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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50년 비포&애프터]DS부문 정기인사 '태풍의 눈', 이재용의 결단 주목⑥'역대급 교체 vs 안정 속 변화' 엇갈린 관측, 임단협 본교섭 재개 예정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17 08:25:56

[편집자주]

삼성의 몸통으로 여겨지는 반도체 사업이 50주년을 맞았다. 오너가의 도전적인 결단과 전폭적인 지지로 그룹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으로 거듭났다.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서 살아남게 한 버팀목이 되기도 했다. 그랬던 삼성 반도체가 전례 없는 위기다. 새 먹거리인 파운드리는 물론 주력인 메모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다만 한편에선 과도한 우려라는 평가도 나온다.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분투 중인 삼성 반도체의 현주소와 미래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진퇴양난에 빠진 반도체 사업에 극약처방을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연말 정기인사에서 경영진 대거 교체를 통한 충격요법이 유력하다. 올 5월 취임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을 제외한 주요 임원진 다수가 잠재적 교체인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큰 폭의 인사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엔비디아 납품,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 고객 확보 등은 연속성이 중요하고 기존 사업부장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느냐도 고려 요소다. 또한 노조 이슈 등 변수도 상존하고 있다.

◇변화는 확실시, 규모가 관건

삼성전자는 과거 위기 때마다 수장 교체 등 경영 쇄신을 도모해왔다. 올 5월 이례적으로 DS부문장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명확한 사유를 공개하진 않았으나 경계현 사장이 물러난 건 HBM 품질 검증(퀄테스트) 지연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전 부회장이 잠정실적과 함께 공개한 장문의 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예고됐다. 해당 발표문에서는 △기술 근원적 경쟁력 복원 △보다 철저한 미래 준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법 혁신 등이 제시됐는데 정기 인사를 염두에 뒀다는 업계 내 해석이 지배적이다.

*(왼쪽부터) 이정배, 최시영, 박용인 사장
일단 가장 큰 관심사는 전 부회장을 뒷받침하는 3개 사업부장의 거취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은 부임한지 2~3년이 흘렀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도 인사가 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성과로 보면 3명 모두 안심할 수 없다. 메모리는 HBM를 기점으로 D램, 낸드플래시 등 핵심 품목 경쟁력 저하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다. 30년 이상 선두자리를 지켜왔으나 내년부터는 SK하이닉스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도 녹록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실현에 중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아직까지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파운드리는 TSMC와 격차가 줄지 않고 시스템LSI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분위기다.

여기에 남석우 제조&기술담당(사장), 송재혁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등도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극단적으로는 5명의 사장단이 전원 교체되는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안팎의 우려와 지적이 많은 만큼 적잖은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5명을 다 바꾸기에는 리스크가 크기에 1~2명을 남겨두고 나머지를 교체하는 방안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회장은 아직 아무런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이 회장은 귀국 길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달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 회장 취임 2주년과 내달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등 굵직한 이벤트에서 입장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별도 언급보다는 정기인사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심각성을 내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변수는 사법 리스크다. 이 회장 관련 재판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칼을 대기에는 부담이 클 수 있어서다. 예년처럼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는 방향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 노조 행사 현장

◇새로운 과제, '노조 리스크' 어쩌나

인사의 또 다른 문제는 노조다. 삼성전자는 올 7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바 있다. 여느 대기업처럼 이제 삼성전자도 노조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최근에는 방사선 피폭 사고 여파로 노사 갈등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달 17일 삼성전자 사측과 사내 최대 노종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임금·단체협약(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한다.

앞서 작년 8월 대표교섭권을 확보한 뒤 총파업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섰으나 해당 지위가 유지되는 1년간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로서는 총수 재판, 정기인사 등에 더해 노조라는 과제가 더해지면서 여러모로 골치가 아프게 됐다. 노조 인원 대다수가 DS부문이어서 전 부회장 역시 고민이 많다는 후문이다.

이와 별개로 반도체 인재를 지켜야 하는 숙제도 있다. 여러 이유로 국내외 경쟁사로 인력 유출이 계속되면서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삼성전자에서 SK하이닉스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사건"이라면서 "경쟁사로 옮길 생각을 하는 인원들이 많아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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