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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메모리 레이스]HBM 선두와 추격자, 'AI 거품론' 정면돌파6세대 판도 결정할 5세대, 최신 메모리 투자 기조 유지

김도현 기자공개 2024-08-09 10:31:58

[편집자주]

메모리 시장에 차디찬 겨울이 지나고 따사로운 봄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해 희망의 아이콘이었던 HBM을 필두로 DDR5, eSSD 등 기존 제품까지 살아나면서다. 양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례 없는 불황을 겪으면서 더욱 단단해진 모양새다. 다만 이전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SK하이닉스에 HBM 주도권을 내준 삼성전자의 압도적 선두 지위가 흔들렸기 때문이다. 올해 자존심 상한 삼성전자와 자신감 붙은 SK하이닉스 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메모리 레이스'를 추적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때아닌 인공지능(AI) 수요 정체(캐즘) 우려로 반도체 업계에 대한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 '블랙웰' 출시 지연 가능성까지 더해져 해당 이슈에 불이 붙은 상태다.

다만 AI 반도체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관련 투자 및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면서 앞서 세운 로드맵을 이행하고 있다. 전례 없는 메모리 감산에 돌입했던 작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AI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은 고객과의 소통을 통한 결과물이다. 예상된 수요가 아닌 보장된 수요를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확산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배경이다.

◇계속되는 '통과' 소문, 결국 증명해야 하는 건 삼성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엔비디아향 5세대 HBM(HBM3E)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끝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HBM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8단, 12단 HBM3E 양산에 돌입하는 것이 목표다. 당초 계획한 상반기 공급은 무산됐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루 전 로이터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8단 HBM3E 퀄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사실무근'이라면서 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연이은 루머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태다.

삼성전자의 업계 최소 두께 'LPDDR5X'

실제로 아직 HBM3E 납품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램프업을 통해 생산능력(캐파)은 마련해뒀지만 고객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탓이다. 삼성전자가 공언한 대로 3분기 중 양산이 개시될지가 관건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연내 HBM3E 납품에 들어가야 내년부터 물량을 대폭 늘릴 수 있다. 이를 통한 레퍼런스가 쌓여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6세대 HBM(HBM4) 경쟁에서도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HBM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는 겸허한 자세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현재 수세 몰린 상황을 인정하고 이를 뒤집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단계다.

올 2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들뜨지 않았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은 5월 취임사 이후 처음 내놓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이번 호성적은) 근본적인 경쟁력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다.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 없으면 지난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저전력 D램(LPDDR),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을 준비하면서 HBM 부진을 만회하고자 한다. 이달 6일에는 0.65밀리미터(mm)의 12기가바이트(GB) 및 16GB LPDDR5X 양산 소식을 전했다. 이는 업계 최소 두께 및 크기 제품이다.

선폭이 12나노미터(nm)급인 LPDDR D램을 4단으로 쌓아 전작 대비 두께 약 9% 감소, 열 저항 약 21%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메모리다.
SK하이닉스 이천 HBM 생산라인 점검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천 재차 방문한 최태원, 미 보조금 확보 눈앞

SK하이닉스도 HBM 선두에 안주하지 않고 경쟁력 유지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았다. 올해만 2번째로 확실하게 SK하이닉스에 힘을 실어준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곳에서는 올 3월부터 8단 HBM3E가 양산되고 있다. 12단 HBM3E는 올해 3분기,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최 회장은 AI 거품론에 대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해외 빅테크들이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리더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AI 시대 D램 및 낸드, 포스트 HBM 등 미래 사업 강화 방안에 대해 장시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역시 7일 임직원 대상 행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인디애나주 반도체 패키징 생산기지 투자 관련 직접보조금(4억5000만달러)과 대출 지원(5억달러)을 받게 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각) 양측은 관련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했다. 미국 재무부는 SK하이닉스 미국 투자에 대해 금액의 최대 25%까지 세제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생산기지에서 AI 메모리를 차질 없이 양산할 수 있도록 건설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첨단 패키징 라인 구축을 위해 38억7000만달러(약 5조33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PMT가 현실화하면 20% 이상 투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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