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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옥석 가리는' 공모주 시장, FI 갈등 커지나하반기 신규 상장사 주가 평균 -13.8% 하락…보호예수·RCPS 전환 등 '이견'

안준호 기자공개 2024-10-24 10:36:3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규 상장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기업공개(IPO) 전후 투자자들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자발적 보호예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물론,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을 거부하는 일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 라운드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진 상태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직전 단가보다 낮은 공모가를 확정하는 사례들이 나타나며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후문이다. 상장을 앞둔 유망 투자처라 할지라도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저무는 공모주 불패 신화…하반기 신규 상장 기업 주가 '-13.8%'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이후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 등락률은 이날 기준 -13.8%를 기록했다. 재상장과 합병상장, 스팩(SPAC)을 제외할 경우 3개월 간 19개 기업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 입성했다.

주가 상승세를 유지한 기업은 5곳 뿐이다. 아이언디바이스, 이엔셀, 티디에스팜,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산일전기 등이다. 아이언디바이스를 제외한 4개사는 상장 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했다.

상장 직후 주가가 폭락하는 기업들도 이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7월 이후 상장한 기업 가운데 상장일 하락율이 두 자릿수 이상인 곳은 4개사에 달했다. 상반기의 경우 상장일 종가 기준 하락세를 기록한 곳이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묻지마 투자’ 일색이던 분위기가 하반기 들어 눈에 띄게 변화했다는 평가다.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도 일정 부분 이런 흐름에 동참하는 기색이다. 하반기 들어서만 아이스크림미디어, 루미르 등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공모 규모가 작은 딜의 경우 아직까진 확약 설정 없이 공모가 상단 이상의 가격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상당수”며 “상장일 하락 사례가 좀 더 나올 경우 투심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보호예수·RCPS 전환, 상장 걸림돌로 부상

구주 거래와 프리IPO 시장의 경우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보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장일 주가 상승을 확신할 수 없다 보니 ‘관행’으로 굳어진 보호예수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경우도 발생했다.

최근 공모를 준비 중인 한 기업은 상장 예비심사 단계에서 주요 주주사와 갈등을 겪었다. 심사 통과를 위해 자발적 확약을 요구했지만, 일부 FI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약을 설정하면 자금 회수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다른 FI들은 모두 자발적 보호예수에 동의한 가운데 일부 투자사가 완강히 버티면서 심사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며 “유망한 IPO 기업으로 꼽히는 곳인데도 갈등이 빚어진 것을 보면 그만큼 불안감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호황기엔 당연한 것처럼 이뤄졌던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 역시 걸림돌로 부상했다. 대다수 비상장 투자가 RCPS로 이뤄지다 보니 IPO 과정에선 보통주 전환이 필수적으로 이뤄진다.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과 달리 국제회계기준(K-IFRS)에선 RCPS를 부채로 본다.

IPO가 확실하다면 RCPS 전환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단 심사 통과는 물론 흥행 가능성도 낮아진 상황에선 투자자들도 주식 전환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분위기다. 연내 상장 예비심사 에 나설 예정이었던 한 기업 역시 최근 RCPS 전환 확약을 받지 못해 청구 일정을 미뤘다.

IB업계 다른 관계자는 “벤처캐피탈(VC) 중심이던 비상장 시장에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이 대거 진입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며 “상대적으로 호흡이 긴 VC들과 달리 매년 평가가 이뤄지는 운용사들은 단기 수익에 민감하기에 ‘협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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