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미국 ESS 공략 최전선에 설 'KCE'SK E&S가 2021년에 인수, 운영자산 10배 늘어...SK온 'LFP 배터리' 시너지 기대
정명섭 기자공개 2024-09-23 08:13:2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 출범하는 통합 SK이노베이션이 적극적으로 공략할 지역은 북미 에너지 시장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산업 등의 성장으로 향후 전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2050년 미국 전력소비량이 2022년 대비 2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화 트렌드 측면에서 기회의 땅인 셈이다.SK이노베이션이 주목하는 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ESS 수요 증가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현지 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 속도가 바뀔 수는 있겠지만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이 재생에너지 발전 쪽으로 기울고 있는 점은 아직 유효한 상황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간헐적 특성과 노후화된 전력망으로 인해 안정적인 전력 운영이 어려워 그리드에 ESS를 결합해 전기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솔루션이 필요하다. 그리드솔루션은 그리드에서 전력이 남을 때 ESS에 저장했다가 수요가 초과할 때 전기를 활용하는 시스템이다.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은 AI 기술이 담당한다.
SK E&S는 이 시장의 성장가능성에 주목해 2021년 현지 그리드솔루션 기업 키캡쳐에너지(KCE)의 지분 95%를 인수했다. SK E&S가 에너지솔루션 분야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언급한 지 10여일 만이었다. 인수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SK E&S는 당시 미국 법인 SK E&S 아메리카스에 6억30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7300억원)를 출자했다.
KCE는 2016년에 설립된 그리드 솔루션 기업으로 2019년 텍사스주에서 9.9MW 규모의 ESS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현재 뉴욕까지 사업 영토를 넓혔다. 텍사스주는 전체 발전량의 약 3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채울 정도로 에너지 전환이 빠른 지역이다.
SK E&S에 인수될 당시 운영자산은 54MW 수준이었으나 연이은 프로젝트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말이면 624M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KCE는 14개의 운영자산 중 텍사스 지역에서만 11개의 자산을 두고 있으며 현지 전력시장(ERCOT)에서의 매출 순위는 상위 3위권이다.
KCE는 2022년 매출 358억원에 506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1662억원, 영업이익은 17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력 보조 서비스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는 평가다. 투자업계는 KCE의 최근 성장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도 준수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KCE는 장기적으로 미국 북동부와 중부, 캘리포니아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ESS 누적 설치용량은 2033년에 170GW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예상 설치용량(29GW)의 6배가량 높은 수치다.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 시 KCE가 협력할 계열사로 SK온이 거론된다. ESS 프로젝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그동안 전기차보다 ESS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위험이 적은 데다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실제로 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는 2021년에 처음 삼원계 배터리 비중을 넘어섰다.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전기차와 ESS에 한정한다. 중대형 배터리만 취급한다는 의미다. SK온은 지난 3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4'에서 LFP 배터리 기반의 ESS 제품을 처음 선보였다. 북미 ESS 화재 안전 인증을 받은 열 확산 방지 솔루션과 배터리 셀 간 온도차 최소화, 충·방전 효율을 높인 수냉 방식 등 화재 방지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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