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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삼성중공업, 무배당·고부채 '경영성과' 개선 과제[weakness]투자·실적 지표, 양극단 오간 점수…재무건전성 3개 지표 모두 '최저점'

유정화 기자공개 2024-10-16 08:14:4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07: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이사회 평가 6개 항목 중 5개에서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 유독 '경영성과' 항목에서 특히 부진한 점수를 받았다. 업황 부진에 지난 2014년을 끝으로 배당을 중지하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 배당수익률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차입금도 발목을 잡았다. 재무건전성 평가를 구성하는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이자보상배율 등에서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다만 선박 제조 과정에서 받은 계약금을 계약부채로 반영하기 때문에 조선업계에서 차입금 증가를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매출·영업이익 성장률 '만점'…ROE·ROA는 '1점'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삼성중공업은 255점 만점에 175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부문은 투자, 경영성과, 재무건전성 등 3가지로 나뉜다. 투자 지표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총주주수익률(TSR) 등이 포함된다. 경영성과 지표는 매출·영업이익 성장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으로 구성된다.

재무건전성 지표로는 △부채비율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수 △이자보상배율 등이 있다. THE CFO는 경영성과 기준치를 내기 위해 KRX300 종목 중 비금융기업의 평균치를 냈고 지표의 왜곡을 막기 위해 각 지표의 상·하위 10% 기업은 모두 제외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영성과 점수는 양극단을 오갔다. 총 55점 만점에 27점을 받으면서 평균 2.5점을 기록했다. 평가한 6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점수였다. 일부 투자, 경영성과 지표에서는 평균을 훌쩍 웃도는 성적을 기록, 만점을 받았지만 나머지 지표에서는 모두 최하점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은 모두 평균치(4.70%, -2.42%)를 압도적으로 웃돌았다. 삼성중공업의 2023년 연결 매출액은 8조94억원, 영업이익은 233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34.7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건조 척수가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지난해 15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ROE와 ROA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ROE와 ROA는 상장사협의회 지표 기준 각각 -4.46%, -1.03%를 기록했다. 시장 평균치는 각각 6.82%, 3.76%였다. 평균치를 크게 밑돌면서 모두 1점을 받았다. 올해에는 상반기 순이익 8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선 만큼 올해 연간 ROE는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부채비율' 건전성 지표는 최하점…주주환원책 '고심'

재무건전성과 관련된 지표에서는 모두 최하점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57.39%로 평균치(91.96%)를 3배 이상 웃돈다. 지난해 말 부채총계는 12조1842억원에 달한다. 부채총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계약부채(4조9922억원), 단기차입금(1조8496억원), 유동성 장기부채(1조1853억원) 순이다.

조선업계는 선수금은 적게 받고 인도 시점에 건조 대금 대부분을 받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대금 결제를 진행한다. 조선업계에서 계약부채는 발주처로 제품을 인도하기 전에 먼저 받은 금액을 의미한다. 향후 계약 이행과 함께 부채가 사라지며 매출로 인식되기 때문에 계약부채는 클수록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부터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기업어음(CP, 단기사채 포함)을 발행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수년간 사모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해 오다가 자금 조달 방식을 바꿨다. 선박 수주가 급증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많이 늘어난데다 차입금 상환 부담이 몰리면서 단기 조달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장기 공모채를 발행할 만큼 신용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6월에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단기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각각 올랐다. 과거와 비교해 사모채 발행 금리가 높아진 것도 상대적으로 이자 비용이 낮은 CP로 갈아탄 이유로 풀이된다.

순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는 지난해 말 기준 6.21배로 집계됐다. KRX300 종목 평균치는 1.12배다. 해당 지표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순차입금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만큼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삼성중공업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740억원인 반면 총차입금은 2조9674억원이다. 반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7392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자보상배율 역시 1.31배를 기록해 최저점을 받았다. 시장 평균치는 9.72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값이 높을 수록 채무상환능력이 좋다는 의미다.

투자 관련 지표인 PBR,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TSR 등 네 개의 항목에서도 점수가 양극단을 오갔다. 지난해 말 기준 PBR과 배당수익률은 각각 1.92배, 0%로 최하점을 받았다. 반면 같은 기간 주가수익률과 TSR은 각각 52.56%, 52.6%를 기록 25.74%, 27.64%를 크게 웃돌며 5점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2023년초 5080원에서 2023년말 7750원으로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4년을 끝으로 배당을 중단한 상태다. 2002~2014년까지 매년 현금배당을 실시하며 18% 수준의 평균 배당 성향을 기록했으나, 업황 부진에 발목을 잡혔다. 회사는 2015년부터는 극심한 수주 절벽에 시달리면서 대규모 손실을 지속해 왔다.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은 2021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은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상황 속에서 배당을 포함한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을 별도로 수립하지 못했다"며 "2023년 영업이익 흑자를 시현했고,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및 향후 계획을 수립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배당관련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함께 고려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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