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LG전자 vs 월풀]'이익향유·가치제고' 공통분모…재원 격차 뚜렷[주주환원]⑥월풀, 분기배당과 무기한 자사주 취득 병행…LG전자 '연 1→2회 배당' 진전
박동우 기자공개 2024-09-03 08:09:59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6일 14:4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과 주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한다. 주주들의 투자금을 토대로 사업을 진척하는 만큼 회사는 이익을 주주들과 나누면서 공존한다. 자연스레 최고 의사결정 조직인 이사회 역시 주주환원 정책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된다.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하는 라이벌 LG전자와 월풀의 주주환원책 목표는 '이익 향유'와 '가치 제고'라는 공통분모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정책 이행에 필요한 재원은 격차가 뚜렷한데 월풀이 더 많은 금액을 집행해 왔다.
월풀은 분기배당과 무기한 자사주 취득을 병행하는 중이다. LG전자는 2022년에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처음으로 내놨는데 올해 제2차 계획을 수립했다. 연 1회에서 2회로 배당 횟수를 늘리는 등 진전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월풀, 2024년 4억달러 배당…'주재이사' 주주소통 관리
월풀은 그동안 연례보고서와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주주 이익 향유'로 제시해 왔다. 재무상태와 유동성을 설명하는 항목에서 "역사적으로 강력한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을 활용했다"며 "FCF에서 발생한 자금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할당해 주주들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견고한 투자등급을 유지한다"고 기술한 점이 방증한다.
자금 운용과 결부된 사안인 만큼 주주환원책을 심의하는 권한은 이사회 산하 재무위원회에 부여됐다. 재무위가 이행하는 의무 면면을 살피면 배당정책에 대한 정기 검토, 주식 환매 정책 수립·감독 등의 사항이 명시됐다. 위원회 승인을 토대로 월풀 이사회는 올 2월과 4월에 잇달아 배당 집행 계획을 가결했다.
월풀의 배당 기조는 '분기 지급'에 방점을 찍었다. 마크 비처(Marc Bitzer)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7월에 열린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거의 70년에 걸쳐 배당금을 꾸준하게 집행하면서 증액한 역사를 이어왔다"며 "올해는 분기마다 주당 1.75달러의 배당을 지급하고 주주들에게 총 4억달러(5290억원)를 집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역시 돋보인다. 2021년 4월에 월풀 이사회가 승인한 내용 골자는 종료 시한을 두지 않고 최대 20억달러(2조6440억원)의 자기주식을 사들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 2022년 2월에 20억달러 규모를 추가로 취득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올 들어서는 상반기에만 5000만달러(660억원)를 투입해 45만5952주를 사들였고 앞으로 25억달러(3조304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단순히 주주환원 조치 시행에 그치지 않고 주주와 이사회 소통을 연결하는 창구도 열어놨다. 사외이사들 가운데 선출한 주재이사(Presiding Director)가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월풀은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통해 "적절한 요청이 접수되면 주재이사는 사외이사와 주주간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는 중심점이 된다"고 기술했다. 디어앤컴퍼니 회장을 역임한 사무엘 앨런(Samuel Allen) 사외이사가 현재 주재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LG전자 최소배당기준 도입, 배당성향 상향 '개선책'
LG전자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기본 원칙으로 설정했다. 다만 구체적 이행 방안을 살피면 월풀과 달리 자사주 매입은 채택하지 않고 배당 집행에만 국한했다. 2022년 1월 이후 올 3월에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가 승인한 '제2차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살피면 단연 눈에 띄는 변화는 '반기배당' 실시다. 기존에는 연간 한 차례 결산배당만 지급했으나 연 2회로 배당 횟수가 늘었다.
기본 배당 기준을 수립한 대목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전까지는 실적과 완전히 연동해 배당 수준을 결정했지만 2024 사업연도부터는 연간 주당 배당금이 '1000원'을 넘도록 규정했다. 최소 배당액을 보장해 적절한 수준으로 환원 수혜를 입을 주주 권리를 존중하는 취지다. 배당성향도 끌어올렸다.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20%' 이상에서 2024~2026년 연결 당기순이익의 '25%' 이상으로 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새로 개편된 주주환원책에 따라 올해 보통주 1주당 기준으로 결산배당 800원, 반기배당 500원을 지급했다. 다만 월풀의 연간 배당액 7달러(9280원)와 견줘보면 14% 수준에 그친다. 배당 지급에 들어가는 전체 재원 역시 2349억원으로 월풀의 집행액 4억달러(5290억원) 대비 44.4% 규모에 불과하다.
월풀 사례처럼 주주·이사회 소통을 관리하는 이사를 별도 지정한 내역은 없다. 대신 주주총회에 이사진이 참여해 주주들과 질의응답하는 장을 마련해놨다. LG전자는 올 5월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2024년에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열린 주총'을 주제로 사외이사를 포함해 사업본부장 4명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며 직접 소통하고자 노력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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