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모채 '준비하는' SK리츠, IB 접점 넓힌다 DCM 강자 'KB·NH' 인수회사 참여…'익숙한' 파트너도 빠짐없이 합류
이정완 기자공개 2024-09-20 10:03:5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가 올 들어 세 번째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연이은 흥행에 힘입어 1000억원 넘는 발행을 예고하고 있다. IPO(기업공개)를 함께한 익숙한 증권사가 이번에도 빠짐없이 공모채 주관사로 참여한다.눈에 띄는 건 DCM(부채자본시장) 전통 강자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인수단 참여다. 두 하우스는 아직 SK리츠 공모채 발행에서 대표주관 지위를 따낸 적이 없다. SK리츠는 회사채 발행 물량이 늘어난 만큼 향후 차환을 대비해 DCM 파트너를 늘리고 있다.
◇올해 인수회사, 내년엔 주관사 될까?
IB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오는 25일 10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만기 구조는 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으로 정했다. 주문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서도 오랜 파트너를 챙겼다.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SK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2021년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 대표주관사로서 IPO를 이끌었던 하우스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상장 후 유상증자와 공모채 발행에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3000억원 넘는 유상증자를 이끈 뒤 꾸준히 주관사를 맡고 있다. 작년 말 유상증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조달이 이뤄졌는데 힘들 때 도움을 준 하우스를 중용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뉴페이스가 등장했다. NH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SK리츠 접점 확대를 노리던 KB증권도 지난 5월 발행에 이어 재차 인수단으로 선정됐다. DCM 확대를 노리는 대신증권도 인수단에 포함됐다.
변화에는 이유가 있다. SK리츠는 올해만 3390억원 어치 공모채를 발행했다. 지난 2월 990억원, 5월 2400억원을 조달했다. 이번에 최대 15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공모채 발행 잔액이 5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올해 1년물, 1.5년물로 발행한 공모채 상환 일정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2500억원 가량을 차환 발행해야 한다.
결국 KB증권과 NH투자증권 같은 DCM 선두권 증권사와 접점을 넓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그동안은 익숙한 증권사와 발행을 함께하는 것으로 충분했지만 세일즈 역량 강화를 위해 대형 하우스를 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리츠가 내년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미리 인수단에 KB증권, NH투자증권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가 내년 대표주관사단에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활발한' 발행 예고에 IB업계도 '관심'
SK리츠는 이번 공모채 금리 희망 밴드를 개별 민평금리에서 30bp를 빼거나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현재 2년물과 3년물 모두 3.6% 수준에서 민평금리가 형성돼있는 만큼 이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질 예정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담보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달 초 실시한 IR에서도 담보대출 중도상환을 통해 적극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 SK리츠의 담보대출 금리는 낮으면 4% 초반, 높게는 5% 중반으로 형성돼 있다. 회사채 금리가 4% 밑에서 결정되면 중도상환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IB업계에서도 회사채 발행 의지가 큰 SK리츠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SK리츠는 2021년 말까지만 해도 차입금 100%가 담보대출이었으나 올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전체 차입의 17%가 회사채로 구성될 예정이다. 향후 회사채 비중을 25%까지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면 공모채 발행을 늘리겠다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금리를 3% 후반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내년에도 활발한 발행이 점쳐진다"며 "신용등급도 AA-로 우량해 커버리지 업계에서도 관심이 큰 이슈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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