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리더십 돋보기]단독 대표 체제된 율촌, '추진력·세대교체' 방점 찍는다파트너십 체제 공고화·장기 세대교체 위한 거버넌스 구축 '주목'
김예린 기자공개 2024-12-18 08:07:46
[편집자주]
올해 로펌업계의 리더십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다수 로펌들은 올해 새 대표체제에 돌입했거나 기존 리더십에 다시 한번 힘을 싣는 등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렸다. 리더십 변화를 발판 삼아 로펌업계는 파트너 변호사들의 세대 교체와 사업 전략 개편, 조직 확대 등을 숨가쁘게 이어오고 있다. 더벨은 주요 로펌들의 리더십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리더십 방향성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무법인 율촌은 내년부터 강석훈 1인 대표 체제에 돌입한다. 기존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견제와 균형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추진력과 효율성에 방점을 찍겠다는 방침이다. 법률 시장 환경이나 자본시장 상황이 수시로 변화하는 만큼, 이에 발맞춰 기동성을 끌어올리자는 차원이다.세대교체도 주요 화두다. 율촌을 창립한 우창록 변호사를 비롯한 1세대 변호사들이 2019년 2세대 변호사들에게 경영권을 넘겼다면, 내년부터는 3세대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를 맞이한다. 내년 2월 강석훈 단독 대표변호사의 공식 임기 시작에 앞서 대표를 보좌할 경영담당변호사를 지명한다. 각 부문장들도 일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담당변호사는 물론 각 부문 수장들이 기존 대표변호사들 보다는 젊은 세대로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추후 율촌이 나가갈 길은 험난하다. 자본시장 불확실성에 빅딜이 줄고 있고,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펀딩 어려움에 딜이 무산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문사들도 곤욕을 치르고 있다. 로펌간 수임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율촌은 2020년 2000억원대였던 매출이 2022년에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겼고, 지난해 328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1인 대표 체제에서 빠른 의사결정 아래 성장성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1인 대표 체제로 복귀, 기동성 제고 드라이브
최근 진행된 총괄대표변호사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단일 대표 체제 복귀다. 율촌은 올 10월 25일 내부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에서 강 변호사를 총괄대표변호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고, 11월 최종 승인도 마쳤다. 임기는 3년이다. 2인 경영담당변호사(MP, Managing Partner)도 지명한다. 강 대표의 공식 임기가 내년 2월1일부터인 만큼 경영담당변호사들도 내년 1월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경영과 대외업무를 총괄하고, 경영담당변호사는 이를 보좌한다.
율촌은 창립자인 우창록(71·6기) 대표 1인 체제로 운영하다가 2012년부터 윤세리(71·10기) 대표가 합류하며 공동대표 체제를 시작했다. 이후 2019년 윤용섭(69·10기) 총괄대표와 강석훈·윤희웅(60·21기) 변호사 등 3인 리더십이 율촌을 이끌었다.
윤용섭 변호사가 정년퇴임하면서 2021년부터는 강석훈 변호사가 총괄대표직을 이어받았고, 같은 해 최동렬(61·20기) 변호사가 추가로 대표에 선출돼 윤희웅 변호사와 함께 3인이 경영을 맡아왔다. 길었던 공동대표 체제를 벗어나 단일 대표 체제로 복귀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변화다.
단일체제로 전환한 이유는 추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로펌간 수임 및 인력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가상자산과 인공지능(AI), 우주항공, 조각투자 등 등 새로운 시장이 꾸준히 열리는가 하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나 세법·상법개정안 발표 등 법적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신속한 의사결정 아래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판단이다.
율촌은 기존에 공동대표 체제를 통해 견제와 균형에 방점을 찍었다. 조세부문에 강한 강석훈 변호사, M&A 및 기업자문 전문 윤희웅 변호사, 송무 담당 최동렬 변호사 등 전문분야가 저마다 다른 대표변호사 3인이 경영을 맡은 것이 일례다. 앞으로 1인 체제에서는 대표와 각 부문장들의 빠른 소통과 판단으로 기동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강 변호사가 대표로 선임된 건 율촌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지법 남부지원 판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지법·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부장판사)을 끝으로 2007년 율촌에 합류했다. 조세그룹 대표를 맡아 율촌의 ‘조세 명가’ 명맥을 이어왔다.
2019년부터는 대표변호사에 올라 다른 2명의 공동대표와 함께 경영을 맡았다. 율촌이 2022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고, 지난해 국내 로펌 5곳 중 가장 높은 8% 성장률로 3285억원 매출을 기록하는 데 일조했다. 조세·공정거래 강자란 타이틀에서 더 나아가 M&A, 송무 부문에서도 굵직한 실적을 내면서 자문업계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올해 2조원 규모의 에코비트 인수 자문을 맡은 것이 일례다.
◇율촌 2.5세대 돌입, 세대교체 주요 화두로
세대교체는 향후 율촌의 주요 화두 중 하나로 꼽힌다. 창립멤버들로 이뤄진 1세대 변호사들이 2019년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2세대가 경영권을 쥐었다면, 강 단독 대표 체제부터 세대교체를 시작해 임기가 끝나는 3년 뒤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그간 율촌의 수장들이 1960년대생 위주였다면, 앞으로는 경영담당 변호사 등에 1970년대생도 합류하는 형태로 조직이 젊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각 부문장들도 교체될 예정으로, 내부 여론을 수렴 중인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원활한 세대교체를 위해 거버넌스를 구축한 점은 주목할 포인트다. 이사회운영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내규를 정하고 권한을 설정하는 등 운영위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대표 연임 제한 조건을 두는 견제기능도 마련했다.
투표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는 등 파트너들의 의견을 상향식으로 수렴할 수 있는 장치들을 설치한 점도 유의미한 변화다. 기존에는 대표 선출 과정에 파트너 변호사들의 승인만 필요했다면, 올해는 선거를 통해 변호사들이 의사결정에 민주적으로 참여했다.
율촌의 목표는 국내외 고객군 확대와 전문성·역량 강화다. 조세·공정거래뿐 아니라 M&A, 송무, IP 등 다방면에서 양적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세대 간 소통 등이 꼽힌다. 매년 실적 상승세를 보여온 가운데, 1인 대표 체제 아래에서 더욱 고공행진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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