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존슨앤존슨이 주목하는 '휴톰', 악재에도 IPO 로드맵 굳건의정갈등 변수에 매출 확대 지연…낮은 유지비용, 수익성 보장

이기욱 기자공개 2024-10-11 09:14:54

[편집자주]

스포츠에서 신인을 뜻하는 루키(Rookie)의 어원은 체스에서 퀸 다음으로 가치 있는 기물인 룩(Rook) 또는 떼까마귀(Rook)다. 전후좌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점이 신인의 잠재력과 행보와 닮았단 해석, 속임수에 능하고 영악한 떼까마귀같다는 부정 의미도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유동성 공급을 앞둔 '루키 바이오텍'에도 이런 양면성이 내재해 있다. 더벨이 주식시장 입성을 앞둔 이들 기업의 진면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3840억달러, 한화 518조원의 글로벌 빅파마 '존슨앤존슨'이 주목하는 국내 바이오텍이 있다. 수술용 AI 내비게이션 개발 기업 '휴톰'이 그 주인공이다. 작년 말 기준 자산 140억원 규모의 비상장 회사와 세계적 기업의 동행,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시장 관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휴톰은 수술보조 내비게이션을 국내 최초로 상업화하는데 성공했다. 위암과 신장암 수술용 솔루션에 이어 폐암, 대장암 등으로 범위를 넓혀나간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병원 경영난 등 변수에도 수익화 단계에 정상 진입하며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점차 높여나갈 방침이다.

◇2D CT 이미지, 3D로 구현…해부학적 특성 반영 '강점'

휴톰은 2017년 설립된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기업이다. 국내 최초, 최다 로봇 수술 집도의로 유명한 형우진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장이 설립했다. 설립 1년만인 2018년 시리즈A 40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2020년 시리즈A프라임 50억원, 2022년 시리즈B 170억원, 올해 시리즈C 205억원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핵심 제품은 외과수술용 내비게이션 'RUS'다. 아직은 개념이 생소한 수술용 네비게이션은 수술을 진행할 때 각 단계마다 의사가 필요로 하는 환자 정보 및 3D 영상 수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위암과 신장암 복강경 수술을 위한 솔루션들이 상용화된 상태다.

우선 수술 이전 단계에서는 2D CT 이미지를 활용해 각 환자의 3D 해부학 지도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복부팽창 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카메라 뷰도 제공한다.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특성을 수술 전에 미리 파악해 잠재적 위험을 예측하고 수술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해준다.

수술 중에는 실시간으로 수술 단계를 인식해 기존 로봇 수술 및 복강경 수술 화면으로는 볼 수 없었던 장기와 혈관에 대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실시간 수술 화면과 동일한 각도로 수술 위험을 안내해 수술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의사 개인별 수술 실력의 격차를 줄여 수술 후 합병증 등을 크게 낮춰준다.

'RUS' 데모 영상 캡처

타 AI 기반 의료용 소프트웨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수술 종류에 따른 해부학적 특성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형 대표를 비롯한 경험 많은 현직 외과 의사들이 개발 단계에 참여해 해부학적 지식이 기술에 반영될 수 있었다. 일례로 위암 수술에는 혈관의 구조가 중요하고 신장암 수술에는 종양의 위치가 성패를 좌우하는데 RUS에는 이러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

형우진 휴톰 대표는 "지금까지는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알고하는 것이 아니라 책 또는 수술 도감, 각 의사의 경험을 기반으로 수술을 진행했다"며 "수술용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 그 환자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을 알고 수술을 준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험에 따른 격차가 줄어들고 수술 후 합병증 등의 위험도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존슨앤존슨과 2014년부터 인연…2026년 상장, 기업가치 4000억 목표

휴톰은 올해 5월 존슨앤드존슨메드테크코리아와 RUS 공동 판촉 계약을 체결하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양사는 최근 RUS의 국내 공동 판촉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존슨앤존슨과 휴톰의 인연은 설립 전인 2014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수술용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던 존슨앤존슨은 로봇 수술의 권위자인 형 대표에게 자문을 부탁했고 최근까지 형 대표 개발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줬다.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과 로봇 하드웨어 개발로 양사가 추구하는 바가 달랐고 형 대표는 휴톰을 따로 설립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존슨앤존슨은 형 대표와 휴톰의 기술력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휴톰은 향후 위암과 신장암 수술로 국한돼 있는 RUS 제품군을 폐암과 대장암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폐암 수술 솔루션이 내년 초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7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위암 수술 솔루션의 시판 전 허가(510(k) Clearance)를 획득하며 글로벌 수출 길도 열었다. 아직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가 갖춰지지 않아 빠른 시간 내 확대가 쉽지 않지만 일본, 동남아 시장 등으로 점차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존슨앤존슨과의 관계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 매출 자체는 크지 않다. 작년 첫 상용화 이후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 됐으나 의정 갈등으로 인한 병원들의 경영난이 악재로 작용했다. 병원들이 신규 시설에 대한 투자를 줄였기 때문이다. 작년 2억원에서 올해 3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던 매출은 올해 약 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적인 다소 지연됐지만 수익화에 대한 확신은 여전하다. 휴톰의 비즈니스 모델은 병원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술하는 환자 건당 비용을 받는 구조다. 제품 생산 또는 유지에 드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높은 수익성이 보장된다.

올해 못 이룬 30억원 매출을 내년 달성한 후 매년 두 배 이상의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매출 추이가 예상대로 이뤄질 경우 2026년 상반기쯤 IPO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시리즈C 투자 유치 당시 평가된 휴톰의 기업가치는 약 1300억원이다. 주요 투자자로는 엔베스터, 비와이비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SK증권 등이 있다. 휴톰 측은 IPO 이후 기업 가치 4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