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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주총 끝나고도 못 연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력 문제였다모녀 측으로 돌아선 캐스팅보터 신동국 회장, 경영진 재편도 또 미궁 속

차지현 기자공개 2024-07-05 08:02:37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4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한미약품이 우여곡절 끝에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도 보름이 지나도록 이사회를 열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너가 장남 임종윤 사장이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했던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너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터였던 인물이 돌연 마음을 바꾸면서 경영진 재편에 대한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미약품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건 지난달 18일, 이로부터 보름이 지난 이달 4일 현재까지도 이사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주총 직후 이사회를 열고 임종윤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어야 한다. 현재 임종윤 사장은 중국에 체류 중인 상황으로 이번 주말 귀국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한미약품 이사회 개최가 늦어진 이유를 두고 여러 풍문이 돌았다. 이사회 의장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당일 오전 이사회 개최 연기를 요청했다는 얘기부터 임종윤·종훈 사장과 반대편에 선 송영숙 회장이 이사회 개최를 저지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송 회장 및 임주현 부회장과 손을 잡기로 했다는 소식이 3일 전해지면서 결국 이사회가 미뤄진 배경에 대해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3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2%, 한미약품 지분 7.72%를 보유한 신 회장은 그룹 오너가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종훈 사장 측을 지지해 왔다.


신 회장이 언제 마음을 바꿨는지 정확하게 가늠하긴 어렵다. 하지만 한미약품 주총 때 이미 송 회장과 물밑에서 논의를 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총 현장에 임종윤·종훈 사장은 물론 신 회장, 그리고 사외이사 후보까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도 이사진 간 갈등 때문이었을 걸로 보인다.

실제로 송 회장과 신 회장 그리고 임주현 부회장까지 3자의 의결권공동행사약정 계약은 송 회장과 신 회장의 단 둘의 협상으로 맺어졌다. 임주현 회장은 더벨에 "어른들끼리 논의한 것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를 감안하면 송 회장과 신 회장의 교감은 상당시간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미사이언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1~2주 만에 모녀와 신 회장 간 계약이 이뤄졌다"며 "계약 작업은 양사 합의가 이뤄진 다음에 진행하는 만큼 그 전에 이미 논의를 끝냈을 것"이라고 했다.

형제 편에 섰던 신 회장이 갑작스레 노선을 선회하면서 향후 한미약품 경영진 재편도 오리무중 상태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달리 한미약품 이사회의 경우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측 인사가 수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신 회장까지 입장을 바꾸면서 이사진 구도는 형제 측과 모녀 측이 7대 3 전열이 됐다.

사실상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측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다시 쥐게 될 수 있는 만큼 새로운 이사 선임을 위해 이사회를 여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사해임은 특별결의 사항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별결의는 출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 발행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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