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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소장했던 그림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국립현대미술관, 관리전환 미술품 가치 재조명…소장품 1만1560점 중 217점 해당

서은내 기자공개 2024-09-23 08:13:45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보유 소장품 중 '관리전환' 작품 60여점의 전시를 기획하면서 과거 정부와 공공기관이 취득, 소유했던 미술품의 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관리전환이란 정부기관, 공공기관이 소장한 미술작품을 해당 기관의 요청에 따라 미술관이 이관받아 관리, 소장하는 것을 뜻한다.

20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진행 중인 전시에는 60여점의 관리전환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그 중 청와대에서 이관된 작품이 7점 포함돼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전신인 문화공보부에서 이관된 작품이 16점, 국립극장 8점, 국가유산청 4점, 국립중앙박물관 3점도 포함됐다.

작품 수집은 미술관의 근간을 이룰만큼 미술관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수집하는 방식에는 구입, 기증, 관리전환의 세 종류가 있다. 그 중 관리전환을 통해 수집된 소장품의 수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217점이다. 같은 시기 국립현대미술관 전체 소장품의 수는 1만1560점이며 그 중 1.87%에 해당한다.

김창락, 사양(斜陽), 1962, 캔버스에 유화물감, 154x1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1만1560점 중 관리전환 작품 217점

국립현대미술관에 이처럼 정부기관의 소유 미술품이 관리전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설립된 이후 1970년대 초부터다. 작품의 훼손, 유실을 막고 국가대표 미술 전문기관이 작품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미술사 연구나 전시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관리전환된 작품의 상당수는 주로 청와대, 문화재청(국가유산청),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극장, 국립중앙박물관, 창덕궁에서 소유하던 것들이 다수다. 과거 정부 기관 소유 작품의 면면을 살피는 것은 의미가 깊다. 작품의 소장이력(provenance)은 작품의 진위를 확인하는데에 효과적이고 나아가 작품가격 형성에도 영향을 주는 정보다.

소장가가 개인이 아닌 정부기관인 경우 소장이력은 작품의 질적 가치 외에 시대적이고 사회적인 맥락까지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관리전환 소장품은 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전 국가가 미술계 진흥, 국민 문화향유권 제고 등을 위해 취득한 것인 만큼 근현대사, 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전체 관리전환 작품 중 수묵화와 수묵채색화가 103점(47.4%)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양화와 서예가 각각 66점(30.4%), 35점(16.1%)로 다음 순을 차지한다. 관리전환이 활발히 이뤄질 당시인 1970년대는 '동양화 붐'이 일던 시기다. 당시 전통 계승, 민족문화 개발을 중시한 정부 문화정책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또 1980년대에는 주로 문화공보부(현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관리국(현 국가유산청)에서 수묵화와 수묵채색화가 다수 관리전환됐으며 1990년대 이후에는 수묵화와 수묵채색화가 관리전환되는 비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같은 변화는 전통회화가 미술시장에서 점차 소외받는 현상과 맞물린다.

◇ 청와대에서 온 김창락의 <사양>,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 농촌>

주요 작품 중 청와대에서 관리전환 된 작품으로 김창락의 <사양>과 박광진의 <근대화된 새마을 농촌>이 있다. 김창락의 <사양>은 1962년 그려진 작품이다. 청와대가 입수한 후 1985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이관됐다. 박광진의 작품은 1977년 제작됐으며 2002년 청와대로부터 관리전환됐다.

문원 김창락은 대구 출신 화가 서진달에게 유화를 배우고 일본으로 건너가 1954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유화과를 졸업했다. 1961년 제 1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했으며 그의 작품 <사양>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사양>은 아버지를 모델로 삼아 그렸다고 하며 따듯한 색채와 부드러운 필치가 서정적이고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박광진은 홍대 재학 시절 대학생으로 처음 1957년 제 6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하며 화단에 올랐다. 목가적인 전원 풍경화를 다수 제작했다. <근대화된 새마을 농촌>은 황금 들판을 배경으로 한 농부들을 묘사한 작품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질서있게 변화된 농촌의 모습이 담겼다. 정부가 추진한 농어촌 발전 계획이 이상화된 형상으로 그려져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은 1970년대 초반 이후부터 2012년 정부미술은행이 설립되기 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관리전환된 작품들이다. 2012년 이후로는 정부 기관 소유 작품들은 정부미술은행을 통해 관리되고 있다.
박광진, 근대화된 새마을농촌, 1977, 캔버스에 유화물감, 162×11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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