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 보드]'동업 경영 70년' 삼천리그룹, 두 가문 이사회 동행은주요 계열사 지분은 여전히 반반, 이사회 동행은 오너 2대에서 '일단 멈춤'
김지효 기자공개 2024-10-29 08:10:05
[편집자주]
기업은 본능적으로 확장을 원한다. 모이고 분화되고 결합하며 집단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그룹은 공통의 가치와 브랜드를 갖고 결속된다. 그룹 내 계열사들은 지분관계로 엮여있으나 그것만 가지고는 지배력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렵다. 주요 의결기구인 이사회 간 연결고리가 필요한 이유다. 기업집단 내 이사회 간 연계성과 그룹이 계열사를 어떻게 컨트롤하는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4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업 경영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고려아연과 영풍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75년 동업 경영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남아있는 동업 경영 기업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동업 경영 기업으로는 삼천리그룹이 꼽힌다.삼천리는 1955년 '삼천리 연탄기업사'가 모태다. 세상을 떠난 유성연 명예회장, 이장균 명예회장이 동업해 설립한 기업이다. 유 명예회장은 연탄 제조와 판매를, 이 명예회장은 원탄 구매와 자금을 담당하며 회사를 키웠다. 그렇게 연탄기업으로 시작된 삼천리는 그 사이 47개의 계열사를 거느리는 재계 50위권의 ‘삼천리그룹’으로 성장했다.
삼천리그룹을 만든 두 가문의 동업 경영은 69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여전히 핵심 계열사의 지분은 두 가문이 반반씩 나눠갖고 있다. 다만 동업 경영이 2대로 이어지면서 이사회에서 보이는 동업 경영 연결고리는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핵심 계열사 지분 반반, ’지분 동맹’은 69년째 진행중
삼천리그룹은 삼천리와 ST인터내널코퍼레이션(이하 ST인터내셔널)이 양대 축이다. 현재는 2대인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 회장이 중심이 돼 운영되고 있다. 두 집안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천리와 ST인터내셔널의 지분을 수십년째 반반씩 소유하고 있다.
상장사인 삼천리의 경우 소액주주와 자산운용사 등 기타 주주 등이 들고 있는 지분을 제외하고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158만6552주(39.12%)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계열사 임원들이 들고 있는 지분 일부를 제외하고는 두 집안 구성원들이 나눠 갖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은 33만8390주(8.34%)를, 이 명예회장의 조카인 이은백 삼천리 사장은 37만2070주(9.18%), 장녀인 이은희씨와 차녀인 이은남씨, 3녀인 이은선 전무는 각각 2만7045주(0.67%)씩 보유하고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79만1595주(19.53%)다.
유상덕 회장 일가도 삼천리 주식 79만1595주(19.53%)를 들고 있다. 유 회장이 26만2060주(6.46%), 그의 누나인 유혜숙씨가 15만7466주(3.88%), 유 회장의 차남인 유용욱(유 로버트 용욱) ST인터내셔널 부사장이 37만2069주(9.18%)를 갖고 있다.
ST인터내셔널도 마찬가지다. 비상장사인 ST인터내셔널은 이씨 일가와 유씨 일가가 지분을 50%씩 갖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이 23.43%, 이은백 사장이 23.43%, 이씨 가문이 운영하는 장학재단인 천만장학회가 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유씨 가문은 유상덕 회장이 43.14%, 유씨 일가가 운영하는 문화재단인 송은문화재단이 6.86% 등을 갖고 있다.
◇이사회 동행은 2016년 종료,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사회에서도 이 같은 동업 경영의 흐름은 오랜 기간 이어졌다. 이만득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삼천리 이사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유상덕 회장 또한 1993년부터 2011년까지는 사내이사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두 사람은 모두 이사회에서 빠졌다. 이후 두 집안 사람들은 삼천리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닥을 잡은 까닭이다.
현재 삼천리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있다. 사내이사 2명은 이찬의 대표이사 부회장, 유재권 대표이사 사장이다. 두 사람은 성은 기존 창업주들과 같지만 모두 혈연관계가 아닌 전문경영인이다. 두 대표 모두 삼천리 지분은 소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1676주(0.04%), 유 대표가 280주(0.01%) 등이다.
이찬의 대표는 1988년 삼천리에 입사한 이후 삼천리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다방면에서 역량을 쌓았다. 삼천리에서는 1996년 감사를 맡으며 등기임원으로 처음 이름을 올렸다. 2001년까지 감사를 맡다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후 몇 차례 중임돼 현재까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삼천리그룹에서만 34년째 임원을 지내고 있다. 그 덕에 국내 100대 기업 전문경영인 중 최장수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그의 것이다.
유재권 대표 또한 1990년 삼천리에 입사해 삼천리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쳐 삼천리ES 대표이사 등 계열사 대표를 역임했다. 2004년 처음 삼천리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후 2011년 에스파워 대표이사를 맡으며 사내이사에서 사임했다가 2017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현재 이만득 명예회장과 이은백 사장, 이은선 전무 등 오너가는 모두 삼천리 미등기 임원으로만 등재돼있다. 이은백 사장과 이은선 전무는 각각 지난해 말부터 해외사업총괄 대표, 미래사업총괄 미래사업본부장으로 실무진으로만 활동하고 있다. 유상덕 회장 일가는 미등기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다.
반면 ST인터내셔널은 유상덕 회장 일가를 중심으로 이사회가 꾸려져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ST인터내셔널의 이사회는 하길용 대표이사와 유상덕 회장, 유용욱 부사장, 권영관 감사가 참여해 운영되고 있다. 이만득 명예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다 2019년 3월 말경 자리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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