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 '허셉틴 시밀러' 결실, 그룹 밸류체인 선순환으로 연내 유럽 판매사 확정, 생산 기지 프레스티지로직스 '원료 준비' 돌입
이기욱 기자공개 2024-09-24 08:25:0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즈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상업화 물꼬가 트였다. 유럽연합진행위원회(EC)의 최종 판매허가를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이번 승인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뿐 아니라 그룹 전체적인 '퀀텀점프'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R&D(연구·개발)부터 CDMO(위탁생산)까지 아우르는 '엔드 투 엔드' 전략, 밸류체인이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판매허가를 통해 CDMO 계열사 프레스트지바이오로직스의 수익 기반도 확보했다.
◇최초 신청 기준 5년 반 소요…2022년 자진 철회 후 재신청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3일 공시를 통해 투즈뉴의 EC 최종 판매허가 획득 사실을 알렸다. 투즈뉴는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 2형(HER2) 양성 유방암 및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허가 획득일은 지난 20일로 작년 7월 품목 허가를 재신청한지 약 1년 2개월만이다.
앞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7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투즈뉴에 대한 유럽지역 승인권고를 받으며 최종 판매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CHMP가 의약품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허가 여부를 논의해 EMA에 의견을 제시하면 EC가 최종 허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는 국내서 3번째로 유럽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2017년과 2018년 온투르잔트, 허쥬마로 유럽 판매허가를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6개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
물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투즈뉴가 최종 승인을 득하기까지 순탄치 않았다. 한 차례 품목 허가를 자진 철회 하는 등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임상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2018년부터 약 1년간 전 세계 13개국 총 502명의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유방 및 액와부(겨드랑이) 림프절 종양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의 비율이 허셉틴과 0.5% 이내의 반응 차이를 보였다. 유방조직 내 종양이 완전히 소실된 환자의 비율 역시 1.7% 이내의 반응 차이로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이에 2019년 4월 EMA에 첫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했지만 CHMP는 2022년 5월 통계적 분석방법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이며 '부정적 의견(Negative Opinion)'을 제시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같은 달 품목허가 재심사를 신청했으나 일부 분석시험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같은 해 9월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10개월의 추가 준비 기간을 거쳐 작년 7월 유럽 EMA에 품목허가 신청을 다시 제출했고 최초 품목허가 신청 후 약 5년 반만에 상업화에 성공하게 됐다.
◇'엔드 투 엔드' 밸류체인 이미 구축…생산 전략 계열사가 소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7번째 후발 주자로 진출하게 됐지만 그룹으로 볼 때 이번 품목허가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선 국내외를 포함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첫 상업화 성과라는 상징성이 있다.
투즈뉴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주요 파이프라인 10개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섰던 물질이다. 투즈뉴가 허가 단계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소요한 탓에 전체 파이프라인의 상업화 타임라인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첫 물꼬를 텄기 때문에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HD204(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와 PBP1502(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등의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호재는 그룹 전체적인 퀀텀점프에도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그룹은 R&D부터 CDMO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미 CDMO 계열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EU-GMP 적합성 승인을 받아 생산기지로의 포석을 갖춰놨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투즈뉴 생산 전량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 맡길 계획이다. 생산 규모나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DS(원료의약품) 생산 관련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2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2026년 기준 57억달러, 한화 8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는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큰 규모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 진출도 내년부터 타진한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는 임상 시험 사이트들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등 국가에 있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정확한 생산 수량이나 시기는 유럽 판매사가 확정돼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의약품 전시회에서 관련 미팅을 진행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면 올해 연말 생산 수량 등이 확정되고 내년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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