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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화·현대차·LG, 고려아연에 지원사격하나협력관계 등 정성·정무적 판단, 높은 주가·이사회 승인 등 부담

김예린 기자공개 2024-09-22 12:31:0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0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고려아연 주주인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LG그룹의 향후 대응에 이목이 집중된다. 지역사회,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해진 탓이다.

그간 두터운 사업적 협력관계와 친분관계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직간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이번 분쟁에 관여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시각에 힘이 실린다. 다만 현 고려아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백기사로 나서기에는 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대기업 주주들 향방에 자본시장 이목 집중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가를 관건은 단연 최윤범 고려회장 측의 백기사 확보 여부다. 고려아연 측 우호세력인 한화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의 관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이치투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를 통해 지분 7.7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미국 투자법인 HMG Global LLC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05%를 쥐었고, LG화학도 1.89%를 들고 있다. 모두 포함하면 총 14.69%에 달한다. 추가 지분 매입을 통해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고려아연이 이들 대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역할을 맡으며 깊은 사업적 협력관계를 다져왔다. 개인적으로도 오랜 친분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최윤범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미국 사립 명문고인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2022년과 지난해 지분 맞교환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LG화학, 한화그룹, 현대차그룹을 주주로 확보했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나선 것으로 읽혔다. 이 때문에 이들 대기업 3곳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나온다.

다만 이들 대기업이 추가 지분 매입 등 액션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갈린다.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향방이 어느 한 쪽으로 확실히 치우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지분 추가 매입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정해지지 않은 결론에 베팅하기 위해 대규모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이날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약 73만원으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공개매수가 66만원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질 수도 있는 싸움에 대기업들이 직접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내부 이사회 승인을 받아내기 쉽지 않고, 이미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장단기 사업 투자 계획이 산적하다는 점에서 가용 재원을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는데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단순 계산법 적용 어렵다" vs "정성적 판단 필요"

반면 당장의 재무적 부담만을 이유로 결정하기보단 정성적이고 정무적 차원의 의사결정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꾸준히 LG화학과 현대차그룹, 한화그룹이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목소리도 많다. 단순 숫자를 고려하기보다는 재벌가의 일원으로서 그간 쌓아온 신뢰관계나 지속적인 사업 협력, 소재 공급망 확보 안정성 등에 중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이유다.

LG화학과 현대차그룹, 한화그룹이 직접 뛰어들 경우 방안은 다양하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증권사 등에서 펀드를 결성하면 출자해주거나 직접 추가 지분을 매입하는 등 여러 수단이 있을 수 있다. 대기업 주주들이 등판한다면 경영권 분쟁의 승기는 최윤범 고려회장 측으로 크게 기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공개매수 실패 이후의 향방에 주목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의 주가 급등으로 공개매수의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일찍 나서기 보다는 주가 흐름이나 고려아연 측 추가 백기사 등장 여부 등 상황을 예의주시한 뒤 장내매수 등을 통해 지분을 추가로 늘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대주주들간의 오랜 신뢰관계나 기업 차원에서의 협력관계 유지, 국가 기간산업 발전 기여 등 우호 지분을 늘릴 수 있는 명분은 충분하다”며 “직접 지분을 사들이는 것부터 FI들을 활용하는 것까지 방법은 다양할 것”이라고 전했다.

재계 한 관계자도 “현재 고려아연이나 지역사회, 정치권에서 사모펀드가 국가 기간산업을 적대적 M&A로 사들인다는 여론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정성적 차원에서라도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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