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매니저 프로파일]한국·인니 이어주는 개척자 '최재유 인디스캐피탈 한국 대표''인니 유일' 한국인 크레딧·에퀴티 펀드 운용역, 한국 LP 펀딩 담당

남준우 기자공개 2024-09-02 08:23:2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30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디스캐피탈(Indies Capital)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전문 투자 운용사로 인도네시아에 크레딧(Credit)과 에퀴티(Equity)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유일한 하우스다. 전체 운용자산(AUM)만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지에서 대표적인 PE 하우스인 노스 스타(North Star)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최근에는 한국 시장과도 접점을 이어가며 펀드 레이징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최재유(영문명 Ethan Choi, 사진) 한국 사업부 대표가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유일한 한국인 운용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삶은 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며 성과를 내는 '개척가 정신'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 대표는 한국 시장과 인도네시아 시장을 잇는 가교로 활동하며 국내의 다양한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들과 협업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장 스토리 : 힙합 프로듀서에서 PEF·크레딧펀드 운용역까지

'인도네시아 현지 투자사의 유일한 한국인 운용역'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최 대표는 여타 국내 운용역들과는 사뭇 다른 길을 걸어왔다. 그의 첫 사회생활 이력은 음악 프로듀서였다.

'J-Win a.k.a Dyno-Soul'이란 이름으로 국내에서 힙합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에픽하이를 발굴하여 데뷔 앨범을 제작했으며, 다이나믹 듀오, CB Mass, 드렁큰타이거 등 국내 유명 힙합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음악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약 3년간의 프로듀서 활동을 뒤로하고 대학교를 마친 뒤 2006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금융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업분석팀과 IB본부 등에서 근무하면서 투자업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기업분석팀에서는 상장 주식을 탐구했다면, IB본부로 옮기면서는 비상장사 인수 등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다만 리만 사태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진행 중이던 수 많은 프로젝트들이 중단됐다.

금융 시장이 잠시 주춤하던 사이에 좋은 기회를 얻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AT커니(A.T.Kearney)로 자리를 옮겼다. CDD(사업 실사) 등을 진행면서 PE 시장 진입을 꿈꾸게 됐다.

대다수 PEF 운용역들이 MBA를 다녀왔다는 점을 고려해 그는 2011년 미국 와튼 스쿨 MBA에 입학했다. MBA를 마칠 때쯤 와튼 스쿨에서 개발도상국들의 리크루팅(Recruiting)이 있었다. 나이로비, 몽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 의 다양한 국가의 업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리투자증권 시절 인도네시아 출장을 갔던 경험을 활용해 이력서를 썼고, 현지 투자 회사인 프린시피아(Principia Management Group)에 취업했다. 당시 프린시피아는 인디스캐피탈의 파트너 펀드로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었다. 이때부터 현재 데니 구나완(Denny Goenawan) 인디스캐피탈 대표 등과 인연을 쌓을 수 있었다.

◇투자 스타일과 철학 : 개척자 정신과 끈기

최 대표가 한국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아직 K-pop이 글로벌화되지 않았던 때다. 시간이 흘러 한국 음악이 세계로 뻗어 나가고 초창기 함께 했던 동료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자연스럽게 '미개척 분야 중 내가 열정을 갖고 있는 곳에 진입해 장기적 안목을 갖고 성실하게 꾸준히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개척가 정신'을 깨달았다.

최 대표의 이러한 철학은 커리어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남들은 아직 관심을 갖지 않던 인도네시아에 11년 전 아무런 연고 없이 정착한 것부터가 그러하다. 인도네시아에서 투자 업무를 진행하던 중 내 손으로 직접 회사를 운영해봐야겠다는 자극을 받아 현지에서 공동 창업을 하기도 했다.

그는 2017년 와튼 스쿨 동기인 제이슨 리, 칼슨 라우 등과 함께 현지 최대 공유 오피스 스타트업인 코하이브(CoHive)를 창업했다. 하지만 회사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여정을 거치며 결국 문을 닫았다.

다만 이때 2년 반 동안 국내외 유명 VC들과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 부동산 개발 기업 등으로부터 3000만 달러(한화 약 390억원)를 유치했다. 이때의 경험은 인디스캐피탈에 합류 후 펀딩 업무를 하는데 도움이 됐다.

인디스캐피탈은 2017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운용자산(AUM)이 3000억원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싱가포르 국부 펀드 등 유명 해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했고 최 대표가 국내 펀딩에 참여하면서 국내 LP들로부터도 출자를 받아 성장하기 시작했다.

