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중소기업 지원이란 본연의 역할 다한다"②오원실 IBK기업은행 호찌민지점장 "발로 뛰는 현장 중심 기업영업 핵심"
호찌민(베트남)=김서영 기자공개 2024-10-28 12:37:14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원실 IBK기업은행 호찌민지점장은 행 내에서 베트남 전문가로 꼽힌다. 실무자 시절 당시 하노이사무소, 남부 호찌민지점에서 모두 5년간 근무했다. 지난해 7월 호찌민지점장으로 낙점되며 임기 내 법인 전환이란 과제를 안게 됐다.오 지점장은 베트남에서도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영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고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겠단 의지다. 아울러 법인 전환에 성공해 디지털 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한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노이사무소 개소 실무부터 호찌민지점장까지
오원실 지점장(사진)은 기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베트남에서만 6년 넘게 근무 중이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진출 4년 차였던 2009년 2월 북부 수도 하노이에 사무소를 열었다. 그로부터 1년 전인 2008년 하노이로 발령받은 오 지점장은 사무소 개소 실무를 담당했다.
하노이사무소에서 일한 지 약 3년이 지난 2010년 남부 경제도시 호찌민지점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호찌민지점은 지점으로 승격된 지 2년 정도 지났을 시기로 오 지점장은 초기 자산 규모 확대를 위해 기업 영업 최일선에서 발로 뛰었다고 전해진다. 2년 뒤 2012년 오 지점장은 호찌민지점 생활을 마치고 본점으로 복귀했다.
본점 여신관리부 팀장 등을 거치며 관련 커리어를 쌓아가던 오 지점장은 지난해 7월 10여년 만에 다시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과거 베트남에서 근무할 당시 사무소 개소와 기업영업 확대 등 과제를 수행했다면, 이번엔 호찌민지점장으로서 '법인 전환'이란 경영 목표를 받아들었다.
오 지점장은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한 번 하는 것도 행운인데 두 번이나 기회를 가졌으니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책임감 또한 막중하게 느끼고 있으며 호찌민지점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고 돌아가야겠다는 사명감도 느낀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지점 형태로 영업을 이어가기엔 제약 사항이 많다. 베트남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기는 약 10~20년 사이다. 당국이 소위 선진국형 금융 제도를 조급하게 도입하기도 했다. 다만 현실에서는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그에 따른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 기업의 회계 투명성도 떨어지고, 개인이나 기업의 신용정보 등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외국계은행이 지점 단위로서는 적극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고 전해진다.
오 지점장은 본점과 협력해 법인 전환 작업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지점 단위에서 우리 중소기업에 최대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오 지점장은 "동서남북 매일같이 나간다"며 "영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현장을 중심으로 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현지 상황 속 중소기업 지원 '고삐 쥔다'
오원실 지점장은 비우호적인 현지 경제 상황 속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로컬은행 기준 개인과 기업금융 금리가 모두 10%를 웃돌다 정부 개입으로 올해 다소 하락했다. 기업은행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위기 극복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지점장은 "기존 기업은 수성하고, 현재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발전 가능성이 있고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발굴해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신관리부 팀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여신 심사와 건전성 관리를 통해 연체율 0%를 유지하고 있다.
호찌민지점은 본점 글로벌 영업 부문 이익 창출력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호찌민지점은 여신 관리만큼이나 수익 창출도 중요하다.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경영환경 악화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베트남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커졌다. 베트남은 기업은행의 아시아 금융벨트에서 핵심 전략국으로 꼽힌다.
올해 7월 말 자산 규모가 약 6400억원으로 나타났고, 작년 말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호찌민지점은 법인 전환 과제를 완수해 기업금융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업 영역에 진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법인 전환을 대비한 디지털 역량 강화도 잊지 않았다. 호찌민지점은 현지 법인은행이 아닌 외국계은행 지점이라는 제약에도 e-Tax 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현지은행 수준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고객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e-KYC 시스템 도입도 추진 중이다. 단계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해 현지 고객의 금융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단 포부다.
끝으로 오 지점장은 "기업은행에서 호찌민지점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하노이지점과 수시로 접촉해 주요 현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거래기업에 대한 공동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훌륭한 직원들과 함께 기업은행의 진심 어린 금융을 베트남에 심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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