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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밸류업 점검]지분구조 변동이 만든 이사회 독립성⑤한진 지분 확보 후 기타비상무이사 확대…지배구조 준수율 상승세

김동현 기자공개 2024-09-23 08: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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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 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정유를 넘어 종합 석유화학사로 거듭나고 있는 에쓰오일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밸류업에는 정량화가 가능한 재무 지표 외에도 정성적으로 서술해야 하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목표도 포함된다. 기업 거버넌스 차원에서 회사가 개선 중이거나 개선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이를 기재하도록 권고한다. 2019년 공시하기 시작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다.

에쓰오일의 경우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80%(2022년)까지도 오르며 자산 2조원 이상의 동급 상장사 평균(62%)보다 높은 준수율을 기록 중이다. 기업 의사결정의 핵심인 이사회 지표가 일부 미진해 보이긴 하지만 자체적인 정책 마련을 통해 이를 보완했다.

에쓰오일 이사회는 2007년 이후 사내이사 1인, 기타비상무이사 4인,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사회 의장직도 사내이사나 기타비상무이사가 맡지 않고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한다. 이러한 이사회 구조는 회사 지분구조의 변화로 완성됐다.

현재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사우디 국영회사 아람코의 자회사 Aramco Overseas Company B.V.(AOC)다. 1991년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지분율을 34.97%에서 2015년 63.41%로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두차례의 이사회 구조 변화가 생겼다.



2006년까지 에쓰오일 이사회에는 기타비상무이사가 1명뿐이었다. 아람코·AOC 전직 임원이 에쓰오일 상근 등기임원 및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8명 등이 이사회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사회 구성원만 14명으로 꾸려졌다. 전직 아람코 임원이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한 사례로, 전체 이사회 임원 중 아람코와 비(非)아람코 임원이 각각 동수로 유지됐다.

다만 2007년 한진에너지가 에쓰오일 자사주를 매입, 2대주주(28.41%)로 올라선 뒤에는 아람코 측 사내이사가 빠지고 한진 측 기타비상무이사가 채워지며 외형상 지금의 구조를 완성했다. AOC 임원 출신의 사미르 투바이예프 당시 대표이사가 유일한 사내이사로 남았고 고 조양호 회장을 비롯 한진 측 인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진입했다. 이때부터 사내이사 1인에 기타비상무이사 4인, 사외이사 6인의 이사회 구조가 유지됐다.

또 한차례의 변화는 마찬가지로 지분구조 변동으로 일어났다. 2015년 AOC가 한진에너지의 에쓰오일 지분 전량을 매입하며 한진 측 임원이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아람코 측 인사가 채웠다.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조 회장이 맡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직도 사외이사에게 넘어갔다.

에쓰오일의 이사회 독립성은 이렇듯 지분구조 변동 속에 이뤄졌다. 이후 전·현직 아람코 임원이 사외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동하며 현재 사외이사는 외부 출신 전문가로만 운영되고 있다.

2023년 준수율은 핵심지표 변화의 영향으로 일부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현금 배당 관련 예측가능성 제공 △이사회 구성원 모두 단일 성(性)이 아님 등을 추가하고 대신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등 항목을 핵심지표에서 삭제했다.(자료=에쓰오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준수 현황)


에쓰오일은 2019년부터 자산 1조원 이상의 기업에 의무화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상 핵심지표 준수율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 중이다. 공시 첫해(2018년 기준)에는 전체 15개 지표 중 10개 지표만 만족해 준수율 67%를 기록했지만 2020년 73%, 2022년 80% 등으로 준수율을 점차 끌어올렸다.

이중 이사회 관련 지표(총 5개)만 떼놓고 보면 에쓰오일은 같은 기간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운영' 및 '집중투표제 채택' 지표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 대신 내부적으로 대표이사 부재 시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운영총괄 담당 임원(현재 박봉수 사장)이 역할을 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이와 별개로 최근 주주소통 강화 흐름 속에 소액주주 대상의 별도 행사 개최도 검토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에쓰오일은 2011년부터 분기별 실적 컨퍼런스콜 내용(IR 자료 및 녹음파일)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등 상대적으로 IR 공개에 적극적이다. 여기에 더해 소액주주 대상의 별도 행사 개최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추후 사안에 따라 소액주주와의 소통 범위도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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