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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중기부 '흑묘백묘론'이 놓친 것

이기정 기자공개 2024-10-16 10:19:51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타트업 투자만 많이 하면 일반 벤처캐피탈(VC)이든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이든 상관없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행보에 대해 VC업계가 내놓은 반응이다. 특히 얼마전 진행된 스타트업코리아펀드(이하 스코펀) 출자사업 과정에서 CVC에 출자를 몰아준 것을 보고 이같은 평가가 굳어지고 있다. 실제 중기부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두고 VC업계는 사실 섭섭하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펀드레이징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모태펀드마저 등을 돌린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하우스는 중기부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모태펀드가 출자자(LP)라 눈치를 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벤처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중기부의 대의에 공감한 곳들이 많았다.

한 중소형 VC 대표는 "섭섭하기는 하지만 중기부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금 조달 이슈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중기부의 선택을 존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CVC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에게 반강제적으로 모회사와 사업 협력을 요구하는 사례가 언급된다. 심한 경우에는 모회사를 제외한 다른 기업과 협업을 금지시킨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적투자(SI)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치였다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기존 VC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 투자 스타트업의 성장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CVC의 행보를 두고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중기부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자금을 시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 주력하고 있다. 얼마전 스코펀 출자를 중도 포기했던 두원중공업을 다시 받아준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기업집단의 CVC 설립이 허용된 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큰 이슈 없이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지만 최근 정부의 자금 지원 확대로 불편한 시선이 생겨나고 있다. CVC 도입을 적극 주장했던 중기부가 사후관리에도 힘 쏟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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