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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대해부]두 천재의 합작품, 엔씨소프트를 일으키다②[탄생]송재경 영입 '신의 한수', 피시방 영업전략 적중…3년새 매출 2억→1000억

황선중 기자공개 2024-09-23 08:10:13

[편집자주]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리니지>가 출시 26주년을 맞이했다. 1998년 9월 출시 이래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용자의 경쟁을 부추기는 특유의 게임 구조 탓에 기존 이용자는 피로감을, 신규 이용자는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리니지>가 엔씨소프트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과연 <리니지>는 엔씨소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책임질 수 있을까.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그 이면에는 두 천재 개발자의 우연 섞인 만남이 있다.

1997년 엔씨소프트 출범 초기 당시 회사의 정체성은 게임보다 일반 소프트웨어 개발사에 가까웠다. 주로 대기업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일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택진 대표(사진)는 창업 직전 현대전자에서 포털사이트 '아미넷' 만들었고, 엔씨소프트는 아미넷을 함께 개발하던 팀원 10여명과 의기투합해서 설립한 회사였다.

하지만 다른 회사의 일을 대신 해주기 위해 엔씨소프트를 창업했던 것은 아니었다. 남들 사이에 끼어서 '조금 더 잘하네' 소리를 듣고 싶던 것도 아니었다. 김 대표는 늘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또한 인터넷이 단순 정보망이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어울리는 엔터테인먼트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출처=엔씨소프트]

때마침 천재 게임 개발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영입에도 성공했다. 당시 송 대표는 넥슨에서 국내 최초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인물로 명성이 자자했다. 그가 넥슨을 떠난 뒤 아이네트에서 새롭게 개발하던 게임이 바로 <리니지>였다. 신일숙 작가가 연재하던 동명의 만화에서 영감을 가져왔다.

하지만 아이네트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리니지> 개발에 부담을 느꼈다. 이때 엔씨소프트가 아이네트로부터 <리니지> 프로젝트를 인수했고 송 대표도 함께 품었다. 송 대표는 김 대표와 같은 1967년생 동갑내기이면서 서울대 1년 후배였다. 김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85학번, 송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이다.

"게임으로 돈이나 벌 수 있습니까?"

물론 <리니지> 출시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개발자금이 필수적이었다. 김 대표는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당시는 게임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전이었다. 김 대표는 살던 집까지 팔면서 어렵사리 <리니지>를 만들었다.

그렇게 1998년 9월 1일 <리니지>는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2년여의 개발기간과 10개월의 공개 베타테스트를 거친 만큼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열풍'을 일으켰던 것은 아니었다. 1998년 9월 출시 이후 4개월간 <리니지>에서 발생한 매출은 2억원에 불과했다.

변곡점은 PC방 확산이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피시방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머지않아 초고속 인터넷망까지 깔렸다. 김 대표는 곧장 지역별 총판 조직을 갖추고 전국 각지 피시방에 <리니지>를 빠르게 보급했다. <리니지>는 피시방 이용자를 빠르게 흡수했고 출시 1년여 만에 국내 최초로 동시접속자 10만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리니지>에서 발생하는 매출도 덩달아 늘었다. 게임 출시 이듬해인 1999년엔 매출 66억원이 발생하더니 2000년에는 559억원으로 증가했다. 그해 7월에는 대만에도 진출하며 해외 매출도 처음 발생했다. 나아가 엔씨소프트 코스닥 상장이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2001년에는 매출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게임 출시 3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하지만 반대로 송 대표와의 연결고리는 느슨해졌다. 게임사업총괄 이사였던 송 대표는 2003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에서 퇴사했다. 이때부터는 김택진·송재경이 아닌 김택진의 <리니지>가 됐다. 송 대표는 엔씨소프트 주식을 처분한 자금으로 엑스엘게임즈라는 회사를 창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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