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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cy Radar]거래소 이사장, '유니콘' 6개사 왜 불러모았나무신사·컬리·직방 등 CEO 초청해 국내 상장 장점 강조…네이버웹툰·야놀자 나스닥행 의식

안준호 기자공개 2024-08-02 15:33:01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1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들을 불러 모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개 유니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국내 상장의 이점을 설명하고 유니콘 기업 특례 트랙을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정 이사장의 행보의 배경으로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을 꼽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 6월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유니콘 기업 가운데 야놀자 역시 미국행을 추진 중이다. 상장 유치 역시 거래소의 주된 업무인 만큼 이사장이 직접 나서 한국 상장의 이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보 이사장, 6개 유니콘 CEO 초청…한국 상장 이점 '역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은보 이사장은 지난달 30일 국내 주요 유니콘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사장이 직접 주재한 가운데 메가존클라우드·무신사·비바리퍼블리카·아이지에이웍스·직방·컬리 CEO들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유니콘 기업을 위한 거래소의 상장 정책이 주된 의제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CEO들역시 상장 준비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유니콘 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원활히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비상장 기업 대상 간담회가 새로운 행사는 아니다. 본래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가 각각 예비 상장사 CEO나 임원 대상으로 비슷한 성격의 행사를 정례적으로 진행해 왔다. 다만 이사장 주재로 유니콘 기업만을 모아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사례는 손병두 이사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21년이다. 당시에도 6개 유니콘 기업 대표들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했다. 배경은 2021년 3월 있었던 쿠팡 미국 본사(Coupang LLC)의 나스닥 상장이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 대표 기업이었던 만큼 거래소 입장에선 외국행이 마뜩찮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당시 거래소는 유니콘 상장 활성화를 위해 증권사 CEO 대상 간담회도 별도 개최했다. 대표이사부터 기업공개(IPO) 총괄 임원들이 모였다. 이 행사를 주재한 손 전 이사장은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도미노 현상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팡에 이어 컬리, 야놀자 등이 미국 상장을 추진했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이후 거래소는 유니콘 상장을 돕기 위해 유가증권시장에 기준시가총액 단독 요건(유니콘 특례)를 신설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일 경우 형식적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하는 트랙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CEO들이 지난달 30일 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앞즐 왼쪽부터 이승건 대표(비바리퍼블리카), 이주완 대표(메가존클라우드), 마국성 대표(아이지에이웍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슬아 대표(컬리), 박준모 대표(무신사), 안성우 대표(직방).
◇네이버웹툰 美 상장, 야놀자 나스박행 등 배경으로 거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정은보 이사장의 간담회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쿠팡이 네이버웹툰, 야놀자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야놀자는 지난 2월 델라웨어주에 100% 출자 법인(Yanolja US LLC)을 설립했다. 이와 함께 뉴욕증권거래소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 역시 배경으로 거론된다. 네이버 웹툰사업부가 2017년 분할해 설립된 곳이다. 지난 6월 모회사이자 북미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나스닥에 데뷔했다. 애초에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던 만큼 미국행이 자연스러웠다는 평가다. 주가 역시 상장 직후 하락한 뒤 상승하며 안정화되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기업이고, 국내 자본시장에 상장했다면 ‘중복상장’ 아니냐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굳이 논란을 감수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고민 없이 나스닥 상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 모인 6개 기업에게도 ‘미국행’이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 증권업계에선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의견도 있다. 상장 자체가 목적이면 오히려 나스닥이 쉽기 때문이다. 투자자 주목을 끌기 어렵고, 유지비용도 크지만 상장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앞선 관계자는 "상장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 난이도가 높아서 그렇지 입성 자체는 국내보다 오히려 쉬운 편"며 "만약 투자유치 당시 맺은 주주 간 계약 때문에 상장을 추진한다면 미국을 고려하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재무적 상황이나 사업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거래소 입장에서는 가급적 국내 자본시장에 상장하고 그 과실이 국내 투자자에게도 배분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며 "실제 어떤 시장에 상장할 것이냐는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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