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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KCGI는 왜 'PBR 1.7배'로 베팅했나성장 자신감+저평가 부동산…본사 사옥 장부가 123억, 시장가 1000억 이상

안정문 기자공개 2024-08-07 07:00:4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시장의 예상보다 한참 많은 자금을 한양학원에 지불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기업가치 증대를 통해 더 많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KCGI는 올해 한양증권의 자본이 6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저평가된 보유 부동산, 실적성장 가능성 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영업자산으로 분류되는 여의도 본사는 장부가액 대비 최소 8배가 넘는 시장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한양증권의 가파른 자본성장도 KCGI 베팅의 근거로 분석된다. KCGI는 외부 투자자과 함께 지분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양증권에 PBR 1.7 배팅, 부동산과 실적에 기대

KCGI는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 2일 선정됐다. 한양학원과 KCGI가 한양증권 SPA(주식매매계약)를 맺기까지는 적어도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사 등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KCGI 측은 한양증권 회계 실사를 딜로이트안진에 맡긴 것으로 전해진다. 안진은 매도자인 한양학원의 실사도 도왔다. 양측의 실사를 담당하는 팀은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에 대한 KCGI의 의지는 가격에서 드러난다. KCGI는 2023년 자본 기준 PBR 1.7배가 넘는 금액을 써냈다. 이는 시장이 전망했던 PBR 1배 안팎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KCGI는 "2024년말 예상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과거 증권사 PBR 거래 배수의 상단 정도로 합당한 수준"이라며 "최근 10년 증권사 지분 거래에 쓰인 PBR 범위는 0.66배~1.36배"라고 설명했다.

과거 증권사 거래에 쓰인 PBR 상단인 1.36을 기준으로 역산해보면 KCGI는 올 연말 한양증권이 6122억원의 자본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1200억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KCGI는 가격의 구체적 근거로 우선 저평가된 한양증권의 보유 부동산을 꼽았다. 올 1분기 기준 투자 부동산 중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소재한 건물의 취득원가는 26억4200만원, 공정가치는 159억7100만원 수준이다.

영업자산으로 분류된 여의도의 한양증권 본사 사옥이 KCGI가 거론한 저평가된 보유 부동산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고 평가된다. 이 사옥의 토지 및 건물의 장부가액은 122억6100만원이다. 두 건물을 매각하게 된다면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이 기대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주위의 건물들을 살펴봤을 때 한양증권 본사의 시장가치 감정가는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이 나올 것"이라며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을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봤다. 세일앤리스백은 기업이 보유 자산을 매각한 뒤 재임차해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동시에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다.

한양증권의 실적도 향후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올해 세전이익 520억원을 목표로 내놨는데 상반기 350억원 정도를 거두며 67%를 채운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한양증권은 임재택 사장이 대표에 오른 이후 영업이익 성장에 힘입어 2018년부터 6년에 걸쳐 유상증자없이 자본 규모를 2000억원 넘게 늘렸다.

임사장 취임 이후 늘어난 자본 규모, 보유 부동산의 장부가 및 공정가 차이, 지난해 말 기준 자본 규모 등을 모두 더하면 KCGI가 매긴 한양증권의 몸값과 비슷한 8000억원 안팎의 수치가 나온다.

◇한양증권 구성원 달래기 나서...KCGI운용 등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노려

KCGI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한양증권의 구성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우선 메리츠자산운용 인수 후 지난 1년간 단 한명의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한양증권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양증권 노조는 지난달 22일 입장문을 통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매각을 해야 한다면 매각 과정에서 최우선 과제로 회사와 직원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직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이 승계돼야 하며 새로운 대주주의 건전한 노사관과 윤리성과 같은 적격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추가로 재매각 여부에 대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KCGI는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의향을 확인했다. 펀드를 조성해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면 4~5년 이후 만기가 도래했을 때 이들의 엑시트에 대응해야 한다. 업계에선 배당, 만기 투자자 지분 매입 등 여러 옵션이 가능하다고 바라봤다.

KCGI측은 "한양증권을 핵심 자산으로 삼고 KCGI, KCGI자산운용, KCGI대체운용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글로벌 주요 금융회사로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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