업은 에프티에스의 주주배정 증자에 참여해 20억원을 내려보내기도 했다.

앞으로 삼표산업이 주체가 된 신사업 범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소멸된 ㈜삼표를 합병하기 전부터 삼표산업은 자회사를 통해 부동산개발 사업에 뛰어들었고 기계·장비 도매업을 담당한 에프티에스와 같은 신규 출자사도 생길 수 있다.

이를 관리하기 위해 삼표산업은 2명의 각자대표 체제를 이뤄 한명은 기존 사업에 집중하고 다른 한명은 재무 및 신규 투자사업 관리를 맡기고 있다. 현재는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출신의 이종석 대표와 에스원 경영지원실장 출신의 박준성 대표가 대표직을 수행 중이다. 이중 박 대표는 지난해 3월까지 에스원 사내이사로 활동하다 올해 2월 삼표산업에 영입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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