최 대표는 "인디스캐피탈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자금 유치를 시작했었는데, MBA를 가기 전 증권사와 전략 컨설팅에서의 업무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에서의 첫 펀드레이징을 이끌어 낼수 있었다"며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미래에 대한 철학이 맞아 인디스캐피탈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1 : M&A 자문 업무 그리고 GP와 LP 경험

최 대표는 20년 가까이 자본시장에서 몸담았던 만큼 그는 다양한 투자 업무를 경험해왔다. 우리투자증권에서 주니어 시절이던 2008년, 웹젠을 NHN에 매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당시 팀이 운영하던 PEF '마르스 2호 펀드'가 투자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을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에 3500억원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최 대표는 이때 LP로서 당시 1세대 GP들의 투자 업무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우리투자증권에서 GP와 LP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를 동시에 넓혀 갈수 있었다고 한다.

AT커니 재직 시절에는 국내에서 최초로 스팩(SPAC)을 설립하는 실무팀에 참여했다. 당시 삼성증권이 설립하는 히든챔피언1호스팩에 메리츠증권과 함께 공동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외에 다양한 실사 업무에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 PEF 운용사들과 인연을 이어나갔다. 그가 참여했던 대표적인 딜은 어피니티의 풀무원 투자다. 어피니티는 2011년 유상증자 형태로 풀무원 전환우선주 1000억원을 매입했다. 어피니티는 4년 후 총 1482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랙레코드 2 : '한국 LP 참여' 크레딧 펀드, IRR 15% 이상 유력

인디스캐피탈 합류 후에는 크레딧 투자와 에퀴티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크레딧 펀드의 경우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최 대표는 현재 인디스캐피탈에서 주로 한국 LP들로부터의 펀드레이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디스캐피탈은 그가 펀드레이징을 도왔던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LP들과 접점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 LP들이 출자했던 첫 크레딧 펀드는 펀드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펀드 청산까지 1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내부수익률(IRR) 15%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부분 현금흐름이 좋은 인도네시아 에너지, 인프라, 리테일, 부동산 개발 기업 등에 투자했다. 이를 기반으로 인디스캐피탈은 대체 투자 분야만 놓고보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가장 큰 하우스 중 하나로 발돋움했다. 크레딧 펀드 AUM은 약 6억달러(한화 약 8200억원)에 달한다.

2018년부터는 에퀴티 펀드도 조성하면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에퀴티 펀드 AUM은 약 4억달러(한화 약 5800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트랙 레코드는 인도네시아 현지 호텔 관리 기업인 스위스벨(Swissbel)과 아트오텔(Art'otel)이다. 아트오텔의 경우 투자 시점 이후 실적이 두 배 이상 오르면서 높은 회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과 해외 대형 LP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인디스캐피탈 역시 사세를 키워나갈 수 있었다"며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대체투자, 에퀴티를 막론하고 다양한 투자를 진행 중이며 아트오텔의 경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대형 공동투자 프로젝트 목표

최 대표는 향후 인디스캐피탈에서 한국과 인도네시아 투자자들과 협업하고 시너지를 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일차적으로는 현재 모집 중인 4호 크레딧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 모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내년쯤 한국과 규모 있는 co-GP 펀드 조성과 공동 투자 프로젝트들도 계획 중이다.

이번 펀드의 목표 금액은 2억5000만 달러(한화 약 3300억원)다. 최근 1차 클로징을 마쳤는데 이미 70% 가량 펀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하나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이미 출자를 확약했다. 국내 기관투자자(LP) 외에도 싱가포르 국부펀드, 미국 연기금 등을 주요 LP로 확보했다.

연말까지 최종 클로징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인도네시아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국내 LP들과 꾸준히 소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LP들의 여건 상 국민연금 등 대형 기관들은 아직 인도네시아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개발도상국이라는 타이틀에 따른 국가 신용등급 등 몇가지 허들이 존재한다. 그는 대신 인도네시아 시장에 이미 익숙한 국내 SI과 FI들의 참여를 통해 영역을 좀 더 확장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직까지 국내 SI와 인도네시아 현지 FI 간의 공동 투자가 이뤄진 적은 없다. 국내 SI들이 상대적으로 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싶어하더라도 현지 FI의 도움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인디스캐피탈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크레딧과 에퀴티 투자를 병행하는 유일한 하우스인 만큼 경쟁력이 있다.

최 대표는 "국내 SI들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이행하고 싶은 투자가 있어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떨어져 실행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현지 투자 구조 및 규제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한 현지 FI들과 협업 수요가 앞으로 증가 할 것이기 때문에 인디스캐피탈이 개척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