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민자사업 점검]DL이앤씨, 토목 이익률 6%대 달성한 비결은사업성 관리 중점, 적극적 제안도 한몫…선별 수주 여파, 매출·수주잔고 감소세
이재빈 기자공개 2024-07-18 07:46:41
[편집자주]
공사비 상승 여파가 사회기반시설(SOC) 조성 사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가뜩이나 이익률 낮은 토목 분야 수익성 악화 탓에 건설사들은 사업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위례신사선 등 이미 사업 시행자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민자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6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비롯해 다수의 민자사업 트랙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는 DL이앤씨는 현재도 활발하게 신규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충청권광역급행철도(CTX)와 서평택~봉담 고속도로, 중봉터널 등이 DL이앤씨의 제안으로 사업 추진이 검토되고 있다. 민자사업 사업시행자를 선정할 때 제안사에 가산점이 부여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실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토목 분야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적극적인 수주에 나설 수 있는 배경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 관리가 꼽힌다. 설계변경을 통한 도급 증액 등을 바탕으로 사업성을 관리하면서 토목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에도 6%를 상회했다. 다만 토목 부문 수주잔고가 10년래 최저치임을 감안하면 지속적인 수주가 필요한 상황이다.
◇GTX-A 비롯해 다수 사업 주간, CTX·서평택~봉담 고속도로 '추진'
DL이앤씨가 최근 수행한 민자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업은 GTX-A노선이다.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와 화성시 동탄2신도시 사이 8.13㎞를 잇는 대심도 철도로 지난 3월 수서~동탄 구간이 먼저 개통됐다.
GTX-A는 전체 사업비가 5조7506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민자 투입 규모는 3조6157억원으로 운정역~삼성역 구간에 투입됐다. 민자구간에 책정된 공사비는 2015년 기준 3조3641억원이다. DL이앤씨는 2018년 민자구간을 수주한 컨소시엄에 건설 주간사로 참여했다. 시공지분은 32%를 보유하고 있다.
DL이앤씨는 2022년 개통된 서울경전철 민자사업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다. 서울 남부 관악산역부터 여의도 남부 샛강역 사이 7.76㎞를 잇는 노선이다. 2016년 실시협약 기준 총 공사비는 5606억원으로 책정됐다.
전체 1~3공구 중 DL이앤씨는 보라매역과 도림천 승리교 사이 구간인 2공구와 차량기지를 수주해 단독 시공했다. DL이앤씨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2공구 공사비는 1779억원이다.
신월여의지하도로와 상주영천고속도로도 DL이앤씨 주도로 시행된 민자사업의 결과물이다. 각각 2021년 4월과 2017년 6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DL이앤씨의 지분율은 18%, 22.57%다.
DL이앤씨는 다수의 민자사업 수행 이력을 바탕으로 추가 민자사업 수주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주요지역 숙원 프로젝트에 대해 민자사업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수주에 나서는 중이다. 사업을 최초로 제안한 DL이앤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가산점을 받는다. 이들 사업이 DL이앤씨의 실제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에 CTX 최초제안서를 제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전과 세종, 청주를 잇는 CTX는 지난 1월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지방권 광역급행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총 6년에 걸쳐 5조원 이상의 민간자본과 국비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2025년 하반기 민자적격성 조사 통과를 거쳐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사업자 선정 공고가 예정돼 있는 서평택~봉담 고속도로도 DL이앤씨 제안으로 시작된 민자사업이다. 2021년 제안됐으며 민자적격성조사에서 경제성은 기준치를 만족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평택시 포승읍과 화성시 정남면 사이 25.9㎞를 잇는 도로로 총 사업비는 1조1307억원이다.
자회사 DL건설은 인천 중봉터널 민자사업을 제안한 상태다. 인천 서구 경서동과 왕길동 검단신도시를 잇는 대심도 지하도로다. 총 연장은 4.57㎞이고 총 사업비는 3551억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적격성조사를 통과한 상태로 제3자 제안공고와 실시협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이 예정돼 있다.
◇공사비 상승에도 영업이익률 개선세, 수주잔고 10년래 최저 수준
민자사업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토목 부문은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주요 건설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분야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부터 실시협약 체결, 착공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민자사업의 특성으로 인해 공사비 급등의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최근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을 포기한 위례신사선도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이 사업 무산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DL이앤씨가 다수의 민자사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는 까닭은 토목 부문에서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DL이앤씨의 연결기준 토목 부문 매출은 1조36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7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6.43%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시공사가 토목 부문에서 간신히 손익분기점(BEP)을 맞추고 있음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누적공사 기준으로도 토목 부문의 수익성이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누적공사수익은 6조5151억원, 누적공사이익은 6493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9.97%로 10%에 육박하고 있다. 누적공사 기준 영업이익률은 2021년 8.99%, 2022년 9.17%에서 꾸준히 개선되는 중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설계변경 도급증액 등으로 원가율을 개선하고 수익성이 담보된 우량 프로젝트에 선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원가 개선과 품질하자 경감 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토목 부문의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규모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2021년 1조5043억원이었던 DL이앤씨의 토목 매출은 2022년 1조3372억원, 지난해 1조365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7%에서 17.8%, 16.6%로 감소했다.
2020년을 전후로 토목 부문 수주액이 급감하면서 일감이 줄어든 여파다. DL이앤씨의 토목 부문 연간 수주액은 2017년 2조130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까지 부진을 지속했다. 연도별로는 2018년 1조5247억원, 2019년 1조3715억원, 2020년 1조5183억원, 2021년 1조1211억원, 2022년 9193억원 등이다. 다만 지난해에는 1조9745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수주잔고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연말 기준 토목 수주잔고는 2017년 6조605억원에서 △2018년 5조214억원 △2019년 5조706억원 △2020년 4조5950억원 △2021년 4조2692억원 △2022년 4조30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말 수주잔고는 4조228억원으로 최근 1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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