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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SNT홀딩스, 오너견제 취약…'차량·방산' 실적 체면치레255점 만점에 114점, 경영성과 3.9점 '최고점'…창업주 맏사위 '대표·의장' 겸직

박동우 기자공개 2024-12-02 08:08:5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5: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NT홀딩스는 중견 기업집단 SNT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지주사'다. SNT그룹은 올해로 출범 45주년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열교환기와 발전설비 제조 본업에 국한하지 않고 무기 납품, 자동차 부품 생산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성공 신화를 이룩했지만 SNT홀딩스 이사회는 선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THE CFO가 2023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사업·분기보고서 등 공개된 자료를 토대로 이사회 평가를 수행한 결과 SNT홀딩스 이사회는 255점 만점에 114점을 획득했다. 창업주의 맏사위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오너 견제에 취약점을 드러내는 대목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6대 부문 중 5개 영역이 1~2점대에 그친 가운데 경영성과 카테고리가 3.9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완성차 메이커 업황 호조와 'K-방산' 열풍 등의 우호적 환경에 힘입어 차량 제조, 중화기 생산에 특화된 계열사 실적이 순항한 덕분이다.

◇5개 부문 1~2점대, 이사회 산하 위원회 '제로'

THE CFO가 SNT홀딩스 이사회 운영 실태를 살펴본 결과 구성 카테고리는 13점, 참여도 항목은 18점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견제기능 13점 △정보접근성 13점 △평가 개선 프로세스 14점으로 집계됐다. 경영성과는 전체 배점 55점 가운데 43점을 시현했다.

영역별 총점을 5점 척도로 조정했을 때 단연 높은 점수를 올린 부문이 경영성과 분야로 3.9점을 기록했다. 전체 11개 문항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지표를 제외한 8개 항목에 최고점을 부여했다. KRX300 소속 비금융사 중 지표값 상·하위 10% 기업 데이터를 배제하고 계산한 평균치와 견줘 20% 이상 아웃퍼폼(Outperform)했다는 의미다.


SNT홀딩스의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8957억원으로 2022년 1조6295억원 대비 16.34%(2662억원) 불어났다. 영업이익 역시 1447억원에서 1790억원으로 23.71%(343억원) 많아졌다. 재무건전성 지표 역시 준수한데 부채비율 38.35%, 이자보상배율 373.17배로 나타난 사실이 방증한다. 전체 차입잔액에서 가용 유동성을 차감해도 8788억원 규모의 순현금을 시현한 점 역시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경영성과가 돋보인 배경은 방산업 팽창, 완성차 메이커들의 사업 호조와 맞물렸다. SNT홀딩스 산하 계열사로는 대공포·기관총 등을 생산하는 SNT다이내믹스, 모터와 변속기용 오일펌프를 위시한 차량 부품 제조에 특화된 SNT모티브 등이 포진해 있다.

반면 6대 카테고리 중 5개 부문은 1~2점대라는 저조한 점수를 받아들었다. 특히 구성과 견제기능 부문이 각각 1.4점에 그쳐 최하점을 기록했다. BSM(Board Skills Matrix)을 수립하지 않았고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드러나지 않는 점 등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사회 내에 위원회를 전혀 두지 않은 대목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다만 SNT홀딩스의 2023년 말 별도 총자산이 4460억원으로 감사위, 사외이사후보추천위 등을 설치하는 의무를 적용받지는 않는다.

◇연간 이사회 개최 '단 5일'…"사외이사 평가, 독립성 저해 우려"

SNT홀딩스 이사회 총원은 4명으로 이뤄졌다.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1인의 단출한 구성을 채택했다. 김도환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데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주요 경영현황 정보를 가장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고 이사회 관련 법령 및 내부규정에 따른 역할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다"며 "보다 효율적인 운영과 신속한 집행을 하기 위함"이라고 기술돼 있다.

김 대표는 SNT그룹 창업주 최평규 회장의 맏사위다. 2007년 최 회장의 장녀 최은혜 SNT저축은행 비상근이사와 결혼하면서 그룹에 합류했는데 현재 △SNT모티브 △SNT에너지 △SNT저축은행 △운해연구원 등의 사내이사로도 등기돼 있다. 이사회 운영을 총괄하는 인물이 오너의 특수관계인이라는 사항을 의식해 SNT홀딩스는 "보완책으로 1인의 사외이사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을 보호하고 있다"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언급했다.


참여도 부문은 2.3점으로 집계됐다. 감사위를 두지 않고 삼일회계법인 출신 송대용 회계사에게 상근감사 직책을 맡긴 대목이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이사회를 단 5일 소집한 점 역시 미흡한 요소였다. SNT홀딩스는 연간 8회 개최로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지난해 2월 6일 하루 동안 2~5회차 회의를 잇달아 연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정기 이사회 안건을 사전에 통지하는 기간의 경우 평균 14일로 나타나 호평을 받았다.

정보접근성 영역은 2.2점을 시현했다. 7개 문항 가운데 주주환원정책 공시 실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 공개를 둘러싼 질문에서 낮은 점수가 부여됐다. SNT홀딩스는 "지주사로서 배당 재원은 자회사 실적에 의존하기 때문에 구체적 배당성향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술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분야는 2점을 기록했다. 사외이사를 둘러싼 개별 평가를 실시하지 않는 점이 감점 사유 중 하나다. SNT홀딩스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서술을 통해 "사외이사 활동에 대한 독립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의 내부 판단과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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