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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윤범 회장, FI 참전 이끌어 낼 마지막 퍼즐 'SI 지원'주요 PE 이탈로 국내 증권사 후보 거론, 한화 등 지원 없다면 경영권 걸어야

감병근 기자공개 2024-10-02 07:07:47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에 맞설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와 논의가 진행 중인데 이들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지막 퍼즐로는 한화그룹 등 전략적투자자(SI)의 참전이 꼽힌다. SI 참전 없이 FI의 도움만 받을 경우 지분 담보 제공에 따른 경영권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복수의 국내 증권사에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대형 금융지주 소속 증권사들이 최 회장 측에서 작성한 투자설명서(IM)를 검토하고 있다.

유력 지원후보로 꼽혔던 베인캐피탈 크레딧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고려아연 투자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해외 PE와 함께 국내 증권사들이 최 회장의 백기사로 나설 수 있는 후보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투자금 회수 통로를 확보하지 못하면 증권사 등 FI들도 참전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SI가 백기사로 합류하거나 최 회장 및 일가가 보유 지분 전체를 FI에게 담보로 내놓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SI를 우군으로 들이는 방안이 더 나은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현재 가장 유력한 SI 참전 후보로는 한화그룹이 꼽힌다. 한화그룹이 어떤 형태로든 FI의 투자금 회수를 뒷받침해준다면 최 회장이 져야 할 부담은 당장 크게 낮아질 수 있다.

관건은 고려아연 주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상황에서 SI들이 여러 법률적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주주인 한화그룹이 지원에 나선다면 배임 이슈 외에도 상호출자에 따른 순환출자 금지 규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최 회장이 보유 지분을 담보로 FI의 지원만 받는 방안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 및 일가가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은 약 15.6%로 최근 주가 기준 2조7000억원 수준의 가치를 지닌다.

일반적 상장사 주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은 40% 수준이다. 이를 고려하면 기존 대출 등을 제외하고 최 회장 측이 1조원 안팎의 금액을 대출로도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 회장의 우호 지분율이 약 33%라고 봤을 때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7% 안팎의 지분율을 가까스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유사한 방안을 실행할 경우 최 회장의 경영권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영권 방어에 당장 성공하더라도 분쟁 종료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FI들의 상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낮은 지분율 탓에 배당으로 상환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는 최 회장 측이 영풍-MBK 연합을 막으려다 FI 쪽에 경영권을 넘겨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해외 FI가 대상이 될 경우에는 줄곧 주장했던 기술·국부 유출 방지라는 명분을 잃는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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